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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타사 HR 사례를
벤치마킹할 때 고려해야 할 점

ubob insight

by 유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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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이나 유명기업의 성공사례를 따라할 수는 있어도 도달하기는 어렵다. 다른 기업의 성공적인 제도를 우리조직에 이식하기 어려운 이유는 각각의 회사는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생각과 역량이 다르고, 직원들의 역량도 다르고, 업종, 직원 수, 매출규모, 회사가 위치한 지역의 환경도 다르다. 그래서 타사의 제도를 우리기업에 제대로 장착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변수를 일치시켜야 하는데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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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기업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사항은 10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으며, 핵심 항목을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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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핵심 고려사항은 우리의 정체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비전과 신념 등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살펴야 한다. 기존에 이런 것이 있었다면 재점검해야 하고, 없었다면 이번 기회에 정립해야 한다. 조직은 대략 4가지 성격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참고해서 우리조직을 정의해야 한다.


①관계지향적 조직이다. 이것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위해 협업, 신뢰, 지원을 중시하고 과업보다 사람을 중요시한다. ②혁신지향적 조직이다. 이것은 창의성과 혁신을 중시하며 위험을 감수하며 실험을 장려하며 안정성보다 신축성과 변화를 우선시한다. ③위계지향적 조직이다. 이것은 명확한 규칙과 절차를 중시하고 하향식 접근방식을 하며 안정성과 통제,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고 유연성과 적응성보다 질서와 구조를 우선시한다. ④시장지향적 조직이다. 이것은 결과 중심이며 성공 지향적이며 경쟁, 성취, 효율성을 중시하고 사람보다 과업을 중시한다.



두 번째, 우리가 도입하고 싶은 제도가 우리의 조직문화와 정체성에 부합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조직의 특성상 창의적 아이디어보다 일치단결된 힘이 중요하다면 그것에 맞는 제도를 들여와야 하고 또 그렇게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는 개인들이 내려야 할 의사결정의 수를 줄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위계질서가 중요하다면 유연성과 적응성보다는 질서와 규율을 더 우선해야 한다. 위계질서가 중요한 조직에서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직급을 뺀 영어이름을 부르는 방식은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이런 경우 우리의 문화에 어울리게 변환시켜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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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문화를 지향하는 기업 구글을 예로 들어보자. 그들은 나이나 경력이 아닌 역할 대 역할로 만날 때 개인의 역량이 최대로 발현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한국은 연장자에 대한 존중을 존칭이나 존댓말을 통해 표현하기에 개인 간의 위계질서가 빠르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려던 많은 기업들이 대표부터 막내직원까지 모두 영어이름을 부르게 했다. 하지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 지속되지 못했다. 그래서 구글코리아는 연장자에 대한 존중을 존칭으로 표현하면서도 직급상의 위계로 연결되지 않는 방법을 고민했고 2006년 한국적 방식으로 이름에 ‘님’자를 붙이기로 했다. 물론 이것이 모든 고민을 해결하지 못했지만 현재까지도 지속하고 있기에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타기업의 제도를 도입할 때는 그 국가의 문화와 그 기업의 정체성에 맞게 가공해야 성공적으로 정착할 확률이 높아진다.


온라인 신발 쇼핑몰 업체인 ‘자포스’는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만들고 그 가치를 근거로 조직을 운영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온라인신발쇼핑몰’이 아닌 ‘최고제품선택도우미’로 정의했다. 고객들이 최고의 제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서비스회사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고객이 찾는 제품이 자포스에 없다면 경쟁업체 사이트까지 뒤져서 고객에서 알려주었다. 다음은 그들의 핵심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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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스의 창업주 토니 세이는 자신들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담은 이 10개의 문장을 만들기 위해 4~5개월간 직원들과 난상토론을 벌이며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손질했다. 이 핵심가치가 자포스의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었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사람을 채용할 때도 이 가치에 부합하는지를 점검했다. 심지어 휴지통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핵심가치 3번인 ‘재미와 약간의 희한함을 창조한다.’를 참고해 좀 독특한 것을 구매했다. 일반회사의 홈페이지 회사소개란에 우두커니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여타 핵심가치와는 달랐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제대로 정착시키려면 회사의 정체를 정의하고 도입할 제도가 우리의 정체성과 맞는지를 점검하고, 맞지 않다면 제도 도입을 포기하던지 아니면 제도를 변환해 도입하던지 그것도 아니면 회사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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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벤치마킹 할 회사의 제도가 성공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


넷플릭스는 ‘규율이 없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 제도가 성공한 이유는 넷플릭스는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는 프로야구단처럼 운영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율과 책임을 한 문장으로 표현했는데 ‘넷플릭스에 가장 이로운 방향으로 행동하라’는 것이다. 이 문장이 규율을 대신했다.


