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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노트

독서노트 : 나는 포기를 모른다(2)

2장. 한계를 정하지 마라

by CalmBeforeStorm

나는 포기를 모른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저 / 정지현 | 현대지성| 2024년 08월 23일


https://m.yes24.com/Goods/Detail/130704793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책 “나는 포기를 모른다”(원서 Be Useful : Seven tools for life) 는 그의 삶을 통해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서전적 저서입니다. 이민자로서 미국에 건너온 아놀드는 보디빌딩 챔피언, 할리우드 배우, 성공한 사업가, 환경 운동가,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그의 성공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끝없는 노력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인생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등장합니다. 아놀드는 자신의 삶에서 마주한 수많은 난관과 실패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그 과정을 통해 더 강해졌다고 설명합니다. 고난이 있을 때마다 그는 이를 극복하는 것을 즐겼고, 그 덕분에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의 독자에게 영감을 주며, 독자 스스로를 돌아보고 독려하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자기계발과 성취를 꿈꾸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 책의 내용중에 인상 깊은 문장이나 문구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 분량이 많은 관계로 나누어 업로드하겠습니다.



2장 한계를 정하지 마라


정말, 최선을 다했는가?

할리우드에서 만난 사람 중에서 나보다 더 무모하고 나보다 더 크게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 제임스 카메론뿐이다. 짐과는 거의 40년 동안 친구로 지내왔고 세 편의 영화를 함께했다. 그중 두 편인 《터미네이터 2》와 《트루 라이즈》 는 모두 개봉 당시 흥행 1위를 기록했다. 《트루 라이즈》 는 공식적으로 제작비 1억 달러를 넘긴 최초의 영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짐이 다른 누구보다 뛰어난 점은 프로젝트에 온 힘을 쏟는 능력이다. 그는 그 능력을 여러 번 증명해 보였다.


독일어에 이런 말이 있다. “벤 숀, 덴 숀Wenn schon, denn schon”. 간단히 말하자면 “무언가를 하려거든 전력을 다해서 하라”라는 뜻이다. 짐은 이 말을 삶에서 구현해낸 사람이다.


내가 그를 알아온 세월 동안 언제나 그랬다. 아마도 경력 초기에 모형 제작자와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생긴 습관인 듯하다. 알다시피 이 직업들은 무언가를 최대한 진짜 같고 현실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작업에 진정으로 헌신해야 한다. 절대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 무언가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려면 ‘적당히’는 용납될 수 없다. 반드시 완벽해야 하며, 아무리 사소한 디테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큰 것만큼이나 작은 것도 중요하다.


종아리 근육

그리고 문제의 종아리. 종아리는 가슴이나 등이나 일명 ‘해변용 근육’(이두근이나 삼각근)처럼 크고 눈에 확 띄는 근육은 아니지만, 대회 우승을 위해서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고대 그리스 조각상의 이상적 신체 비율처럼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위대한 보디빌더가 되고 싶다면 반드시 종아리 근육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종아리 근육은 우리가 걸을 때마다 큰 충격을 받는 만큼 수축 속도가 느리고 피로도 덜 느끼도록 발달한 지근遲筋, slow-twitch muscle이라 키우기가 어렵기로 유명하다. 당시 보디빌더들도 종아리 근육을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 그냥 포기하거나 잊어버리곤 했다. 바지나 운동용 양말에 가려져 있어 잊기 쉽고, 체육관 거울로도 자세히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내 종아리 근육이 충분히 크지 않다는 걸 알았다.


종아리는 기본적으로 다리의 이두근인데, 내 팔 이두근은 24인치(약 61센티미터)였지만 종아리는 그만큼 크지 않았다. 균형 잡힌 체형이 나오지 않아 미스터 올림피아 우승을 놓친다면 세계 최고의 보디빌더가 될 기회 또한 멀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걸 알고도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작은 것 하나가 커다란 비전을 망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나는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미국에 왔다. 그러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했다.


