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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붓언니 Aug 05. 2018

10년차의 스타트업 입사기

쉽지 않았던, 그래서 더 신뢰가 갔던, 약 3시간의 다노 PM 면접기


은진님, 최근에 여행다녀오신 적 있으세요? 오래 같이 달리려면 너무 끌어다쓰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같이 오래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1,2차 통틀어 약 3시간 정도 면접을 봤던 것 같다.

어떤 말을 했는지, 긴장한만큼 기억도 다 나지 않지만, 분명하게 기억에 남던 대표님의 코멘트였다.


번아웃과 방황의 시간을 숨길 이유는 없었다.

어쩌다 전 직장을 퇴사하게 되었는지, 왜 발리의 우붓이라는 곳까지 가서 명상하고 요가하게 되었는지, 나의 작년의 번아웃 증상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고, 두 대표님 모두 그런 나의 과거를 공감하고 격려해주셨다. (다노에는 두 분의 대표님이 계신다. 사업 총괄과 서비스 총괄)


3시간. 서로를 알기에 짧은 시간일수도 있지만, 이 조직은 존버정신이 가득한만큼, 팀원들과 오래가는 것 또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던 면접 과정이었다.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듯, 대책없는 퇴사였지만, (상세 내용은 여기 '9년차의 번아웃,  대책없던 퇴사'에)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했었다.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면, 좀 더 오래 할 수 있을까? 덜 지치고, 더 즐겁게 고민할 수 있을까?



지인들이 그랬다. "섬네일부터 너가 반할만하네"


그러던 어느날 문득 다노라는 브랜드가 떠올랐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다면 좋은 음식과 운동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항상 뇌에 팔할은 차지하고 있는터

아, 그 다노... 거기에 운동프로그램도 있고, 음식도 좋은 거 팔고, 콘텐츠도 볼 거 많고  그랬던 거 같은데...



그리고 다노앱을 다시 깔아 이것저것 살펴보던 중, Product Management 포지션을 찾는 채용 공고를 보았다. Job Description 을 보니, 내 경험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기여할 수 있는 곳일 것 같았다.


정의하기 어려운 PM 이라는 포지션의 JD을 상세하게 적은만큼 조직 내에서 해당 포지션의 방향과 정의에 대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는 근거로 보였고, 특히 '해당 포지션은 와이어프레임 및 UI 디자인을 통한 서비스 기획 업무가 아닙니다.' 라고 기술되어 있는 부분을 보고 지원에 용기를 냈다. 나는 그 전후단계에 강점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아왔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와이어프레임을 깔끔하게 그리려고 노력하는 순간, 아....하고 숨이 막힌다. 그래서 작년 스케치도 배워보고 했지만, 점차 그냥 잘하는 것을 더 잘하려면 뭘 더 해야하지? 라는 고민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JD을 정독하고 난 뒤, 다노라는 조직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어떤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어떠한 문제를 풀고자 하는 곳인지...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나올 수 있는 다노와 관련 모든 글은 정말이지 다 읽었다.


그리고 무엇엔가 홀린 듯, 나는 지원서를 작성하고 다.




'어 여기 뭐지?' 시작부터 참 궁금한 회사였다.

경력을 뽑는데, 구글닥스에 입력해야 할 질문이 한가득이었다

정리해놓은 이력서가 있다고 쉽게 지원을 할 수 없는 서류전형 단계였다.

그만큼 긴 시간 고민하며, 나를 진지하게 돌아보며 작성했고, 운좋게 1차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1차 인터뷰에 공동 대표님 중, 사업 총괄하시는 분이 들어오시는 것 아닌가!

(1차에 대표님이라니...) 예상치못한 전개에 더욱더 긴장된 상태로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인사담당자분과 대표님의 질문은 내가 고민해왔던 모든 것을 더 잘 쏟아낼 수 있게 이끌어주는 형태였다. Q&A 라기 보다는, 대화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인터뷰 내내 꽤나 긴장했었다ㅜ)


서비스를 고민한다는 것에 정답이 어디있겠는가. 문제의 규정과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그 모든 과정의 기반은 상호 간의 소통이라고 생각하기에 (세상과도, 유저와도, 팀원간에도), 긴장감 속에서의 그 대화들이 참 좋았다.




그리고 얼마 뒤, 1차 합격을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빡세게 1차 인터뷰를 클리어하고 한숨돌렸는데, 48시간 테스트가 이어졌다. 질문은 '마이다노'라는 서비스 관련하여 총 3가지가 있었다.  (내게 왜 이러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좀 막막했었다. 나는 다노의 product 중 하나인, '마이다노'를 써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르는만큼 불안했지만, 답을 제시하기 보다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에 집중하고자, 또 서비스 경험이 없는 초심자의 view 로 일관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48시간을 full 로 채워 고민했다. 그리고 무사히 (아니 엄청 긴장하며) 2차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또한 서로 대화하듯이.








서류부터 2차까지 타이트했던 채용 과정을 거치며, 다노를 겪어보기도 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떨어진다면) 이 정도로 사람을 신중하게 (혹은 빡세게) 뽑는다면, 내가 떨어져도 화가 안 날거 같다. 단지 맞지 않는거겠지,
(붙는다면) 이 정도로 사람을 신중하게 뽑는다면,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이지만, 겁내지 않고 join 해도 되는 곳 같다.



다노의 인사 철학은 '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동료이다.' 다. 그 복지를 입사 첫 날 부터 약 4개월이 된 지금까지 하루하루 누리고 있다. 이런 복지를 제공하려고, 인터뷰는 그렇게도 빡셌나보다. 싶은 나날이다.

(이것도 이어서 하나하나의 글로 풀어 볼 예정이다. 다노 혹은 스타트업 라이프가 궁금하시다면, 기달기달. 커밍 순! 그런데 혹시 못 기다리시겠다면, 혹은 몇 개월 전의 저처럼 다노를 지금 좀 더 알고 싶으시다면 >> 다노에서 어떤 분들을 찾고 있는지 살펴보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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