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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산적자 Jul 14. 2019

기묘한 이야기 추천사 (Feat. 넷플릭스)

성인을 위한 SF



의무감에 시작한 드라마, 이젠 챙겨본다


기묘한 이야기는 넷플릭스 스토리 텔러가 되면서 알게 된 드라마다. 사실 SF라는 장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약간의 스릴러와 공포스럽게까지 보이는 소개 화면은 거부감이 들었다. 주인공이 아이들이라는 측면에서 더 별로였다. 동심을 잃어버린 30대 중반의 남성에겐 애니메이션이나 아이들 콘텐츠는 다룰 수 있는 주제나 장면이 한정적이기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3시즌에 대한 리뷰를 위해 1,2시즌을 봐야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보지 않았을 이 드라마는 앞에 말했던 나의 선입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기묘한 이야기는 무엇에 대한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는 인디애나 주의 호킨스라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현실과 연결된 다른 세계로 연결된 문이 어떤 계기로 인해 열리고 그로 인해 마을에 어떤 존재가 나타난다. 기묘한 이야기는 알 수 없는 이유로 파괴를 지향하는 어떤 존재에 대한 호킨스 사람들의 마을 지키기 운동이다. 마을 지키기 운동에서 가장 먼저 움직이는 이들이 괴짜 사총사이다. 기묘한 이야기는 이들과 관련된 집단이 친구를 찾기 위해, 그리고 존재에 대항하기 위해 움직이는 이야기다.




사총사 (인원이 종종 바뀜)





기묘한 이야기의 스토리 방식


기묘한 이야기는 아이들이 주축으로 전개되고 거기에 다양한 연령대가 개입한다. 그래서 다양한 연령층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학생, 고등학생, 어른 이렇게 나뉘어져 각각의 사건에 대해 추적해나간다. 그리고 이들은 가족이거나 친구이거나, 연인이거나 어떤 식으로든 연결돼 있다. 기묘한 이야기를 보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들이 항상 모여서 대항하지도, 항상 따로 대항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합쳤다 흩어졌다 하는 방식을 반복하면서 다양한 조합의 변용을 보여준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세대간의 화합도 보여줄 수 있고, 멤버간의 조합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시청자의 지루함 방지의 효과가 있다.





아이들과 다른 부분에서 진행되는 이야기





응답하라 1983


기묘한 이야기는 1980년대를 다룬다. 우리 나라의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미국에선 과거의 향수에 젖게 해주는 다양한 소재가 나온다. 외국인인 내가 봐도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가 많이 나왔다. 한국에서 응답하라 시리즈가 유행했고,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소재와 함께 이야기를 전개해나간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아름답고 촌스럽지만 정겨운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이다. 그리고 시즌이 진행되면서 미국 내에서도 자본주의의 본격적 도래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여러군데서 나온다. 기묘한 이야기는 시대상을 담고 있다.





80년대 머리 스타일






어른을 위한 SF


기묘한 이야기는 터무니 없는 아이들 이야기에 어른들이 빠질 수 있게 만든 아주 기묘한 이야기다. 나 같이 동심을 잃은 어른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판타지다. 아이들만이 사건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동시에 합쳐서 해결 과정으로 나아가는 게 인상 깊으면서도 의미있었다. 드라마 보다 문득 기묘한 이야기가 언제까지 나올 수 있을까 생각한다. 해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도 유효 기간이 있을 것이란 슬픈 생각을 한다. 지금의 사총사가 다 크면 다른 다음 세대가 이어받아서 진행할 수도 있지 않을까. 누가 누구와 결혼했을지 알아맞히는 게 재밌었던 우리나라의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추측의 재미도 있을지도(거의 굳혀진 듯 싶지만). 주말의 동반자인 기묘한 이야기 나머지 부분을 보러 가야겠다.




얘들이 나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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