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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밥 Aug 19. 2024

기하급수시대와 위임

ubob insight


‘위임’은 조직의 윤활유


조직은 구성원 각자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때 최고의 성과로 보답한다.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넛지(nudge)’가 바로 ‘위임’이다. ‘위임’은 ‘어떤 일을 책임 지워 맡긴다’는 개념으로 일터(workplace)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리더십 중 하나이다. 위임은 ‘나의 권한과 책임’을 ‘누구에게 일임’한다는 것으로, ‘바쁠 때’ 또는 ‘믿을 때’ 일어난다. 일터에서 제도적 위임은 후자에 가까우며, 흔히 ‘직무전결’ 또는 ‘하부위임’으로 통칭된다.







조직에서 모든 것을 최고경영자가 직접 처리한다면 어떻게 될까?


1인 기업이 아니고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약 그런 CEO가 있다면 얼마 못 가 번아웃(burn-out)이 될 것이고, 기하급수 시대에 ‘경쟁’과 ‘존립’이라는 두 단어가 버거울 것이다. 예방책이 ‘위임’이고, 실질적으로 모든 조직은 직책에 따라 적합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며 운영하는 이유이다. ‘위임’은 기업이 효율적 업무처리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선택한 수단 중 하나이다. 특히 기하급수 시대에서는 위임의 중요성이 한층 더 높아지고 있으며, 상당한 직무가 알게 모르게 위임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위임은 단순하게 맡기는 수준에서 그치는 행동이 아니다. 다양한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 복잡다기한 퍼즐이다. ‘믿음’, ‘자율’, ‘권한과 책임’, ‘기다림’이 표면적이라면, ‘구체성과 명확성’은 위임의 ‘책무’이자 리더십이기도 하다. 특히 MZ세대와의 갈등 요인 중 하나가 구체성과 명확성이 결여된 상사의 지시라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 토론하고 공유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효율적 위임을 위한 두 가지 비법


'위임'이 복잡다기한 퍼즐이라는 점은 은연중에 '어렵다'는 뜻을 내포한다. 위임이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체계적 학습이 필요하다. 위임하면 ‘네 탓’이라는 상호 공방전이 떠오른다.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위임이 성공하려면 위임하는 자가 전문가다워야 한다. 아울러, 몇 가지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첫째, 위임은 한 방향으로 바라봐야 한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은 위임의 한계이자 ‘네 탓’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위임은 구체적이며 명확한 의사전달이 수반되어야 한다. 위임할 직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기초로 ‘확증편향’에 기울지 않고 스티브 잡스가 강조한 초등학생 6학년 학생도 알아들을 수 있는 눈높이형 대화라면 그 누가 배를 산으로 몰고 가겠는가? 말과 글에서 비롯된 ‘중의성(重義性)’을 최소화하는 것이 동상이몽(同床異夢)의 격차를 축소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중의성(ambiguity) 최소화는 ‘구체성과 명확성’이 충분히 반영된 위임일 때 가능하다. 구체성과 명확성이 결여된 지시 또는 위임은 여러 가지 아픔을 유발할 뿐 아니라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동기부여 결여로 몰입을 저해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MZ세대에서 회자되고 있는 ‘이것을요?’, ‘제가요?’, ‘왜요?‘와 같은 ‘요요요 콤플렉스(complex)’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기획의 3대 요소가 무엇인가? ‘왜(why) 이것을 검토하지?’ “검토대상은 무엇(what)이고 현재 상황은 무엇이지?‘ ‘해결방안은 어떻게(how)할 때 가장 효율적일까?’ 이 세 가지가 반영된 기획서가 기본이다. 2W1H(why, what, how)에 대해 한 방향으로 바라보면서 공감될 때 세대간 갈등은 발생하지도 않을 것이며, 성공적인 위임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둘째, ‘참견’이다.