종아리 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날, 나는 운동 바지에서 다리 부분을 잘라냈다. 다른 근육을 훈련할 때도 거울에 종아리가 보일 수밖에 없도록 했다. 그리고 매일 종아리 운동을 시작했다. 전에는 마지막에 했지만, 이제는 체육관에 가자마자 종아리부터 운동했다. 카프 레이즈 머신calf raise machine에서 1,000파운드(약 454킬로그램)로 수십 번씩 했다.


일주일에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체육관에서 걸어 다닐 때마다 종아리가 눈에 들어왔고, 내 종아리 근육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경쟁자들의 시선도 끌었다. 그리고 1년 후, 미스터 올림피아 대회에서 7회 중 첫 우승을 차지했다. 복부와 종아리 운동에 열을 올린 덕분이었을까?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노력을 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우승하지 못했으리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만약 당신이 가족 중 최초로 대학에 진학한 사람이라면, 대학 생활 내내 술만 마시며 빈둥거리다가 졸업장만 받고 졸업해서는 안 된다. 대학에서 인생을 바꿀 무언가를 배우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진정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가져야 한다. 그저 졸업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겠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경찰이 되고 싶다면, 경찰 배지나 연금을 목표로 삼지 말고 경찰서장을 목표로 삼아라. 다른 이들을 도와주고 모범을 보이는 것을 지향하라. 전기기사나 자동차 정비사가 되려 한다면, 단순히 사업체를 차리는 것을 목표로 하면 안 된다. 그러면 그 이상을 배울 마음이 사라지고 경력은 쌓이지 않는다. 지역사회에 공헌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진지하게 기술을 배우고 능력을 갈고 닦아라.


가장 큰 목표가 부모가 되는 거라면, 자녀에게 돈을 쓰고 필요한 것을 제공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훌륭한 본보기가 되어 그들이 건강하고 사랑이 넘치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나아가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 스스로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무엇을 하든 간에 제대로 하라는 말이다.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는 성공을 보장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족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고통받는 건 나 자신만이 아니다. 진부하지만, 이런 격언도 있지 않은가? “달을 향해 쏴라. 빗나가더라도 별 사이로 떨어질 테니.” 누가 이 말을 했는지는 몰라도 천문학자는 아닌 게 분명하다. 요점은 이렇다. 목표를 높이 잡고 전력을 다하면, 설령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괜찮다.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어도 여전히 훌륭히 해낸 것이니까. 대학을 졸업하든, 경찰관이나 기술자가 되든, 부모가 되든, 무엇이 되었든 결국 이뤄냈을 테니까.


반대의 경우도 사실이다. 어쩌면 이게 더 중요한 진실일지 모른다. 목표를 낮게 잡으면 위대한 성취는 저절로 물 건너간다. 그저 괜찮은 수준을 넘어 최고를 향해 전력 질주할 동기, 작은 것 하나까지 세심히 신경 쓸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미스터 오스트리아나 미스터 유럽에 만족했다면, 앞톱니근의 선명함이나 종아리 근육의 크기 같은 걸 굳이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미스터 올림피아 대회에서 우승하는 일도 없었겠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그저 타이타닉호를 배경으로 한 재미난 모험 영화를 만드는 것에 만족했더라면, 어차피 관객들은 관심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찻잔 문양이나 대사 한 마디 없는 엑스트라들에게 배경 이야기 같은 건 언급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아바타》라는 걸작도 탄생하지 못했겠지.


물론 미스터 오스트리아가 되는 것이나 그런대로 재미있는 배 침몰 영화를 만드는 것도 가치 있는 목표다. 별 특별할 것 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자동차 수리점을 차리고, 보통의 부모가 되는 것 역시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꿈의 크기와 상관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필요하다면 운동복 바지 다리를 잘라버리는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결국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말 것이다.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보기에, 역경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다. 그들은 시련을 통과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꿈을 가로막는 목소리에는 이렇게 대응하라

분명 당신과 당신의 꿈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절대 안 돼”라고 단언한다. 당신에겐 그럴 능력이 없다느니,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느니 하면서 말이다. 꿈이 클수록 그런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난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기거나 누구보다 창의적이었던 이들 역시 그런 의심에 찬 목소리를 견뎌내야만 했다.