예를 들어, 휴가 규정이 없다고 그 팀의 모든 직원이 같은 기간에 휴가를 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넷플릭스의 리더들은 직원들이 이 제도에서 느낄 빈 공간을 맥락을 짚어줌으로써 이해시켰다. 이것이 규율은 없었지만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이다. 이처럼 성공한 이유를 도출해 우리사회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시사점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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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두 가지 핵심 고려사항은 조직의 구성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네 번째, 조직의 역량 등 우리 자체의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를 도입한다면 제도도입 전 우리가 어떤 수준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도입 후 어떤 성과가 보이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제도도입을 위한 프로젝트 팀을 구성할 때 팀장은 대표가 해야 한다.


다른 부서나 직원에게 시키고 자신은 관찰자가 된다면 이 제도의 중요성이 반감된다. 또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어 시행되면 대표가 제일 먼저 실천해야 한다. 직원들은 리더의 입이 아니라 등을 보고 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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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새로운 제도에 대한 메시지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자주 노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메시지 전달 방식 및 제도 수립 차원에 있어서도 고려해야 한다. 대표는 새로운 제도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제도와 관련된 핵심사항들을 직원들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두어야 한다. A4용지나 아트지 등에 적어 코팅해 회의실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든지, 화이트보트 상단에 고정시킨다든지 해 직원들에게 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일곱 번째, 직원들을 제도수립 초기부터 참여시켜 많은 이견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또 불만을 들춰내야 한다.


새로운 제도에는 늘 저항이 있다. 그런데 불만이 표출되지 않는다면 참고 있든지 아니면 실행하고 있지 않은 상태일 것이다. 만약 이렇게 시간이 흐른다면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맞닥뜨려 더 큰 문제에 처해질 수 있다. 불만을 인위적으로라도 들춰내서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직원들의 불만도 누그러지고 제도는 정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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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과 공유에 초점을 맞춰보기 바란다.


우선 팀원 중에서 영향력이 있는 직원을 찾아 제도를 이해시킨다. 도입될 제도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팀장이나 부서장이 아닌 팀원들끼리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하면 제도의 취지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상명하복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아홉 번째, 제도와 관련된 책과 온라인 교육사이트를 공유한다.


그렇게 습득한 내용으로 토론하면서 직원들이 최대한 같은 생각을 지니게 해야 한다. 그래야 말이 통하고 일에 탄력을 붙일 수 있다.



열 번째, 온라인 카페 등을 개설해 도입될 제도에 관한 모든 것을 직원들과 공유한다.


제도의 도입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의문이나 해결책 등을 처음부터 한 곳에 모아 공유하면 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포털 사이트의 온라인 카페를 비공개로 해 구성원들의 등급을 설정하면 효과적인 지식경영시스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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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은 제도를 도입하면 즉시 효력이 발생하기를 원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직원들이 너무 천천히, 불규칙하게 실천하기 때문이라 여긴다. 하지만 제도의 확산은 그 제도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복잡한지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확산속도가 빠른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며, 시행착오를 통해 숙성의 시간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실행하고 오류를 바로 잡는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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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민 저자

경영 컨설턴트

- 前) 서울창업허브 창업멘토
- 저서 『위대한 기업은 한 문장을 실천했다』(2022), 『탁 대표는 처참한 실패 후 7개월 만에 어떻게 승승장구했을까?』(2019), 『혼란스러움을 간직하는 방법』(2017), 『스타트업에 미쳐라』(2016)
- 칼럼 『정강민의 스타트업이 품어야 할 명언』, 『정강민의 스타트업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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