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매매의 목적 "이익"
지금 우리의 삶은 풍족하다? 풍요롭다?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엄청나게 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있는 건 확실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건이 이익을 얻기 위해 만들어졌고 덕분에 힘들게 모든 물건을 직접 만들거나 하지 않아도 우리는 쉽에 원하는 것을 값을 지불하고 얻을 수 있습니다. 원자재를 구해서 창의적인 디자인을 생각해내고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잘 만들어서 돈을 받고 판매를 하는 사회적 활동을 예나 지금이나 매매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다방면으로 확장되어 내가 사용하고 있던 물건을 팔거나 가지고 있는 권리를 팔거나 다른 사람의 주식을 빌려서 팔거나 하는 등의 수많은 형태의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컴퓨터라는 것을 봤는데 그게 16비트였는지 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어쨌든 지금은 그 당시 컴퓨터를 수십대를 연결해도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 발끝도 못 미치는 세상이라는 겁니다. 믿을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발전을 해왔고 그건 컴퓨터뿐만이 아니라 매매의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어찌 된 일인지 소비하는 행태는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발전되어 왔지만 자산을 다루는 방식은 마치 변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저축으로 일관된 방식을 교육받았습니다. 지금의 아이들은 다르겠지만 저와 같은 40대 이상의 사람들은 최근에서야 새로운 금융지식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아닌가 싶어서 적지 않은 나이에 허덕이며 지식을 습득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은행에 저축을 하면 받는 예금이자가 대략적으로 연 20%에 달했습니다. 4년만 지나도 원금의 두배가 되는 이자입니다. 50~60년대 태어난 분들은 집값이 싸서 열심히 일해서 저축하고 조금 아껴서 쓰면 쉽게 집 장만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한국전쟁 이후 70년간의 자료를 보면 실질적으로 소득 대비 집값은 1980년대가 지금 보다 높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보다 내 집을 마련하는 기간이 짧았는가를 보면 저축만 해도 고이율의 이자가 붙으니 본인들은 저축을 했는데 사실상 투자가 된 셈이죠. 아무런 지식 없이 저축만 해도 투자가 되는 시대를 살아오셨으니 귀에 못이 박히도록 자식에게 저축하고 아껴 쓰라고 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예금이율이 2%만 돼도 너도나도 예금을 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걸 보면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새삼 느낍니다. 세상이 점점 살기 힘들어지고 결혼도 출산도 포기해야 하는 시대라고 느끼는 건 급여를 모아서 원하는 걸 이룰 수 없는 시대적 박탈감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잘 생각해보면 1980년대는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지금보다 좋았다고 생각하기 힘들고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원인이 궁금해집니다. 사회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깊은 고찰은 하기 힘들지만 어쩌면 우리도 1980년대처럼 예금이자가 20% 라면 좀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원인을 확인했다 치고 예전보다 살기 힘든 세상이 됐다고 욕을 하고 아무리 좋은 날을 회상해도 우리의 미래를 바꾸려면 옛날에는 숨만 쉬어도 되던걸 이제 우리 손으로 찾아서 검증하고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는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투자는 이제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이 아니라 살려면 해야 하는 필수가 됐습니다. 40대가 돼서야 알게 된 사실은 언제나 청춘일 거 같은 시간은 엄청난 속도로 변했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거부하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퇴물이 되는 시간도 순식간에 찾아올 거라는 것입니다. 세상은 점점 살기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