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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chu Dec 20. 2021

2021 올해의 책 -하반기 결산-

내년에 볼 책 고르시는데 참고하세요

상반기 결산에 이어서. 역시 제목만 적기도 힘들었다. 관심이 있으시면 따로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최소 독후감이라는걸 적는 행위를 한 책들을 대상으로 했고, 그럴 가치조차 없었던 책들은 아예 기록조차 안했음.


마킹한 애들은 독후감 써놓은 거랑 별개로...  해 넘어가기 전에 다시한번 리뷰해보고 싶어서 간단한 소감을 따로 기록한 것임.

노란색 3점

파란색 2점

연두색 1점


주황색 : 올해의 책


7월

피에 젖은 땅

스탈린 치하에서 죽어간 러시아 사람들의 이야기. 되게 안타까웠던건 사람들이 죽었다는건 역사 하나가, 고통받은 가족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긴데, 책 전체에서 죽은 사람들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다는, 이학적인 입장에서 잔인함을 설명하고 있었던게 이입이 잘 안됐다.


들어라 와다쓰미의 소리를

읽고 있는게 참 고통스러웠던 책. 2차대전에 카미가제 항공기 탔던 학도병들의 유서겸 편지들을 모은 책이었다. 훈련병들 이름이랑, 사망 사인을 적고 있었는데 태반이 훈련중에 죽었더라. 참… 국민을 이런식으로 소모할 생각을 했다는게 너무나 놀랍고 기가막혔는데, 마침 이책 읽을 때가 도쿄 올림픽 오픈할때라서 기분이 더 찝찝하더라고 ㅋ.


수런거리는 유산들

올해의 책 5.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망이후, 홀로된 외동딸이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두사람의 연애편지를 통해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에 어떤 경로로 만나게 되었는가를 기술하고 있다. 책 초반에는 유품들을 정리하면서 대대로 내려오던 물건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처분해야될지 힘들어 하다가, 작가라서 버리거나 팔아버리고 책으로 부모님의 유산을 남기기로 했다는 지점이 참 멋있어 보였다.


바이러스의 위협

소니아 샤. 바디헌트를 재밌게 봤던 기억때문에 계속 기억하고 있었던 작가. 이자 기자의 책. 감염병 시대에 그 위협을 경고하는 책이었는데, 마침 이책 읽을때 인도에서 발원한 델타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고통받기 시작하던 시기였고, 어째서 인도에서 바이러스가 그렇게 퍼져나갈수 있었는가? 인도 의료기술이 뛰어난데 비해 치료비용은 부유국보다 싸서 자국민보다 외국 환자들이 인도의 영리병원에 방문하는경우가 무척 많은데, 이런 서비스를 통해 감염병 확산이 용이했다는 기록을 보고 있자니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8월

나는 아우슈비츠의 약사입니다.

흔히 나치는 다 처벌받았고 2차대전은 끝났고 독일은 영원히 반성하고 있고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라고 알려져 있으나.. 딱히 그러지도 않더라, 항상 최상위 고위층은 그런거 상관없이 능구렁이처럼 쓱싹 잘 빠져나갔으니… 이 책의 주인공인 빅토르 카페시우스는 정말 그런 삶을 살았다. 재판? 그런거 잘 넘어갈수 있었던거 보면서, 그리고 그 딸들이 아버지의 공로로 생화학 분야에서 약학 분야에서 유능한 재원으로 생활하는걸 보면서 박근혜가 자기 아버지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추억하는, 그거랑 똑같은 모습을 보게 되서 좀 얼어붙게 되더라.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산업안전 보건에 관한 책인데, 얼핏 제목만 봐서는 ‘우리아기한테 위험한 화학물질 가까이 하지 않게 해줘요!’ 하는 책처럼 만들어져 있었던게 아쉬웠던 책. 독성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유해물질이 뭔지 좀 디테일 하게 알게 되서 좋았다. 보통 환경유해요소로 인한 피해는 ‘일반인’ 을 대상으로 벌어졌을때 미디어에서 조명해주는데, 실제 그 물질로 인한 피해를 겪을수밖에 없는 작업장 노동자들을 잘 살피는게, 그게 참 이렇게 말해서 안됐다만 탄광속 카나리아를 무시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반성했던 책.