『파리 대왕』의 작가는 출판사로부터 21번이나 거절당했다. J. 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는 12번 퇴짜를 맞았다. 위대한 만화가 토드 맥팔레인은 여러 출판사에서 무려 350번이나 거절을 당했다. 앤디 워홀은 뉴욕현대미술관에 자신의 그림을 기증했다가 도로 돌려받기까지 했다! 《대부》의 제작자들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비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그를 해고했다.


U2와 마돈나 역시 수없이 거절당한 끝에야 레코드사와 계약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첫 투자금을 유치하려 할 때 7명의 투자자로부터 모두 거절당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났고, 월트 디즈니의 첫 애니메이션은 회사를 파산 직전까지 몰고 갔다.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에 5,000만 달러 인수를 제안했다가 조롱과 함께 거절당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하버드 대학에 10번이나 지원했지만 번번이 떨어졌고, KFC에 취직하려다 탈락하기도 했다. 20세기 최고의 기술혁신을 이끈 아이디어들 대부분이 처음에는 ‘똑똑한’ 사람들로부터 어리석고 비현실적이며 멍청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의심과 회의에 맞섰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앞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삶을 살다 보면 당신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 회의론자들이 당신 삶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내버려두어선 안 된다. 그들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지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들에겐 필요 없는 존재다. 그들은 자신이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만나면 두려워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일을 겁낸다. 당신처럼 용기를 내본 적이 없다. 원하는 삶에 대해 원대한 비전을 그려보고, 그걸 실현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본 적도 없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전력을 다해 본 경험이 없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고? 그들이 경험해봤다면, 절대로 당신더러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오히려 격려와 응원을 보냈을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것처럼 말이다! 회의론자들은 당신도, 당신의 꿈도 이해하지 못한다. 꿈을 좇으며 분투해본 적이 없으니까. 그러니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도대체 내가 왜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들어야 하지?” 대답은 간단하다. 들으면 안 된다. 무시해야 한다. 오히려 그 말을 새겨듣고 동기부여의 재료로 삼는 편이 더 낫다.


1975년, 마지막 미스터 올림피아 대회가 다가올 무렵 나는 여러 국가의 보디빌딩 및 피트니스 잡지 기자들은 물론 주요 매체들과도 많은 인터뷰를 했다. 모두가 동일한 질문을 두 가지 던졌다. 보디빌딩을 그만두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지. 나는 모두에게 같은 대답을 했다. 그것이 바로 진실이었으니까.


보디빌딩이라는 스포츠에서 내가 꿈꿨던 것 이상을 이루었고, 무엇보다 즐거움이야말로 내가 보디빌딩을 하는 가장 큰 이유였는데 이제는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예전처럼 즐겁지 않아 새로운 도전을 갈망한다고. 그래서 앞으로 보디빌딩은 홍보 활동 정도만 하면서 연기에 매진해 주연급 배우가 되겠다고 말이다.


