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눈 비 그리고 바람 Sep 16. 2022
머릿속은 오로지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과거에 내가 했던 행동을 무한정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과거로, 더 과거로, 이상한 점이 생각날 때까지 돌려본다.
나는 과거를 되짚으며 현재를 자책하는 것이 가장 싫다. 과거에 사는 것도 아니고, 현재를 사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과거 어떤 날을 회상하며 걷는 걸음은,
나만 퇴보하는 걸음이었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전화,
나에게 하는 농담들과 대화들이 귀로 들려온다.
애써 대화하고 있지만 지금에 나는 내가 아니다.
영혼 없이 말하는 내 모습이
영상 지원이 되는 것을 왜일까
나에게 다가오지 말았으면,
다가오더라도 제발 말을 걸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주문을 외워본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바람일 뿐.
그렇게만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감정이 태도가 되는 그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더라.
지금껏 살면서
내가 누군가에 가슴에 대못을 박았던 순간은
생각 없이 대답할 때였고,
누군가에게 가슴을 후벼 팠던 것도
감정에 휩싸여 내뱉은 무심한 한 단어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면,
내 머릿속은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잠식당하게 두면 안 되는 거다.
어딘가 책에서 봤다.
감정이 태도가 되면 안된다고.
감정은 감정대로 놓이는 것이지
태도 위에 포개어지면 안 되는 것이랬다.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다.
100번을 제대로 살아도,
101번째 저지른 실수 한방으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음을 아는 것.
억울하지만 그것이 인생이더라.
그래서
인생에 평타란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