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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Hun Nov 15. 2020

죽을 것 같아요...

공황장애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극도의 공포 또는 불안 발작은 공황장애의 특징입니다. 공황발작은 강렬한 공포와 신체적 불편감이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거의 죽을 것 같은 공포심을 유발합니다. 다양한 정도의 불편한 신체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심박수의 증가, 떨림, 식은땀, 숨 가쁨, 숨 막힘, 가슴 답답함, 메스꺼움, 어지러움, 오한 혹은 열감, 사지 저림 등이 있습니다. 공황발작 동안 인지적 장해,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느낌, 자신으로부터 이탈되는 느낌, 통제력 상실, 미칠 것 같은 두려움, 죽음에 대한 공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공황장애는 12개월 동안 2-3% 정도 발생하며 보통 20대 초반에 발병됩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2:1의 비율로 많이 발생하며 나이가 들면 유병률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황장애의 다양한 신체증상들로 인해 심근경색이나 간질로 생각하여 응급실을 찾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각종 검사들을 시행해도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고, 안정을 취하면 저절로 호전되는 경과를 밟기도 합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각하여 병원을 다니느라 휴직 또는 휴학을 하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에요. 저는 26세 취업 준비생입니다. 최근 공부량이 많아서 그런지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낮동안에는 한 번씩 가슴이 철렁하는 느낌이 숨이 막힙니다. 숨이 가쁘고 어지럽기도 하며, 오후 4-5시가 되면 귀에서 '삐~'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한 번은 한밤 중에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가슴이 조여오며 숨이 막혀 잠에서 깬 적이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신체증상은 너무도 강렬해서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증상이 너무 심해서 응급실을 방문하였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퇴원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6개월 전에 처음 시작되었고 최근 들어서는 수면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습니다. 잠을 잘 못 자서 그런지 일상생활에서는 온종일 피곤합니다. 신체 증상은 술을 마신 다음 날에는 더 심해졌다가 술을 마시지 않는 기간에는 다소 호전되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생각해서 병원은 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비행기, 엘리베이터, 극장에서도 불안감을 느껴요. 만약 내가 여기서 증상이 일어나면 어쩌지 두려워 항상 출구를 확인합니다. 지금은 시험 기간이 다 되어 마음은 급한데 목표대로 잘 안 될 때가 있고 '이번 시험에도 안 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면 손발이 저리고, 식은땀이 나기도 했습니다. 취업이 잘 되지 않을까 봐 언제나 걱정을 하고, 때로는 의욕이 없고 우울합니다. 

공황발작은 극심한 공포와 고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수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르며, 그 시간 동안 가슴 두근거림, 발한, 떨림, 숨 가쁨, 질식할 것 같은 느낌, 가슴통증, 메스꺼움, 어지러움, 춥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감각 이상, 비현실감, 스스로 통제할 수 없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 죽을 것 같은 공포의 13가지 증상이 있습니다. 그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공황발작이라고 합니다. 공황발작은 쉬고 있거나 자는 도중에 일어나는 것처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타납니다. 공황발작은 일주일에 1회 정도로 수개월간 있을 수도 있고, 짧고 더욱 빈번하게 발작(예, 매일)이 있다가 몇 주 혹은 몇 달씩 없어지거나 감소했다가 다시 나타나는 식으로 수년간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공황발작이나 예기 불안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존재에 대한 걱정일 수 있고 공황 증상을 보였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걱정일 수도 있으며, ‘미치거나’ 통제를 잃을 것 같다는 기능에 대한 걱정일 수도 있습니다. 공황발작의 강도나 빈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운동을 피하거나 일상생활을 제한하고, 외출하거나 지하철, 버스를 이용하는 것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공황발작과 그 결과에 따른 걱정에 더해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호소합니다. 치료를 하다 보면 가벼운 변비, 붓는 느낌 등의 신체 증상이나 치료 약물의 부작용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최악의 결과를 예상하여 약을 먹지 않고 장애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황장애에 대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공황장애는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고, 증상이 심할 때가 있고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경과 중 몇 년 동안은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다가 한 번씩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지속적으로 심한 증상으로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적은 수의 사람에게서만 장기간 증상이 없는 완전 관해가 옵니다. 참고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완치라는 개념이 아니라 증상의 회복, 증상의 관해로 정의합니다.  

공황장애를 치료할 때에는 공황 증상의 과거력과 함께 증상의 빈도, 강도, 지속시간, 회피 종류, 심각도 등의 특징을 파악해야 합니다. 공황발작의 원인이 되는 카페인, 알코올 등의 물질 남용과 관련된 과거력도 밝혀야 합니다. 약물 치료는 보통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우선적으로 권장됩니다. 즉각적인 증상 호전을 위해 벤조디아제핀계 약물들을 짧은 기간 동안 사용합니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물들이 급성기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몇 년간의 지속적인 사용은 약물에 대한 내성을 유발할 수 있고 벤조디아제핀계의 약물을 갑자기 중단했을 때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치료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고통의 정도, 공황발작을 유발하는 사고 내용, 공황 발작이 생겼을 때의 행동을 경험일지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는 자신이 경험했던 고충들을 치료자에게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집에서는 특정 시간에 점진적 근육이완, 호흡 훈련 등의 자가 연습도 필요합니다. 평소 왜곡된 두려움에 대한 긍정적인 자기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해보고, 내가 힘들어하는 상황, 장소, 생각의 내용에 도전하여 두려움에 대한 자세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불안을 유발하는 미해결 된 삶의 갈등에 대해 치료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핵심적인 삶의 갈등과 관련된 감정을 말로 표현하여 명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삶에서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공황 증상을 공포를 느끼거나 회피보다는 개인적인 가치에 기초하여 일, 가족, 사회적인 활동에서의 과제에 도전하는 용기를 지닐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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