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한 다마고치
다마고치 양성 프로젝트
나는 직장인이며 해외구매대행 사업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사업 초반, 집에서 놀고 있던 동생(이하 다마고치)에게 같이 사업을 해보자고 했다. 한번씩 나에게 용돈이 필요하다며 빌려 달라고 하던 다마고치를, 대한민국 30대라면 당연히 해야 할 경제 활동에 참여시키려는 수작이었다. 아무래도 근 10년간 아저씨(옆 부대 군인)처럼 살아온 우린데 갑자기 형이 자신의 삶에 간섭하는 것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걸 어떻게 하지?
초반엔 부대낌이 많았다. 내가 할 일의 일부를 떼서 다마고치에게 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다마고치가 생활비라도 벌어야 하니깐 내가 일을 주기 위해서 열심히 했다. 처음엔 실수도 많이 하고 나에게 타박도 많이 들었다. 가능하면 어디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가 가족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알아서 살겠지 하기엔 다마고치의 삶은 약간 위태해보였다. 그래서 억지로 시켰다. 안 하려고 하는 걸 붙잡아서 시켰다. 맨날 몸 쓰는 일만 하다가 컴퓨터로 일하려니 처음엔 앉아 있는게 엄청 힘들었다고 한다.
spin off
원래 처음엔 하나의 사업자로 쭉 같이 가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러면 뭔가 지분 구조가 명확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마고치는 자기대로 사업자를 내기로 하고, 나의 일은 아르바이트 형태로 하기로 했다. 그래봤자 버는 게 생활비 정도였고, 내가 일하는 방식을 배우면서 자신의 사업에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향으로 활용했다고 본다. 처음엔 거의 다 떠먹여주면서 엑셀 양식도 공유해주고, 시도하는 방식도 알려주고 서비스도 공유해줬었다.
다마고치의 존버
처음 다마고치의 사업은 정말 지지부진했다. 거의 1년 반 정도(최근까지) 내가 계속 앞섰다. 그러다가 내가 작년 11월 사무실을 얻으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다마고치는 원래 집에서 일했다. 아무래도 생활 패턴이 개판이었을 것이다. 일어나는대로 일하고, 무슨 일 있으면 일 안하고 친구들이랑 놀고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사무실 뽑고 나의 알바가 출근하려면 다마고치가 문을 열어줘야했다. 은행원들이 말하는 키당이 된 것이다.
오피스 라이프 시작
지금 사무실 들어온지 딱 6개월이 되었고, 다마고치가 지각하면 알바가 '사장님 문이 안열려 있어요' 하기 때문에 바로 알 수 있다. 6개월 동안 내가 알기론 딱 2번인가 지각했다. 사람이 책임감을 억지로라도 갖게 되면 생활 리듬이 일정해지고 지킬 수밖에 없다. 다마고치는 출석은 잘하는 존재라서 열심히 사무실에 나와서 문을 열었다. 이렇게 규칙적으로 나오는 사무실 생활은 그의 매출 신장을 일으키게 된다.
매출 떡상
때는 바야흐로 어버이날이었다. 나는 집에 도착하여 다마고치와 마주하면서 사업 얘기를 잠시 했다. 그래서 지난 달엔 얼마를 팔았냐고 하니깐 내 월급 정도의 금액을 팔았다고 한다. 매출이 그 정도면 잘 못판 것이기 때문에 왜 그렇게 못파냐고 타박을 주려는데 매출이 아니라 마진이라고 했다. 이게 머선 129 하면서 물어보니 비싼 아이템 파는데 그것들이 잘 팔린다고 했다. 요즘은 사무실만 같이 쓰지 사업 얘긴 별로 안하기 때문에 몰랐는데 최근 몇달 간 사이에 엄청나게 성장했다.
매출은 계속되어야 한다
지금 슬쩍 그의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들어가서 보니 이번달도 지난달과 비슷한 페이스로 팔고 있었다. 비싼 아이템의 비밀을 다시 한번 물어보니 자신만의 소싱 방법이 있었고, 지속적으로 가격 관리를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페이지에 필요한 내용들을 추가해서 고객의 신뢰를 얻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냥 생각없이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걸 챙기는 걸 보니 기특했고, 나는 매출이 따라잡혔기 때문에 더 이상 잔소리를 하지 못할 것 같다.
성공적 어버이날 행사
이제 다마고치가 유효하다고 하는 방법을 나도 한번 시도해볼 생각이고, 나만의 소싱 방법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스승이 그닥 별볼일 없는 투잡이니 금방 따라잡을 수 있었을 것 같긴 하지만 가족인 나로서는 정말 뿌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말 안하는 다마고치의 실적을 들은 어머니가 기뻐하셨다. 진짜 좋아하셨다. 그리고 나에게 고맙다고 하셨다. 나는 다마고치가 알아서 잘해서 그렇다고 했고, 어버이날 행사는 훈훈하게 끝났다.
Epilogue
사실 내가 사업 처음할 땐 이놈이라도 어떻게 밥벌이하고 살면 나는 더 이상 사업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했었다. 나는 다시 회사에 충실해도 괜찮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나의 구매대행 다마고치 1호는 성공적으로 자신의 밥벌이를 하고 있다. 매출이 올라서 자금 회전이 안되는 기쁨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나의 다른 구매대행 다마고치 분들도 이렇게 성공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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