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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Oct 26. 2018

서양보다 앞서있던 인권의 선두주자, 홍익인간

단군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 선생님들은 홍익인간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학교 밖 거리를 나가보면 어렵지 않게 홍익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간 간판을 찾을 수 있다. 아프면 찾게 되는 병원 중에 홍익병원이 있고, 기차를 타기 위해 역사에 들어서면 간단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먹거리와 음료를 파는 홍익매점을 볼 수 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들은 홍익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도 한다. 이처럼 홍익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친근한 단어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홍익이라는 단어의 뜻과 역사를 알지 못해 안타까움을 준다. 홍익이라는 말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 는 홍익인간의 줄임말로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와 이승휴의 “제왕운기”에서 고조선의 건국을 설명할 때 나오는 용어다. 환웅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사람의 도리와 지혜를 가르치면서,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이유로 홍익인간을 제시했다.     


이후 홍익인간은 반만년의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고 우리 민족의 뿌리로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시대마다 홍익인간을 표현하는 용어가 변화되기는 했지만, 그 뜻과 정신만은 변하지 않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교육 기본법 제2조(교육이념)에서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민족의 얼과 정신을 심어주는 교육현장에서 홍익인간의 가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들은 홍익인간의 위대한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잃어버리고 있다. 미국인이 팀 버드송 씨는 러시아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중 고조선의 홍익인간을 접하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후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고 국내에 들어와 영어를 가르치면서 홍익인간의 뜻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많은 선행을 베풀고 있다.


왜 파란 눈의 외국인이 홍익인간의 어떤 점에 매료되었을까? 그 이유는 홍익인간이 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신분과 계급을 초월해 있기 때문이다. 권력과 재산의 유무도 중요하지 않다. 서양이 근대에 들어서 천부인권이라는 개념을 확립하고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에 반해 우리는 이미 반만년 전에 모든 인간을 하늘이 선택한 존엄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 환웅이 특정 인간을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 속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다. 세계 어떤 나라도 우리보다 빨리 민족과 인종을 초월해 인권을 이야기한 나라가 없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앞서있던 민족이다.


그런데 근현대사에서 우리는 많은 아픔을 당하고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주변 국가들의 도움과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정신과 문화를 잃어버리고, 남의 것을 위대하게 생각하고 쫓는 풍토가 만들어졌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홍익인간의 이념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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