그때 배우가 되겠다는 나의 포부를 듣고 10년 후의 이반 라이트만 감독처럼 “당신이 그렇게 된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라고 말해준 이는 거의 없었다. 긍정적인 반응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대부분은 코웃음을 치며 눈알을 굴리거나 대놓고 비웃었다. 카메라맨을 비롯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 웃음소리는 지금도 남아 있는 당시의 인터뷰 영상에서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화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의 의구심이 반갑기까지 했다.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는 내 말에 사람들이 비웃어주길 바랐던 것이다. 그 비웃음이야말로 나를 자극하는 원동력이 될 터였다. 나에겐 그런 자극이 꼭 필요했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그 어떤 목표든 달성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하물며 내가 주연급 영화배우가 되는 건 누구에게라도 힘든 도전이었다. 더군다나 보디빌딩 선수 출신이라니. 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두 마디 대사를 위해 매일같이 오디션을 뛰어다니는 그저 그런 단역 배우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헤라클레스 같은 전설적 인물을 연기한 레그 파크나, 악당들을 물리치는 액션 영웅 찰스 브론슨 같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초창기 캐스팅 디렉터나 제작자들은 내가 어떤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듣고는 깡패, 유흥업소 경비, 군인 배역 정도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마치 나는 그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는 듯이 “전쟁영화에는 늘 나치 장교 역할이 필요하긴 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첫 우승을 거두기 전, 골드 체육관에서 훈련할 때도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배우의 꿈을 말하자 같은 체육관에서 운동하던 한 TV 스턴트맨이 “당장이라도 《호건의 영웅들》 에 출연시켜 줄 수 있는데!”라고 했던 것이다. 물론 훌륭한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연기, 즉흥연기, 영어, 스피치, 댄스 등 다양한 수업을 받으며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나에겐 그뿐 아니라, 꿈을 가로막는 회의론자들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갈 강력한 동기부여도 필요했다.


둘째, 사람들의 의심과 조롱이 필요했던 이유는 그것이 나에게 통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이었다.

오스트리아에서의 어린 시절, 나에게 동기부여란 어떤 형태로든 부정적 강화(자동차에 시동을 걸면 시트벨트를 매라는 경고음이 울리는 것처럼,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불쾌하거나 부정적인 상황을 제거해줌으로써 그 행동을 더 많이 하도록 만드는 것 — 옮긴이)의 형태였다. 아주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은 부정적이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릴 때 인기였던 『더벅머리 페터』라는 독일 동화책에는 말 안 듣는 아이들이 끔찍한 결말을 맞아 삶 자체가 망가지는 이야기 10편이 실려 있었다.


또 내가 자란 곳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성 니콜라우스가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크람푸스와 함께 찾아온다고 했다. 커다란 뿔이 달린 악마 같은 모습의 크람푸스는 말 안 듣는 아이들을 벌하고 겁주는 역할이었다. 내가 자란 탈 같은 작은 마을에서는 성 니콜라우스 축제 때 아빠들이 크람푸스 분장을 하고 동네 아이들을 찾아다녔다. 나를 찾아온 크람푸스는 바로 아래층에 사는 아저씨였고, 우리 아버지도 크람푸스로 변장해 여러 집을 다녔다.


크람푸스와 『더벅머리 페터』는 아이들을 얌전하게 만드는 데 효과 만점이었다. 그런데 사고방식이 좀 특별한 몇몇 아이들에겐 이런 부정적 강화가 다른 결과를 낳았다. ‘착하게’ 굴게 한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곳을 향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이곳을 벗어나 더 크고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했다. 나 역시 그런 아이 중 하나였다. 어릴 때부터 부정적인 말을 들을 때마다 그걸 동기부여로 바꿔버렸다.


나에게 있어 벤치프레스로 500파운드(약 227킬로그램)를 들어 올리게 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게 절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는 거였다.


영화배우의 꿈을 이루는 지름길 역시 내 계획을 들은 사람들이 비웃으며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거였다.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서 만나는 부정적인 회의론자들을 어떻게 대할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무시할 수도 있고, 동기부여로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로, 정말 절대로 그들의 “안 돼”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내 사전에 플랜 B란 없다

마음속에 선명하고 확고한 목표로 자리 잡은 것이 있으면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버리지도, 타협하지도 않는다. 플랜 B 같은 건 없다. 내게 플랜 B란 오직 플랜 A를 성공시키는 것뿐이다.

목표를 높이 잡아야 이런 일이 가능해진다.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반대자들을 무시하고 목표에 올인해야 한다. 그럴 때 당신과 당신이 아끼는 이들에게, 세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분명히 말하지만, 위대한 성취는 결코 플랜 B에서 나오지 않는다.


진정 중요하고 인생을 바꾸는 일들은 플랜 B로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커다란 꿈에는 플랜 B가 위험할 수 있다. 플랜 B는 실패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계획이기 때문이다. 플랜 A가 목표를 향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이라면, 플랜 B는 가장 쉽고 뻔한 길을 택하는 것이다.


