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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 비 그리고 바람 Dec 30. 2021

내 삶에 멀미가 생기는 이유

삶에 지쳐버린 당신에게 바칩니다.

나는 멀미가 심한 편이다. 몸뚱이가 움직이는 방향과 시각이 맞지 않으면 나타나는 증상이라 한다는데 멀미가 주는 고통은 수십 년을 살아온 지금까지도 받아들이기 힘들게 다가온다.


요즘은 밖에 나가더라도 할 수 있는 게 생각 말고는 별로 없다. 집에서만 하던 생각을 밖으로 까지 가지고 나왔더니 새로운 감각이 생겨 난 듯했다. 내가 생각했던 삶에 방향과 현실에서의 나약함에 차이가 발생하며 나타나는 답답함은 실로 멀미보다 더 참기 힘든 것이었다. 분명 자기가 운전하는 차는 멀미가 없다 했는데 내 의지로 살아가는 삶에는 멀미라는 것이 존재했던 것이다.


창문만 열면 쓰멀쓰멀 들어오는 매스꺼운 미세먼지들, 밖에서는 콧등부터 축축하게 적셔오는 마스크를 얼굴에다 붙이고 다녀야 했고, 피해 가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까지 뭐하나 내 맘대로 되는 게 없는 듯했다.


답답한 마음에 잠이라도 청해보려 했지만 머릿속을 휘감는 오만가지 근심들과 스트레스들, 무심한 듯 울어대는 핸드폰 진동소리가 다시금 나를 현실세계로 데려올 뿐이다.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곳이 없다는 생각에 차라리 꿈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맘 편했다.


우리는 멀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생각과 오감이 가지는 방향이 같으면 괜찮다 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SNS나 TV를 통해 반 강제적 관종이 되어버린 우리들은 목표만 지나치게 높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이상만을 쫓다 보니 꿈을 실현할 방법을 잊어버린 듯했다. 금수저로 태어나 건물주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 차 있다면 어디에 무엇을 하든 멀미가 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너무나 높은 계단을 한 번에 올라가려고 하지는 말자. 가까이 쉽게 이룰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당장에 부끄럽다면 이불속이라도 괜찮다. 이불 속이 캄캄하다는 것과 답답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그리고 이런 이불을 걷어내면 영롱한 빛이 세어 나오는 반쯤 열여 있는 문이 있다는 것과, 그 문 너머로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있다는 것 그것 자체만 기억해도 첫걸음을 내디딘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삶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은 직선이 아니라 한없이 구불구불하다.


너무 먼 곳을 바라보며 걷는다면 이상과 현실은 괴리감에  넘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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