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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개인화!
문제해결의 혁신적 방법론

ubob insight

by 유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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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라는 단어가 요새 굉장히 많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개인화 서비스라는 것이 정말 중요한가?’ 라는 고민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몇 해 전 미국의 어떤 쇼핑몰이 경험한 일화를 떠올려볼 수 있겠습니다. 한 쇼핑몰에서 모든 고객에게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물품과 관련된 일화로, 개인화가 안 되어 있는 마케팅 서비스 오퍼링(Service Offering), 이니셔티브(Initiative), 메시지(Message)로 인한 역효과가 난 사례입니다.


해당 쇼핑몰은 구매 고객에게 공통적으로 다이어트 바를 선물로 제공하고 있었는데, 체구가 큰 편인 여성이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 XXXL의류를 구매 후, 함께 배송된 서비스 상품을 보고 선물의 의도를 오인한 것입니다. XXXL사이즈의 여성에게 다이어트를 권유하는 메시지로 전달되었던 사례로, 이처럼 개인화가 안 되어 있는 오퍼링이나 이니셔티브, 메시지로 인한 역효과가 생각보다 많은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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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이 같은 개인화를 중점으로 한 플랫폼과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른 그 어떤 가치보다도 개인화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구글의 테마 자체가 “Put Users First”, 사용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인 것도 동일한 맥락입니다.


단순히 사용자를 우선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유튜브 첫 화면을 제공한다거나, Gmail의 다양한 기능들을 어떻게 하면 개인화 할 수 있는가와 같은 것들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서 이어감으로써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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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고민하고 있는 ‘개인화’에 대한 테마는 세 가지 키워드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획자 혹은 담당자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Master the Pivot(피보팅)’으로, 공급자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서 사용자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개인화라는 것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전향적으로, 깊이 있게 물어봐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Find Right Why’ 입니다. 세 번째는 너무나도 당연한 ‘Be User-friendly’의 관점입니다.


유저 프렌들리 라는 개념은 단순하게 ‘사용자와 친해져야 된다’. 혹은 ‘사용자 관점에서 생각해야 된다’와 같은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의사결정에 있어서 사용자 관점에서 바라보고 체크했는지를 점검하는, 굉장히 기계적이고 첨예한 프로세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세가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관련 예시와 함께 풀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개인화 서비스의 예시로 뷰티 업종의 화장품 회사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림2> 포스터를 보면 여성 모델의 입술 색깔이 굉장히 도드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입술 색조가 강조된 것으로 보아 색조화장품 계통을 주로 판매하는 회사라는 점을 유추할 수는 있겠으나, 사용자가 스킨케어 상품을 떠올리고 구매를 결정하는 상황과 색조 화장품을 구매할 때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모습은 어떤 것일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바로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해야하는 부분입니다. 단순하게 보일 수 있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제작된 광고물과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체험은 효과적인 방법이었고, 그동안 비즈니스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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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COVID-19와 함께 색조 화장품의 비즈니스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상시 착용해야 했고, 백화점이나 브랜드 매장에서도 화장품을 직접 사용해보는 등 테스트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화장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은 고객 구매 여정(Customer Journey)의 매우 중요한 단계였는데, 외부 요인에 의해 테스트가 불가해지면서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 영업, 매출구조 자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COVID-19으로 인한 장기간 경제 침체와 제약이 지속되면서 여러 제품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회의 도중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탄생했습니다. <그림3>을 보면 유튜브 화면에서 한 크리에이터가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이 나오고, 화면 하단에 ‘체험하기’ 버튼이 노출됩니다. 해당 버튼을 클릭하면 유튜브 영상 하단의 추천 영상UI가 전부 사라지고, 카메라 기능으로 전환되면서 본인의 얼굴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도록 바뀝니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거울처럼 마주하게 되는 것인데, 그 상태에서 컬러 팔레트가 함께 표시됩니다. 컬러 팔레트는 화장품 회사에서 자사 제품의 색상 코드를 전달해준 것으로, 터치할 때 마다 해당 컬러가 자신의 입술 색을 변경해줍니다.


