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즈 인 홍콩 마카오 - #10. 센트럴 시티로

by 생산적생산자

센트럴 시티로

왔던 버스 대신 66번 버스를 타고 센트럴로 향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뭔가를 낚고 싶은 친구는 게스트 하우스를 계속 주장했고 나는 센트럴로 가서 여행을 계속하자고 했다. 우선은 센트럴로 가기로 했다. 돌아가면서 계속 졸고 있는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나는 회사 메일에 접속해 크게 터진 일이 없는지 확인했다. 별일은 없었다. 답장을 꼭 안 해도 되는 메일 하나에 일하는 척 답변하고 메일함을 비워 나갔다.



그리고 센트럴에 내렸다. 원래 내리려고 한 곳에서 한 정거장 지나쳐서 내렸지만 가고자 했던 IFC몰에서 더 가까운 곳에 내렸다. 내려서 보니 엄청난 높이의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에 가도 이 정도 높이의 빽빽한 건물들은 볼 수 없었다. 하늘을 찌를듯 서 있는 빽빽한 건물들 사이에서 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비인간적 건축 형태의 아름다움에 압도당했다. 콘크리트로 인간은 지상에서 하늘에 얼마나 더 가까이 갈 수 있을까?




우선 가장 유명한 IFC 몰에 가보기로 한다. 다른 맛집들도 많은 곳인데 디저트나 가벼운 음식들 위주로 먹으려고 갔다. IFC몰은 구경할 게 많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많이 났다. 명품관들이 많이 있었고, 슈퍼도 있고 디저트 가게도 많이 있었다. GROM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했으나 찾질 못했다. 친구가 맨날 외치는 망고 주스를 하나 먹었다. 애플 스토어도 조금 구경하다가 란콰이펑으로 넘어갔다. 약 15분 정도 걸리길래 걸어가기로 했다. 구글 지도를 보면서 가는데 계속 틀린다. 높은 건물들이 많아서 신호를 잘 못 잡나 싶었다.



복제된 이미지들이 우리의 여행을 사로잡는다. 요즘 느끼는 여행은 복제된 블로그나 잡지들의 이미지를 미리 느끼면서 지겨워하다가 복제된 이미지가 지닌 아우라에 대한 기대감으로 발길을 힘차게 향하는 과정이다. 예술 작품을 대하는 것과 같이 그 실물이 가지는 아우라를 향해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여행에서 마주하는 음식이나 풍경은 그저 사진과 짧은 글로만 대하다가 실물을 대한다는 점에서 예술작품의 역사나 작가에 대해 공부하고 실물을 마주치는 것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여행책도 나의 글과 비슷하게 여행에서 느낀 경험과 감상이 대부분이고 제대로 된 역사를 공부하려면 글로 빽빽한 책을 봐야 할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수없이 봤어도 본인이 가서 느낀 감정과 직접 손으로 셔터를 눌러서 남긴 사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비싼 비행기 삯을 내고 여행을 떠난다.


복제된 이미지가 계속 생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가 아닐까? 다른 이의 기록은 나의 것이 아니다. 같이 떠난 사람의 사진을 받더라도 내가 카메라를 들고 찍은 사진과 타인이 찍어서 준 사진은 의미가 다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같은 이미지를 소비함에도 각자 자신만이 보고 느낀 이미지를 생성한다. 그리고 자신이 느꼈던 여행의 그 아우라를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고 블로그에 글을 적는다. 인생에서 다가오는 소중한 순간들을 잡고 놓치지 않기 위해 기록하고 다시 기록을 본다. 기록을 다시 볼 때 내 인생에 다시 놀라고 당시 내 생각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기록하고, 기록 안에서 우리의 과거와 대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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