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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Jun 21. 2024

좋은 인연을 놓친 그녀(feat. 연애남매 지원)

연애남매 지원

최근 나의 애정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연애남매'가 끝났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느낀 몽글몽글한 설렘과 대리만족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특히 첫인상과 다른 매력을 보여준 '재형'과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유약한 '지원'의 매력에 빠져 그들을 응원했다. 그러나 마지막 화를 3회 앞둔 시점부터 이상하게도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화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응원하던 커플의 관계가 흔들리고, 출연자들 사이의 긴장감과 불편함이 TV를 넘어 내게까지 전해졌다.



사람은 본인이 끌리는 인연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남자는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해도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게 끌리게 된다. 끌림이라는 건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은 멈추지 않는다. 아마 지원의 선택도 이 끌림에 의해 이루어졌을 것이다.


지원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제는 바다 같은 마음을 가진, 본인이 의지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라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이전과는 다른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결국 지원의 최종선택은 '바다같이 넓고 이해심 있는  해보이는 남자'를 골랐다.


지원의 이전 연애스타일을 추측건대 본인이 느끼기에 자신이 더 손해 보는 연애, 즉 자신이 더 챙겨주고 이해해야 하는 연애를 해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애 세팅값을 무의식적으로 저장했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세팅해 놓은 연애 스타일은 고스란히 현실에서도 나타난다. 그래서 눈앞에 있는 '좋은 사람'을 보지 못하고 '손해 보는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게 된 게 아닐까 싶다.  



본인의 연애에 대한 기본 세팅 값을 바꾸지 않으면 결국은 비슷한 남자만 만나게 된다. 머리로는 의지하고 싶은 남자를 만나고 싶지만 마음으로는 내가 이해해줘야만 하는 남자에게 끌리기 때문이다. 결국 남자의 진짜 알맹이를 보지 못하고 합리화를 해버린다. 연애남매 마지막 회를 보면서 느낀 건 지원은 자신이 바라는 이상형은 있지만 있는 눈은 없다는 것이었다. 쁘게 포장된 겉표지(남들에게 잘하는 것 같고, 잘 챙겨주는 것처럼 보이는)만 보고 안의 물건(사람의 진심과 진정성)보지 못하는 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원은 본인이 원하는 이상적인 사람을 눈앞에서 놓쳤다.



지금까지의 글은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적은 거기에 사람마다 의견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나 역시 내 기준의 예쁜 포장지에 홀려 사람을 판단했던 과거가 있다. 그리고 경험을 통해 느낀 건, 내가 사람 보는 눈을 바꾸지 않으면(=마음값의 세팅) 동일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원이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말로만 이런 사람 만나고 싶다고 할게 아니라, 본인의 마음부터 다시 새롭게 세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애였던 연애남매가 끝났으니 이제 금요일 저녁은 무슨 낙으로 보낼까. 그동안 대리설렘을 느꼈는데 아쉽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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