ubob slif 조용민 초개인화_05.png ▲ <사진3> MAC Virtual Try On


오프라인 환경에서 제품 테스트가 불가한 대신,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입술에 립스틱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입니다. 이때 사용되는 기술이 바로 머신러닝입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입술의 경계를 확인하고, 이 경계 안에 화장품의 색상 코드를 얹어볼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특히 테스트 화면 아래로는 구매 버튼과 쇼핑몰로 이동할 수 있는 버튼이 함께 노출되는데,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개인화된 화면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서 립스틱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 사례로, 이 사례의 주인공은 바로 에스티로더의 맥(MAC)이라는 브랜드입니다. 실험적인 기능을 도입한 마케팅으로 매출이 상승하자, 이후 립스틱 외에도 여러 종류의 제품군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해 지속적인 매출을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이처럼 개인화 서비스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비롯한 여러가지 기술과 플랫폼, MCN 기업과의 협업이 함께 어우러졌기에 가시적인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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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를 위해 여러 기술들을 한데 엮어 사용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 사례도 존재합니다. 300년 전에 사망한 태양 왕, 루이 14세의 목소리를 AI로 재현한 사례인데, 녹음(recording) 기능이 없었던 시기에 사망한 루이 14세의 목소리를 어떻게 재현했을까요? 이는 프랑스 왕정의 빅데이터 덕분이었습니다. 프랑스 왕정에는 루이 14세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매일 기록된 신체 및 의료데이터와 관련된 상세한 자료가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자료에는 왕의 건강상태 같은 단순한 정보 외에 골격 및 오장육부 등, 신체기관의 모양 및 크기에 대한 내용과 발음과 억양에 영향을 주는 구강 수술에 대한 기록까지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자료를 토대로 목소리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정보들을 집대성했고, 구글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루이 14세의 목소리를 재현한 것입니다. 마치 성우가 더빙을 하는 것처럼, 데이터를 활용해 사망한 사람의 목소리를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기술이 왜 중요할까요? 구글이 루이 14세의 목소리를 재현한 이유를 시작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루이 14세의 목소리는 프랑스 드라마채널 홍보팀의 의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지막 시즌 홍보 수단으로써 구글의 목소리 재현 기술을 고안했고, 실제로 루이 14세 목소리를 활용한다면 마지막 시즌 홍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와 같은 맥락에서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세종대왕 특별전에도 동일하게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살아 생전의 신체 치수와 매일 드시던 음식 기록이 남아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데이터를 토대로 정보를 나열하는 단순 전시를 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세종대왕 특별전을 할 때, 그 앞에서 유명한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세종대왕께서 생전에 즐겨 드시던 음식으로 시식회 같은 행사를 주최할지 결정하는 데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ubob slif 조용민 초개인화_07.png ▲ <사진4> 루이14세의 목소리를 재현한 영상과 살바도르 달리 키오스크


데이터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조금 더 개인화된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목표없이 개인화를 하는 것은 사실은 의미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살바도르달리 특별전에서도 구글은 달리의 생체데이터를 활용하여 키오스크 속 달리를 살려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구글은 한 번 더 개인화 된 단계로 발전시켰습니다. 달리 특별전에 방문한 방문객들에게 키오스크 속 달리가 함께 사진를 찍어주는 퍼포먼스가 그것이었습니다. 키오스크 안에서 달리가 살아나서 움직이고, 셀카를 찍자고 하면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방문객 개인 연락처를 입력하면 찍은 사진을 바로 문자로 전송도 해 주었습니다. 이처럼 개인화된 여러 가지 요소를 마케팅 활동에 적용시키고, 활용 범위를 확할 수 있는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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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만든 제품 중, 전자제품이 아니면서도 미국의 슈퍼마켓에서 파는 두 가지 종류의 제품이 있습니다. 하나는 ‘구글 플레이(Google Play) 카드’로 국내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기 때문에 많이들 익숙한 제품입니다. 두 번째가 바로 ‘23andme’라는 제품입니다. 제품의 외관은 하나의 키트처럼 생겼는데, 미국 슈퍼마켓 같은 곳에서 $40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매 이후에는 뚜껑을 열고, 그 안에 나오는 조그마한 키트에 침을 뱉은 후, 뚜껑을 닫고 상자를 닫아 우편함에 넣어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4주 후에 집으로 책 한권이 배송됩니다. 책을 딱 펼치면, 맨 앞에 침을 뱉은 검사자의 국적이 나옵니다. 검사자의 유전자에 어떤 국적이 섞여 있는지가 나온다는 겁니다.


