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에서 본심을 본 날

일기처럼

by 눈 비 그리고 바람

그간 힘겹게 쌓아 올렸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여기가 좋고, 여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하루하루를 버텨오던 날들이 스쳐 지나간다.


말도 안 되는 일에도 나의 예민함을 들먹이며,

그럴 수도 있다고, 단지 일시적인 것이라며

나를 먼저 탓해왔던 내가 바보였다.


항상 회사를 먼저 생각했고,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일만 해왔다.

나에 안위는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아팠나 보다.


난 나를 버리며 인정이란 것을 쌓아 왔다.

그것이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것 마냥,

지금 나에 존재를 알량한 인정과 맞바꾸었다.


그것이 사회생활이고,

누군가를 위해 보태는 삶만이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한 일이라 생각했다.

최소한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누구는 열 번 실수하고도

끝에 한번 제대로 하면 칭찬을 받는다 하는데,

나는 수십 번을 제대로 하고도 칭찬 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다.

원래 그렇게 하는 사람처럼,

인정은 더 큰 기대를 바랄 뿐이었다.


결국에 터져버린 실수는, 실수가 아니라

지나친 기대에서 오는 부작용이었다.


일을 맡겼던 사람도 실망감이 크겠지만

일을 그르친 당사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끝없이 밀려오는 미안함과, 죄책감에

한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로

당신들이 생각했던 '나'라는 존재는 무엇이었나?

건전지가 없어도 알아서 움직이는

호구와 착함 그 어딘가를 헤매는 소모품이었나?


보통은

박수 칠 때 떠난다 하지만,

박수조차 받을 기회가 없다면

그냥 떠나야 함이 맞겠지.


난 너희처럼 뒤통수는 치지 않을 거다.

항상 실실 웃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겠지만,

뒤돌아서면 그 누구보다 독한 마음으로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부재에 묵직함을 한껏 느낄 수 있게

다시 또 최선을 다하며 살아 볼 거다.

그날만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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