지름길이 있다는 걸 알고 받아들이게 되면, 상황이 조금만 힘들어져도 그쪽으로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플랜 B는 있어선 안 된다! 대안을 마련하는 순간, 당신은 회의론자들의 의심을 용인하고 동의함으로써 스스로 꿈을 축소하는 셈이다. 거기에 당신마저 자기 자신의 반대자가 되어선 곤란하다. 꿈을 좇는 여정에는 이미 반대자들로 넘쳐나는데, 굳이 한 명을 더 추가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나는 목표를 크게 잡는다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하고 베이스캠프로 내려왔을 때, 기자들이 세계 최고봉에서 바라본 풍경이 어땠는지 물었다. 그는 최고였다고 답했다. 그곳에서 아직 오르지 않은 히말라야의 또 다른 봉우리들이 보였고, 다음번엔 그 산들을 정복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고 말이다. 정상에 오르면 세상과 인생이 완전히 새로운 시야로 다가온다. 이전엔 보이지 않았던 도전들이 눈에 들어오고, 과거의 도전들도 새롭게 느껴진다. 엄청난 승리를 거둔 후엔 모든 난관이 정복 가능해 보인다. 힐러리 경도 기자들에게 밝혔듯 에베레스트 등정 후 계속해서 새로운 봉우리를 오르며 도전을 이어갔다.


나 역시 《터미네이터》와 《프레데터》의 성공에 힘입어 《트윈스》, 《유치원에 간 사나이》 등 코미디 영화에 출연해 최고 흥행 성적을 거뒀다. 미켈란젤로는 ‘다비드’ 조각상을 완성한 후에도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웅장한 르네상스 걸작 벽화를 그렸다. 일론 머스크는 페이팔 공동설립자로 거둔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통해 우주여행과 전기차 혁명을 주도했다.


꿈 하나를 이루면 더 먼 곳을, 더 세세히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지평선 너머 새로운 가능성과 자신의 잠재력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좀처럼 은퇴 후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 대부분 계속해서 한계를 뚫고 더 큰 꿈을 좇아간다. 어려운 일을 해내고 뿌듯함을 맛본 순간을 떠올려보라. 그 후 당신은 도전을 멈췄는가? 아마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성공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었을 테니까. 위대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다음 도전이 이전의 최고 성취를 뛰어넘지 못할 수도 있다. 히트곡이 하나뿐인 스타, 걸작이 한 권뿐인 작가, 대작 한 편으로 이름을 날린 감독이 많듯이 말이다. 그래도 그들은 꿈꾸고 노력하길 멈추지 않는다. “한 번 성공했으니 이젠 됐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한 원하는 삶과 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목표를 높이 세우고 이뤄내면 우리는 분명 달라진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그 기분은 중독성마저 있었다. 한계란 오직 내 마음 안에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장벽을 뚫고 새 길을 개척하는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잠재력의 위대함을 일깨운다. 이 영향력 또한 엄청나다. 내가 큰 꿈을 이루면 다른 이들의 꿈도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니까.


1953년 5월 29일,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마침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기 전까지 32년 동안 9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들의 쾌거 이후 불과 3년 만에 스위스 출신의 산악인 4명이 다시 정상을 답파했다. 최초 등정까지32년이 걸렸지만, 그 후 32년간 무려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뒤를 이어 성공했다. 힐러리 등정 하루 전, 캐나다 출신 역도선수 더그 헵번은 세계 최초로 벤치프레스 500파운드(약 227킬로그램)을 들어 올렸다. 그때까지 수십 년간 벤치프레스 500파운드는 신화에 가까운 기록이었다. 그러나 새 기록이 수립된 지 10년도 안 돼 브루노 삼마르티노가 565파운드(약 256킬로그램)로 헵번의 위업을 뛰어넘었다. 나 역시 525파운드(약 238킬로그램)를 들어본 적 있다. 이후 신기록은 수차례 경신돼, 현재는 750파운드(약 340킬로그램)를 훌쩍 넘어선다.