한국인들이 23andme로 검사를 하면 대부분 한국인 유전자의 비중이 80% 초중반으로 높게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혼혈 비중이 낮다는 의미인데, 다른 국적을 지닌 사람들은 대부분 5~60% 비율로 나오는 경향이 큽니다. 자, 그렇다면 이 데이터는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요? 바로 이 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초 개인화에 있어서 하나의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감기 걸리시면 감기약을 어떻게 드시나요? 병원 제조약을 드시는 경우도 있겠지만, 약국에서 판매하는 범용 감기약을 먹는 경우가 흔할 겁니다.


하지만 감기약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다 같은 감기약이 아니라 A타입, B타입, C타입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감기약도 MBTI처럼 12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적용한다면 훨씬 효과가 좋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23andme를 통해 얻는 침 데이터는 개인화를 위한 기반 데이터로써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ubob slif 조용민 초개인화_09.png ▲ <사진5> 23andme 제품과 결과 값


그런데 이 데이터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했는지도 꼭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개인의 국적 데이터를 알아내는 첫 과정은 채혈로 시작됩니다. 채혈, 개인의 머리카락, 그 다음에 침으로 유저 프렌들리한 여정을 거치지 않으면 이만한 데이터가 쌓이지가 않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화된 사용자 친화적(User-friendly) 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저 프렌들리로 무장한 이후에 다시 개인화에 재 투입하는 반복된 여정(Iterative planning)이 계속 되어야 합니다. 초 개인화(Hyper-individualization)을 위한 반복적인 기획과 실행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들을 쇼핑몰을 예시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쇼핑을 할 때의 첫 여정(journey)은 무언가를 발견하고, ‘어, 저거 되게 예쁘다’ 혹은 ‘사고싶다’ 등을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도깨비’라는 드라마에서 공유가 입고 나온 코트를 봤을 때, ‘저 코트 사고 싶다’는 생각이 시작되는 순간, 고객 구매 여정도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 외에 상품 추천, 광고 등도 요인이 되긴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구매 여정은 비주얼 임팩트를 통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주얼 임팩트란 바로 이런 기능들로, <사진6> 기능으로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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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예쁜 물건이 있어서 사진을 찍습니다. 찍은 사진은 바로 업로드를 할 수 있고, 그 사진들은 구글 포토를 통해서 보실수도 있고, 여러 가지 소셜 플랫폼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을 구글 렌즈 앱을 통해 열게 되면, 해당 제품의 가격과 구매처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쇼핑몰로 바로 이동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상당히 개인화된 여정을 통해서 물건 구매가 가능해지는 변화이고, 결과적으로 검색의 필요성까지 줄어드는 것, 사진을 찍는 행위가 구매까지 이어지는 고객 구매 여정에 초 개인화를 접목하고, 이러한 과정들을 디자인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낼 수가 있다는 뜻입니다.








자,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첫째, 피보팅. 관점을 다양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그리고 둘째, Why. 우리가 초 개인화를 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중요한 것이 셋째. 충분히 User-friendly 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실은 마지막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User-friendly 관점에서 충분한지 아닌지 마지막으로 체크 한 번 해보며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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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7>은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 출장을 가면 묵는 호텔입니다. 이 호텔 베개에는 알파벳으로 무언가가 적혀 있는데, 바로 YC. 저의 이니셜입니다. 제가 호텔의 VIP라서 새겨주는 것이 아니라, 이 호텔에 묵는 모든 투숙객의 베개마다 새겨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벤트는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우선 이 호텔은 SNS 마케팅을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호텔 투숙객들이 자발적으로 베개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전략에 초 개인화를 적용함으로써 비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이는, 더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연결되는 성과가 가능한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러한 사례들을 토대로 초 개인화를 도입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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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민 대표

언바운드랩 투자총괄 대표

- 前) Google 임원
- 前) Accenture 전략컨설팅 그룹
- 前) 삼성전자 기획그룹
- 前) IBM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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