‘구체적이며 명확한 의사전달’은 리더가 지켜야 할 규칙 중 하나이지만, ‘참견’은 하지 말아야 할 영역이다. 참견은 권한 침해 행위로 일할 의욕을 꺾는 모순된 행동이다. 참견은 위임에 반하는 행동이자 상호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고부간 갈등은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고부간 갈등’의 원인은 뭘까? 관점의 차이이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지내온 시간과 환경이 다를 뿐 아니라 차이가 있다. 지혜는 지식에 경험이 덧되어진 결과물이다. 경험은 살아온 시간과 환경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기록이다. 켜켜이 쌓인 단층의 두께와 모양이 다른데,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같기를 바라겠는가? 또 하나는 지식과 경험의 유효기간이다. 시어머니의 참견이 틀렸다기보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쓰임새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짚어봐야 한다.









첫째, 믿음과 기다림의 결과로 ‘다양성’을 선물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동질성 대신 이질성을, 획일성 대신 다양성을 추구한다. 익숙함은 기피대상이자 창의적 발전의 저해 요인이다. 익숙함은 ‘라떼문화’의 발원지이며, 꼰대의 상징이기도 하다. 참견을 최소화한다면 구성원 개개인은 차별적 다름으로 생각지도 못한 결과로 보답할 수 있다. 참견은 믿음의 부족에서 유발된다.



둘째, 구성원 개개인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촉진시킨다.

성장 촉진의 최대 영양소로 손 꼽히는 것은 ‘믿음’ ‘기다림’이다. 믿음은 참견을 최소화시키며, 기다림은 차별적 다름을 마음껏 펼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스스로 깨우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부추긴다. 21세기 리더의 주요한 덕목 중 하나가 구성원 역량개발 지원이다. 역량개발 방법 중 하나가 잘 구성되고 다듬어진 ‘위임’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할 때이다.



셋째, 동기부여와 자기주도성이다.

이어령교수는 개인의 차별성과 독특함을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직장에서는 상사가 뭉개어 평이한 사람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토록 찾던 인재인 ‘준비된 자’(보러가기)를 조직에서 수동형 구성원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지 한 번쯤 조직문화를 되돌아 볼 때이다. ‘준비된 자’는 스스로 가야 할 길을 개척한다. 길을 아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길을 걷는다. 스스로 걸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위임이다. 잘못 선택한 길에서 큰 깨우침이 형성된다면 한 단계 발전의 계기가 된다. 참견하고 간섭하는 것을 달가워하는 유형이 아니다.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뜻을 같이 했다면, 일단 맡겨 두고 기다리자. 이것이 위임이다.



마지막으로 리더의 시간적 틈새가 생긴다.

리더는 미래 먹거리와 같은 조직의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바쁜 일정으로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것이 일터의 현실이다. 정말 시간이 없는 것일까? 위임에 관한 고찰을 통해 명확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분명 리더의 하루 일정에 ‘여유’라는 ‘틈새’가 생겨난다. 처음에는 한 곳이겠지만, 조금만 숙달되면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발생된 틈새시간의 파편을 모으면 정책적 결정에 눈길을 돌릴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생겨난다. ‘설마?’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직접 접목해 봤기에 단언할 수 있다. 위임은 현장 갈등을 치유하고 리더에게 여유를 선사할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손뼉도 마주칠 때 소리가 난다. 위임받는 구성원의 준비 잘 되어 있다면 결과는 상상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일머리가 있는 ‘준비된 신입사원’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위임에는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능력,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다양한 역량이 동반될 때 온전한 결과를 맛볼 수 있다. 이제는 기업교육이 변해야 한다. 기하급수 시대이기에 더욱 바뀌어야 한다. 변화는 생존과 직결된다. 본연의 리더십 개념에 매달리기 보다 일터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갈등 요인)을 결합하고 해법으로서 리더십을 바라봐야 한다. 위임도 같은 이치이다. 다음에는 컨설팅과 코칭, 멘토링 등에 대해 함께 토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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