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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Aug 15. 2017

신석기시대를 알려주는 암사동 선사유적지

서울특별시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 입구


가끔씩 서울에 살고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선사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서울은 많은 유물과 유적을 남기며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일만 년 전 신석기시대에 살았던 선조들의 삶을 보여주던 유적지가 암사동 선사유적지입니다.




나무로 만든 말 조형물


암사동 선사유적지는 생각보다 넓은 공원입니다. 나무가 만들어놓은 그늘 아래는 잔디가 펼쳐져 가족들이 놀러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하나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암사동 선사유적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동물 조형물이 있습니다. 나무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동물 조형물은 왜 만들어 놓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나무로 만든 사슴 조형물


암사동 선사유적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신석기 유적지입니다. 신석기시대 하면 학창 시절 역사 선생님이 늘 시험에 나온다며 강조했던 농경과 목축의 시작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리고 빗살무늬 토기 등 이유도 모른 채 외워야 했던 수많은 역사 수업이 기억됩니다.


역사는 유물과 유적을 직접 보고 만져보며 상상을 통해 과거의 일을 재구성하는 재미있는 학문인데 우리의 교육은 무조건적인 암기를 강조했기에 재미없는 과목이 되었죠. 그래서인지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용어와 지식만을 전달할 뿐 아이들이 스스로 역사를 알도록 도와주지  못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도와준다면 이곳은 어느 곳보다 더 재미있고 가치 있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왜 이곳에 사슴을 만들어놓았을까?"


아이들은 상상도 못 할 기발한 대답을 내놓을 겁니다. 아이들의 대답을 들을 때 정답을 말해주려 하지 말고 "왜", "아하.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호응해주세요. 부모가 정답을 말해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아님을 기억하세요. 사실 어른들이 말하는 답도 대부분 정답이 아니니까요.




신석기시대 움집


신석기시대의 특징은 농경과 목축의 시작이죠. 우리 민족의 경우 농경과 목축이 혼재되어 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목축은 사라지고 농경생활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농경생활은 추수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에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시켜 한 곳에 정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그렇다면 매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비옥한 농토와 원활한 급수가 가능한 강 유역에 자리를 잡는 것이 유리하겠죠. 그런 점에서 암사동은 과거 하천이 자주 범람하던 지역이기에 선사시대의 유물이 많이 발굴될 수 있었습니다.





신석기시대 주거 움집


신석기시대의 움집을 보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움집에 들어가는 출구는 모두 다 남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남향이어야 오랜 시간 햇빛이 들어오면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남향집을 선호하는 것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선조들이 살아오면서 자연을 몸으로 체득한 것이 전해져 왔음을 알게 해줍니다. 과거 없는 오늘이 없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신석기시대 생활상


암사동 움집은 대부분이 내부로 들어갈 수 없지만 하나는 체험학습용으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움집 내부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공간이 넓은 것에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모형들이 생선을 구우며 연장을 수선하는 모습을 통해서 과거 생활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움짐에 들어가면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움집 내부의 온도를 조절하고 야생 동물의 습격을 막기 위한 움집의 바닥을 지상보다 낮게 만든 점과, 움집 꼭대기에는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를 배출하기 위해 구멍이 뚫려 있음을 확인해보면 움집이 단순하게 만든 가옥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특별한 기술과 도구가 없는 이 시절에 움집을 크고 높게 만들었는지 놀라움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제1전시실


제1전시실은 실제 유적 발굴터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아래에는 발굴터의 모습을 확인하고 벽으로는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그림과 글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습니다. 큰 그림들로 선사시대에 대한 설명을 보충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제1전시실


제1전시실을 둘러보면서 발굴터만 봐서는 상상력이 부족한 저로서는 복원된 모습을 그릴 수가 없습니다. 다행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와 같이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은지 모형을 통해 상상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보통 유물 유적을 통해서 과거를 밝히고 오늘날 우리가 알기 쉽도록 복원시키는 고고학자들을 고리타분하게 봅니다. 그러나 단편적인 흔적만 가지고 복원시키는 것은 풍부한 지식과 함께 상상력이 풍부해야만 가능한 일임을 알게 해줍니다. 





제2전시실


제2전시실에서는 불 피우기 등 간단한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방송에서 자연에 있는 도구만으로 불을 피는 것을 많이 본 아이들이 줄을 서서 체험을 하지만 누구도 불을 피우지 못하고 실망만 하고 돌아가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불을 펴기도 어렵지만 실내에서 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을 어른들도 체험하는 순간만큼은 잊어버리고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몰래 웃기도 합니다.




선사체험마을


박물관을 나와 다리를 건너면 신석기시대의 삶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한 조형물 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간의 길을 통해 앞으로도 나아갈 수도 있고 옆으로 바로 이동을 하여 선사시대의 삶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


암사동 선사유적의 가장 큰 장점이며 매력적인 부분이 이곳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람 크기의 모형을 통해 실제 생활하고 있는 듯 만들어놓아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마을에 들어가서 모형을 따라 하며 그 시대의 삶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선사시대 일가족의 일상생활


가족들의 단란한 삶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장면입니다. 아이는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 사이에서 재롱을 부리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일을 하면서도 아이의 재롱을 보며 웃고 있습니다. 또한 부모의 옆에서 일을 배우는 모습도 보이네요. 선사시대의 가족들의 모습 속에서 오늘날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됩니다.





음식을 만드는 모습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가죽을 벗기고 불에 굽는 장면입니다. 인간에게 있어 음식을 익혀먹었다는 점이 다른 동물보다 지능이 발달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이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익힌 음식은 많은 열량을 체내에 저장시킬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음식을 구하고 소화시킬 시간을 줄여주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함께 뇌에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여 왕성한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어쨌든 이 가족은 오늘 배 터지는 날이네요.




선사시대 생활상 


모래 위 듬성하게 나있는 풀들 위에 선사시대를 재현한 것은 가장 고증이 잘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 하천에 터를 잡고 살아갔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책이나 박물관에서 단편적으로 본 것과는 큰 차이를 느끼게 해줍니다. 역시 역사는 직접 보고 만져보고 느껴야 한다는 것을 되새기게 해줍니다.






토끼 사냥에 성공한 선사인


체험 마을을 돌아다니면 곳곳에 숨겨진 선사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약간의 상상력을 더한다면 매우 재미있는 체험이 될 수 있습니다. 토끼 사냥에 성공해서 돌아오는 저 선사인의 미소 속에서 과거의 선조들과 우리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됩니다. 왜 저는 월급날 통닭을 사 오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일까요?






선사 체험 교실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하신다면 체험교실에 가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거나 활을 직접 만들어 쏴보는 체험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남자아이들에게는 활을 만들고 쏴보는 놀이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광경을 보면서 저도 어린 시절 활을 쏴보고 싶어 시골에 내려가기만 하면 할아버지에게 활을 만들어달라고 했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암사동 선사유적지에서 찍은 구름사진


암사동 선사유적지를 나오면서 특별히 역사를 접하기보다는 가볍게 가족들과 함께 한가로운 여유를 느끼러 방문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냥 돗자리를 깔고 누워 한가롭게 낮잠을 자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러다 산책하듯 둘러보며 과거와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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