공기의 연금술

질소비료를 만들어 낸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 이야기. 식량난에 시달리던 인류를 질소비료로 구한 대단한 사람들임에는 분명한데, 이사람들이 개발한 기술 덕에 2차대전 홀로코스트때 수많은 사람들을 쉽게 죽일수 있는 치클론B가 생산될수 있었다는게… 참 어디나 양이 있으면 그만큼의 음이 있구나… 싶어서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다 질소비료를 통해 식량 증산이 가능하게 되니까 결국 인간이 폭증했고, 그로 인한 환경오염이 가속화되고…. 이런거 생각하니 균형을 이루면서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어려운건가.. 인간의 본능적인 욕심(자손을 낳아 세대를 번성시킨다)을 유용하게 실현하게 하는 기술이 얼마나 인류를 처참하게 만들수 있는가? 뭐 그런 생각을 했네


김홍모 만화. 세월호 의인이었던 김동호 선생님의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정부의 조치가 부족하고, 굉장히… 슬프고 힘들게 살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으나, 국가의 책임 어쩌구를 따지고 슬퍼하고 분노하기보다.. 아, 이게 바로 트라우마구나. 트라우마의 전형적인 예를 이렇게 적나라하게 볼수 있는 책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봤었네.


뿐뿐 캐릭터 도감 전염병, 세균, 면역

3권 한방에 리뷰. 작년에 전염병이 어떤식으로 인류를 타격해 왔는가? 에 대한 좀 긴 책을 봤다면 올해 전염병 책으로 탑 주자면 이거 세개 꼽고 싶다. 영유아용인데 영유아들은 못알아먹어(…)걍 나같은 교양기초 1도 없는 사람들한테 이해하기 쉽게 설명된 전염병, 세균, 면역 책임. 음,… 전염병은 작년에 디지게 많이봐서 뭔 말인지 거의 알아먹었는데 세균… 이거는 마이크로 바이옴 이야기 나오는 부분에서 ??? 됐고, 면역은 책을 여섯번을 읽어도 뭔 말인지 ??? 되었음(…)그래도 전혀 모르는거보단 낫겠지. 좋은책임.


작물의 고향

니콜라이 바빌로프를 존경했던 한상기 박사의 책. 아프리카로 가서 카사바 종자를 개량해서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을 살린, 식량난을 해결한 놀라운 업적을 가진 한국인이다. 애들은 많이 알테지만 난 이 책으로 처음 알았네. 방통대 교재 출판하는 에피스메데에서 제목이 눈에 띄길래 읽어봤는데, 와… 좀 나중에 읽었던 바빌로프에 대한 책보다 이 책에서 작물의 분류방식을 지역별로 나눈거 본거 너무나 영양가 있었다. 


전염성 질병의 진화

뭐 오래 살다보면 전염병이랑도 더불어 살겠지. 그 과정에서 희생을 줄이기 위한 인류의 적극적 개입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었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감염병은 열대성 질병들인데, 북반구 사람들은 열대성 질병에 대해 대체적으로 무관심한게…. 음… 하여튼 그런 지점이 걸리더라. 그리고 그렇게 적극적인 인류의 개입은 결국 프리츠 하버의 질소비료나, 한상기 박사의 개량 카사바처럼 자연이 만들고자 했던 균형을 깨트리고 인류의 욕심을 실현하기 위해 자연을 착취하는 모양을 이루게 되고, 그 결과는 치명적 감염병으로 돌아오니… 뭐 그런 생각을 했네. 


냄새의 심리학

베티나 파우제. 코로나로 인한 후유증이 후각마비라고 하는데, 후각이 인간의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연구한 학자라고 한다. 흔히 상한 음식을 먹거나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만 알려져 있는데 후각마비로 인한 감각상실이 사회성의 둔화및, 감정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자료들을 많이 제시하고있다. 아마 코로나로 후각 마비된 사람들 회복되는데 어떤식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가? 에 대해 자문을 많이 받았.. 이 아니라. 죽어가는 사람들도 수습하기 정신없는데 뭐… 허허허. 


