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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산적자 Jun 27. 2019

가상 세계의 일탈은 현실의 윤리를 배제하는가?

from 블랙 미러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는 블랙 미러 시즌5의 첫 에피소드이다. 이름만큼이나 강력한 에피소드였다. 게임을 같이 즐기는 두 친구가 진화된 게임으로 금지된 행위까지 할 수 있게 된다. 게임에서 느끼는 모든 감각은 현실에도 전달된다. 그들은 현실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을 사이버 공간에서 하게 된다. 무슨 일을 했을까?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는 게임 이름이다. 가상 현실에선 둘 다 남자인데 한 친구는 여성 캐릭터를 선택하고, 그 안에서 동성인 친구와 캐릭터로 유희를 즐긴다. 이것은 동성애인가? 동성애가 아닌가? 동성애라고도 아니라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은 게임 속에서 짜릿한 관계를 지속해나가고 이는 현실의 관계에 영향을 준다. 어떤 대상에 대한 탐닉과 심취로 인해 일상 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이 중독이라는 것엔 공감할 것이다. 이들의 관계는 중독이다.


이렇게 사이버 영역에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단지 사이버 공간이라고, 현실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생각해볼 부분을 블랙 미러는 던져준다. 참 애매한 영역이다. 실제로 일어나진 않았지만 감정이 있고 의도가 있고 감각이 존재한다. 그런 측면에서 친구 둘이서 만든 새로운 사이버 공간의 은밀한 관계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블랙 미러는 이런 기술 발전과 더불어 나타날 역효과에 대해 고민해보게 하는 윤리적인 드라마이다. 인간이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볼 수 있는 프라이버시가 공개된 삶, 그리고 그것들을 자유롭게 파헤칠 수 있는 시대는 과연 기술 발전의 효용이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삶일까? 


그리고 블랙 미러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과연 이런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에서 자유로울까? 아니면 우리도 생각 없이 다른 이들이 설정해 놓은 게임을 즐기면서 그 안에서 레벨업하는 재미를, 자신이 추구하는 진정한 재미라고 착각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개인적으로 이런 윤리적 문제와 별개로 실감나는 게임이 나오면 좋겠다. 게임을 즐겨하진 않지만 이런 실감나는 게임이 나온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기막히게 현실에서 도피할 향락적 수단이 아니더라도 인체 감각이 연결된 캐릭터가 수행하는 게임이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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