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자주 그려준다.
삐뚤빼뚤한 윤곽을 따라가다 보면
팔도 보이고 다리도 보이고 얼굴도 보인다.
잘 보면 손가락도 보인다.
이제는 제법 사람 같다.
얼마 전부터 가슴 중앙에다
하트를 넣기 시작했다.
귀엽고 자그마한 빨간색 하트다.
왜 빨간색 하트를
사람 중앙에 그렸는지 물어보면,
사람에게 있어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단다.
마음의 색은 본디 빨간색이라 한다.
심장처럼 말이다.
난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이해를 잘하지 못하자
아이의 얼굴은 금세
답답함으로 굳어갔다.
아빠는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그 자리에서 6살 아이의 철학을
한참 동안 들어야 했다.
마지막에 아빠 알겠냐는 질문에
그냥 안다 그랬다.
그래
6살짜리 꼬마도 알더라.
마음이 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가장 중요하기에 빨간색이라고
몸에 상처가 나면 피가 난다.
피가 가진 색상은 빨간색이다.
꼭 상처의 위치를 말하는 것 같고
치료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것 같다.
얼마 전 TV에서 본 적 있다.
몸에 난 상처와 마음에 난 상처가
느끼는 고통은 달라도 결이 같다한다.
단지
몸에난 상처는 통점의 위치가 명확하고
마음에 난 상처는 통점이 없기에
막연하게 아프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가슴에 있다면,
만약에 그렇다면
통점도 가슴에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괴로움, 서운함, 공포, 흥분, 분노, 슬픔,
사랑, 아련, 걱정, 행복,,,
이런 감정의 시작은 모두
가슴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가슴에서부터 눈물이 올라왔고
가슴에서부터 아려왔으니깐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어떤 감정 뒤에는
어김없이 가슴에서 반응했다.
딸아이 말처럼
정말로 마음이 가슴에 있어서일까?
딸아이는 벌써부터
마음에 상처가 나고 아무는 과정을
수없이 겪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하는 것을 보니
나까지 마음이 아파왔다.
딸아이가
안 아팠으면 하면서도
지금부터 꾸준히 아무는 과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아파서 죽을 것 같은 그런 날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
넘어질지언정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쩌면 이것이 부모의 마음일지도.
딸에게 한 수 배웠던 어느 날
몇 자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