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멀미가 심한 편이다. 몸뚱이가 움직이는 방향과 시각이 맞지 않으면 나타나는 증상이라 한다는데 멀미가 주는 고통은 수십 년을 살아온 지금까지도 받아들이기 힘들게 다가온다.
요즘은 밖에 나가더라도 할 수 있는 게 생각 말고는 별로 없다. 집에서만 하던 생각을 밖으로 까지 가지고 나왔더니 새로운 감각이 생겨 난 듯했다. 내가 생각했던 삶에 방향과 현실에서의 나약함에 차이가 발생하며 나타나는 답답함은 실로 멀미보다 더 참기 힘든 것이었다. 분명 자기가 운전하는 차는 멀미가 없다 했는데 내 의지로 살아가는 삶에는 멀미라는 것이 존재했던 것이다.
창문만 열면 쓰멀쓰멀 들어오는 매스꺼운 미세먼지들, 밖에서는 콧등부터 축축하게 적셔오는 마스크를 얼굴에다 붙이고 다녀야 했고,피해 가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까지 뭐하나 내 맘대로 되는 게 없는 듯했다.
답답한 마음에 잠이라도 청해보려 했지만 머릿속을 휘감는 오만가지 근심들과 스트레스들, 무심한 듯 울어대는 핸드폰 진동소리가 다시금 나를 현실세계로 데려올 뿐이다.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곳이 없다는 생각에 차라리 꿈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맘 편했다.
우리는 멀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생각과 오감이 가지는 방향이 같으면 괜찮다 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SNS나 TV를 통해 반 강제적 관종이 되어버린 우리들은 목표만 지나치게 높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이상만을 쫓다 보니 꿈을 실현할 방법을 잊어버린 듯했다. 금수저로 태어나 건물주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 차 있다면 어디에 무엇을 하든 멀미가 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너무나 높은 계단을 한 번에 올라가려고 하지는 말자. 가까이 쉽게 이룰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당장에 부끄럽다면 이불속이라도 괜찮다. 이불 속이 캄캄하다는 것과 답답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그리고 이런 이불을 걷어내면 영롱한 빛이 세어 나오는 반쯤 열여 있는 문이 있다는 것과, 그 문 너머로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있다는 것 그것 자체만 기억해도 첫걸음을 내디딘 것과다름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