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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밥 Jul 16. 2024

HRD 콘텐츠의 진화에 따른
HRDer의 역할Ⅰ

ubob insight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대면 중심의 스마트러닝과 같은 저비용, 고효율의 새로운 교육형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비대면 교육이라고 해서 기술적인 측면에만 너무 포커스를 두었던 것은 아닌지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해 봐야 한다. 이제는 HRD의 핵심 객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살펴보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콘텐츠의 진화,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의 변화, 이에 따른 콘텐츠 전략과 HRDer의 역할에 대해 산학계 전문가들의 견해와 실제 기업 사례를 살펴보자.









Q1. VR/AR 기술이 발전하고 콘텐츠를 통한 비대면 연동이 중요해지는 언택트 시대이다.  회사의 "인재 육성 전략"이나 "HRD 교육 체계"에 어떤 변화를 갖고 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윤정구. 20년 전부터 HRD 관련 글로벌 콘퍼런스에 가면 단골로 나왔던 질문이 "HRD는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문제는 신자유주의가 풍미하던 시대가 지나고 L자 경기가 지배하는 초연결 디지털 사회로 바뀌었음에도 학자나 HRDer들은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질문은 시대의 본질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시대착오적 질문임에도 이들은 왜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것일까요? HRD의 본질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진화하고 있다는 현상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경영의 모든 영역이 죽었다 다시 살아났음을 전제로 자신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전략적 파트너가 되기 위한 방법론적 질문이 아니라 HRD도 이제는 본질에 대한 질문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기업이 스스로의 답을 새롭게 구성해야 하는 사명과 목적에 대해 HRD는 다른 기능에 비해 어떤 존재 우위가 있을까? 교육의 기저질환을 구성하는 비만, 당뇨, 고혈압을 키워 온 교육을 위한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의 본질에 집중한 Lean 하고 Agile 하고 미래지향적 교육을 위해서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이런 자기 정체성 질문을 던져봄으로써 HRD의 존재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HRD는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인가?'라는 질문은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의미가 있는 질문이었는지 모릅니다. 성장과 먹거리가 풍부해서 무슨 전략이든 답을 정해서 한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밀고 나가면 성장이 따라오던 시대에는 HRD도 회사의 전략이 정해지면 이를 답으로 믿고 이 답을 실행시킬 스킬을 가르쳐 주는 방식으로 일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과거 정해진 효율적인 답이 있는 스킬을 가르쳐 주는 교육에서는 나름의 효과를 봤으나 현재 창의성이나 성찰을 요하는 교육에서는 오히려 지행격차를 키워왔습니다.


L자 불경기와 같이 쓰나미로 몰려온 DT와 팬데믹 상황으로 답이 정해진 세상을 지난 것도 오래전이지만 지금은 어떤 기업이든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HRD가 과거의 방식을 유지해서는 이런 어려운 창의의 산을 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HRD가 존재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략 파트너 개념에서 벗어나 HRD의 민주화를 이루는 일입니다. 정해진 답이 있다는 생각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전통적 전략 파트너 자리를 극복해야 합니다.


학습자에게 스푼 피딩(Spoon Feeding)을 강요하는 교육을 버리고 학습의 주도권을 종업원들에게 넘겨야 합니다. 종업원이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받아야 할 학생이라는 생각을 포기하고 이들이 주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들의 학습을 뒤에서 도와주는 플랫폼으로의 역할로 자리바꿈해야 할 시점입니다.






Q2. 이런 변화에 맞춰서 'HRDer'는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콘텐츠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윤정구. 콘텐츠 큐레이터는 회사가 사회나 고객에게 미래에 대한 약속의 내용인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과 역량으로 이 약속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스킬이나 지식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구성원들이 스스로가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회사가 속한 산업의 흐름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제품과 서비스에 회사의 목적을 끼워 넣을 수 있을 때 큐레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즉, HRDer는 큐레이터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큐레이터로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종업원들은 회사가 정한 사명을 달성하는 역할에 스스로 작가가 되어 역할 스토리를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 허용될 때 주인의식을 가지고 역할을 수행합니다. 지금까지는 돈 받고 회사가 시킨 역할을 연기하는 삼인칭 연기자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다음 그림은 디지털 시대의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해 맥킨지에서 구성한 플랫폼과 모듈입니다. 이런 내용들이 기본적 날줄로 회사에서 큐레이션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56 DELTAS ¹ across 13 skill groups and four categories






Q3. HRDer는 학습 콘텐츠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메타버스, AR, VR, 비대면 강의 도구 등)을 얼마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가? 