내 삶에서도 이런 과정이 있었다. 내가 떠나기 전까진 오스트리아에서 미국행을 감행하는 이가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독일의 공장으로 일하러 가거나, 좀 모험을 즐기는 이들이 런던에 취직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내가 미스터 올림피아를 연이어 석권하고 《코난》 에 출연한 후로는 LA 곳곳에서 오스트리아인과 독일인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들은 한때 내가 레그 파크의 기사에 매료됐듯, 이제는 나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미국 피트니스 업계나 영화계에 진출하고자 건너왔다. 어느새 내가 그들에게 미국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 셈이 되었고, 그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그 길을 걸어갔다.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일 정도로 커다란 목표를 세우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 목표에 전력을 다해 반드시 성공하고야 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지켜보는 이들에게도 강렬한 영감을 준다.


그들조차 알지 못했던 잠재력을 마법처럼 해방해준다. 꿈을 갖고 노력하면 못할 게 없다는 교훈을 남기는 것이다. 레그 파크는 영국의 작은 공업 도시 출신으로 미스터 유니버스이자 영화배우가 됐다. 내가 못 할 이유가 있을까? 수백만 유럽 이민자들은 꿈과 여행 가방만 가지고 신대륙에 건너가 원하는 삶을 살았다.


내가 못 할 이유가 있을까? 로널드 레이건은 영화배우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변신했다. 내가 못 할 이유가 있을까? 내가 이 모든 것을 해냈는데, 당신이라고 못 할 이유가 있을까? 물론 내가 약간 미쳤다는 건 인정한다. 무슨 일을 하든 평범하게 하지 않으니까. 꿈도 평범하진 않다. 아무리 큰 위험이 따르더라도 거대한 목표와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나는 뭘 하든 크게 한다. 보디빌더 시절에는 하루에 두 차례, 4~5시간씩 훈련에 매달렸다. 배우가 되어서는 도박 수준의 블록버스터 영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치인으로서 첫 임무이자 유일한 과제는 세계 6위 규모의 경제 시스템을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었다(캘리포니아주의 2022년 명목 GDP는 약 3조 6천억 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크며, 국가별 순위로 포함한다면 2022년 기준으로 세계 5위에 해당한다 — 편집주). 자선사업가로는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주력해왔다. 병든 지구를 치유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나는 목표를 크게 잡는다. 가끔은 호기심이 든다. 목표를 크게 세우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만약 내 꿈이 작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오스트리아에 남아 아버지처럼 경찰이 되었다면? 보디빌딩을 하지 않았거나 천직이 아닌 그냥 취미로만 즐겼다면? 영화 제작진이 권유한 대로 이름을 바꿨다면, 영화배우의 꿈을 고백했을 때 기자들의 조롱에 마음이 흔들렸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로 만족했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잘 모르겠다. 알고 싶지도 않다.


목표를 낮게 잡고, 전력투구하지 않고, 다른 이들의 의견에 좌우되며 사는 것 자체가 나에겐 느리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난 절대 그런 삶을 원치 않는다. 당신도 그래야 한다. 왜 어중간한 목표를 세우는가? 온 힘을 다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기도 전에 왜 ‘그런대로 괜찮은’ 정도에서 타협하는가? 어차피 잃을 것도 없지 않은가?


목표를 높이 설정한다고 해서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종이와 펜을 들고 자신의 비전을 적어보라. 그리고 지운 뒤 배로 키워 다시 써 보라. 더 힘들었는가? 크게 생각하는 건 작게 생각하는 것보다 전혀 어렵지 않다. 다만 스스로에게 과감한 목표 설정을 허락하는 게 어려울 뿐이다. 크게 잡아보라고 내가 허락하겠다. 아니, 어쩌면 명령이다.


인생의 목표와 비전을 세우는 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아갈 때, 모르는 사이에 다른 이들이 따라올 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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