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 시안 Nov 09. 2022

성대모사가 인기?

ep34

일본의 특유한 문화중 하나가 바로 ‘성대모사’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보컬리스트들의 가창을 흉내 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국내외 많은 보컬리스트들의 목소리와 창법을 흉내 내며 특징을 파악하던 시절을 지나 일본에서 와서는 언어 습득의 일환으로 대사나 광고를 따라 하다 보니, 어느 틈에 성대모사를 취미로 하고 있었다.


사실 가수들이나 성우들은 성대모사가 특기인 분들이 많다.

목소리를 다루다 보면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특징을 파악하게 되고 왠지 따라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일본에 와서는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성대모사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가수, 배우들 그 다음은 개그맨, 최근에는 정치인까지.

이후 사람이 아닌 동물들까지 하게 되며 방송에서 뭔가 특이한 것이 나오면 일단 해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일본은, 성대모사를 모노마네(モノマネ)라고 하며 전문 성대모사 개그맨들이 상당한 인기를 끌고 방송에서 하루도 보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이다.

또한 성대모사 전문공연장이 있을 정도로 성대모사가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명인, 전문인들이 주로 대상이 되는데 왜 인기가 많을까 생각해봤다.

본인이 출연하면 될 것을, 왜 타인의 흉내가 재미가 있을까?


1> 전문가 본인보다 출연료가 싼 경우가 많다.

개그맨들이 전문가, 배우들보다 싼 경우가 많다 보니 대역 효과가 있다.


2> 본인이면 하지 않을 행동, 대사를 쉽게 말하다 보니 시청자들은 그 점에 재미를 느낀다.

배우가 노래를 한다던지, 문화인이 개그를 한다던지 본인이 할 수 없거나 하지 않을 내용을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


3> 닮은 누군가가 출연하고 완성도 높은 흉내를 내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다.

성대모사가 단순한 개그 소재가 아닌, 예술적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 엄청난 시간과 연습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든다.


필자도 일본 활동이 길어지면서 개인기로 많은 성대모사를 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개그맨, 가수, 배우, 정치인 등 처음에는 목소리만 따라 하다가 이제는 대표적인 언행까지 따라 하게 되며 사석에서는 자주 쓰다 보니 알만한 사람은 필자=재미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라멘 츠케멘 보쿠 이케멘 (ラーメン、つけ麺、僕イケメン)

이라는 일본에서 유행했던 개그도 평소에 쓸 정도로 예능감이 높아졌다.

 

그러고 보면 일본의 첫 지상파 출연이 [성대모사 홍백가합전](フジテレビモノマネ紅白)였는데 취미가 재능으로 발전한 셈이다.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음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하던 결과 현재는 인간의 목소리로 성격이나 직업 특징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전문 개그맨에 비하면 필자의 성대모사 능력은 하찮은 정도지만, 가창의 방식이나 캐릭터의 이해가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뭐든 열심히 하면 쓸데없는 것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완성도가 높아지면 본인에게 새로운 형태로 나타난다.


일본에 와서는 한국에서 전혀 없던 예능감이 충만해졌다.



이전 03화 사회자(MC)로 활동을 시작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