윤정구. 요즘 시대에 이런 기술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술의 사용에 아무리 능수능란해도 이것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차별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대해 해명하고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런 기술을 배운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비즈니스 케이스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Q4. 학습자들이 업무 현장 노하우를 Quick & Easy 방식의 콘텐츠로 만들어 잘 공유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또한 이런 콘텐츠가 잘 소비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윤정구. 글로벌 회사들 중에는 자사만의 위키피디아를 만들어서 공유하고 평가하고 시상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자사의 존재 이유인 사명과 핵심가치를 나타내는 정신모형 지도를 그리고 업데이트하는 도구로 위키피디아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Q5. Upskill & Reskill을 위해 필요한 콘텐츠 분야는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떻게 콘텐츠를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윤정구. 업스킬링을 위한 기술은 회사의 방향에 관한 문제입니다.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ESG에 맞춰 회사의 사명, 목적, 비즈니스를 업데이트하고 재해석하는 것과 관련된 이슈가 업스킬링의 이슈라면 4차 산업의 진행과 관련해서 필요한 디지털 스킬을 습득하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이는 학습은 모두 리스킬링의 대상입니다. 





Q6. MZ 세대와 X세대 간의 갭을 메우기 위한 교육 콘텐츠 내용은 어떻게 구성하고 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윤정구. 협업의 방식을 사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X세대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MZ 세대는 매체를 담당하는 방식의 다양한 협업을 모색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사명을 실현하는 주체들이 다양하게 분절되어 있습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신입사원, 경력사원을 관리하는 체계를 넘어 이들을 사명을 실현하는 동반자라고 규정하고 이들 간 협업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사 밖의 프리랜서나 계약업체들, 협력회사, 제 삼의 후원자들에서 생길 수 있는 HR 문제를 통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여야 합니다. 핵심인재 시스템도 기존의 방식대로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에 따라 결정하는 대신 회사가 가진 사명과 목적에 몰입하고 가치 기여를 하는 정도에 따라 결정하는 방향으로 손을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런 경계관리의 도구인 Unified Talent Management 시스템이 모든 회사의 HR 시스템에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내부의 HR 동굴에서 빠져나와 조직의 목적과 사명을 실현시키는 다양한 협업자들을 규합해 회사를 전문가들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나의 전략에 기반하여 수직적으로 HR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사라지고 근로자의 사업장에서 인간에 대한 배려와 욕구를 해결해 주는 'HRD의 진정한 민주화'가 요구될 것입니다. 이미 학습에서는 마이크로러닝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고 마이크로러닝 과정에서 자기 조직적 학습이 일어나서 이것들을 기반으로 역으로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육을 위한 교육 즉, 일에 즉각적으로 배태되지 못했던 교 육들은 급속하게 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회사가 나서서 경력을 관리해 주는 경력관리도 개인들이 자신의 욕구를 분석하고 찾아서 자신의 경력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회사는 과제를 통해 직원의 경력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거나 이에 관련된 지원만 해주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형을 기반으로 선진기업에서는 이미 회사가 제공해 주는 교육 이외에 사교육을 통해 자기개발에 몰입하는 직원들의 비중을 교육의 효과성 지표로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업스킬링을 위한 기술은 회사의 방향에 관한 문제입니다.

4차 산업의 진행과 관련해서 필요한 디지털 스킬을 습득하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이는 학습은 모두 리스킬링의 대상입니다.

- 윤정구,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윤정구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인사조직전략 교수

- University of Iowa 사회심리학 박사

-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 現) 영국 British Journal of Management 편집위원

- 現) 미국 Social Psychology Quarterly 편집위원

- 前) 미국 코넬대 조직행동론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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