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행복입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거짓말을 하지 못해요
정직하다 못해, 직설적이고
고집스럽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아무리 티를 내지 않으려 해도
티가 나지 않을 수 없죠.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없으면 또 보고 싶고.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도 몰라요.
인간은 감정의 동물인 만큼
때로는 그 감정 자체가
삶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목적이 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그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내어 놓으면
서로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죠.
우리는 가끔씩 집착과 사랑을
혼동하는 것 같아요.
나는 사랑해서 하는 행동인데
상대의 입장에서는 집착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집착과 사랑은 상대를 좋아하는
감정에서 시작하는 것은 같지만,
결이 다른 것 같아요.
집착은
나와 네가 모든 것이 같아야 한다는
시선을 내포하고 있어요.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감정의 일방통행 이자, 통보라 할 수 있죠.
사랑은
서로의 보폭을 인정하고
서로의 속도에 맞춰가며,
같은 곳을 걸어간다는 생각이 드는 것.
서로의 존재가 존재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
사랑은 이런 것이라 생각해요.
살다 보니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정말로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대신해서 내가 희생할 수도 있는
그런 순간이 온다면,
집착은 얼씬도 할 수 없다는 것을요.
누군가를 사랑해야 하고 사랑한다면
조금만 떨어져 걸어보세요.
아무 말 없이 말이죠.
그렇게 같이 걷다 보면
서로에 보폭이 같아지고
서로에 속도가 같아지며
서로의 호흡이 같아지는
순간이 올 거예요
그때 살며시 손을 잡으면 되는 거예요.
지금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불안하지 않아요.
길 끝에 걸려있는 샛노란 노을이 가고 나면
어떤 추위와 어둠이 닥쳐올지 모르지만,
불안하지 않아요.
서로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지 않아도
따뜻하게 잡은 두 손은
같은 곳을 보고, 같은 속도로, 같은 거리를
유지하며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