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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 비 그리고 바람 May 08. 2022

비움에서 시작되는 행복

 주변 정리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머릿속 정리 또한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한다. 언젠가는 쓸 것 같다는 이유로 버리지 못하고, 다시는 찾지 못할 그 어딘가에다 구겨 넣는다. 다시 필요한 상황은 잘 오지 않을뿐더러 설령 온다 하더라도 어디 있는지 찾지를 못하거나 어렴풋한 기억에 끝자락만을 쫓느라 더 피곤 해질 뿐이다.


안 쓰는 물건이 있다면 다음을 기약하기보다, 과감히 버리는 편이 났다. 흙속에 진주가 찾기 어려운 이유는 흙이 너무 많아서 인 것이지, 진주가 적어서만은 아닌 것처럼,,, 이렇듯 쓸모없는 것을 버리다 보면, 종국에는 자신이 필요한 것만 남게 된다. 이는 곧 꼭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것들을 바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버림을 통해 주변이 간단해지고, 간단함은 애써 찾음이란 행동을 예방해 준다.


머릿속 생각들도 마찬가지이다. 조금이라도 좋았던, 좋아질 법한 여지가 남아 있던 감정에 조각들을 다음을 위해, 찾지도 못할 아주 깊은 곳에 남겨둔다. 언젠가는 지금에 감정과 고스란히 이어 붙여질 연결에 고리들을 상상하며 말이다. 이런 깊숙한 기억 속에 감정에 찌꺼기들이 가득하게 되면 오감이 미치는 영역까지 넘쳐흘러 현실에 느끼는 감정에까지 영향을 주더라. 잠을 자도 개운치 않은 생각들로 뒤척이고, 쉬어도 쉬는 것 같지 못한 이유는 결국 생각이 많기 때문인 것이다.


과거를 걱정해 본들, 지금 우리 삶은 바뀌지 않으며  후회만 남아 머릿속을 부패시킨다.


미래를 걱정해 본들, 불안감만 남아 지금껏 잘 쌓아두었던 의지마저 꺾이는 듯하다.




버림이라는 것은 사용할 것과 사용하지 않을 것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것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앞으로를 위해 사용할 것, 생각할 것이란 가능성이 단 1%만 되어도 남겨야 할 것으로 오판하고 있기에, 당신에 머릿속과 집은 99%에 찌꺼기와 1%에 헛된 희망으로 가득한 것이다.


지금 그냥 버려보자, 지금 쓰고 있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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