정글

완전 대놓고 빨갱이 책 ㅋㅋㅋ 소개받은 계기는 소시지 공장의 비위생적인 햄가공 공정을 통해 미 fda 설립이 이루어졌다는걸 듣고 뭔 식품위생 책인가… 했는데 러시아의 건장한 노동자가 미국으로 이민와서 하류 노동자로 전전하다가 혁명가가 되는 이야기였다. 미국 사회에서도 이런 책이 출판될수 있었다는게 재밌기도 했다만, 책을 읽은 감상으로 ‘소세지 더러운거 먹기 싫어’ 를 써놓은 사람들이 있었던게 충격적이라서 기억남.


쉽게 쓴 후성유전학

생존자 카페에 딴 한단락으로 나왔던 ‘후성유전학’ 에 대한걸 더 알아보고 싶어서 읽었던 책인데, 과연 쉽게 잘 설명되어 있었다. 유전학이 사람의 기질과 인생을 전부 결정하는건 아니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전으로 인한 영향이 후대에까지 미친다는 증거들이 이렇게 분명하고 교양서적으로까지 나오는데…. 참 우성학은 멍청한 짓이었지만 그걸 통해 이런 연구들도 가능했던거겠지 싶은 씁쓸한 생각이 들었음


슬럼 지구를 뒤덮다

주거 취약지 끝판왕이 슬럼이지. 근데 거기도 사람이 산다. 놀랬던건 작가가 전 세계의 ‘슬럼가’ 에 대한 인사이트가 상당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코로나 전이었으니 (07년) 직접 다녀보면서 그런 공간들이 어떤식으로 생성되고 유지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근데… 집중해서 보게 됐던건 하층민 노동자들의 삶이었다. 평생을 일해도 그렇게 살다가 죽고 자기 운명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그런 슬럼의 삶에 대해서 참 답답한 마음으로 봤네.


언캐니밸리

실리콘밸리서 일했던 비개발자 여성의 팩션. 소설이라고 하는데 되게 팩션처럼 느껴지더라 ㅋㅋ. 이 책을 추천하신 분께서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여성주의’ 가 묻은 기술책이라고 좋아하셨던거 같은데, 음~~ 별로? 성별이 중요한게 아니라 얘가 타고난 계급에 대해서 더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 실리콘 밸리에도 슬럼가가 있고, 그 사람들을 대하는 시선이 참… 유한계급의 자녀로서 불쌍한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사회운동을 하고싶어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었던게 (실제로는 뭐 한거 없고 문제의식만 가지는걸 기술하고 있음) 그게 더 웃기고 재밌었다.


9월

디지털 중독자들

인터넷 중독에 대해 연구한다면 다들 비웃으면서 ‘누구나 그정도는 하잖아요? 업무때문에 안쓰는 사람도 없는데’ 하면서 비웃는걸 알면서도 꾸준히 인터넷, 온라인게임등의 중독 현상에 대해 진지하게 경고하는 책을 쓰셨다는 지점이 너무 대단해 보였다. 나의 인터넷 의존도에 대해 반성도 했고(흑흑) 한국은 스타1에 디아2때문에 진로가 개판이 된 사람들이 많았는데, 미국에선 와우 클래식때 그렇게 인생 망해버린 사람들이 많았나 보더라. 그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온라인 mmo게임들이 가지는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있긴했는데, 지금시선으로 보면 그거도 좀 트랜드엔 뒤쳐져 있지. 지금은 모바일 게임에 불법 사행성 게임 중독으로 인한 문제(한국이야기다)에 어떻게 개입해야 될지 곤혹스런 상태니까 말이여.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화장품의 주요 고객은 여성인데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는 메인 연구원들은 남자들이네? 자기들이 쓸거도 아닌데 뭐 적당히 얼마나 괜찮은걸 만들었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2000년데 초반에 출판된 이 책은 겨우 피부에 바르는거로 뭔 문제가 생길까? 싶었던 화장품이 이렇게까지 위험할수 있었는지를 고발한 두 여성이 쓴 책이다. 참 감사하긴 했지만, 이 두분의 이후 진로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부분이 더 걱정되더라.


맹신자들

정글 읽으면서 혁명가가 되었던 유르기스의 삶이 어째 그렇게 될수밖에 없었는가를 잘 이해할수 있었던 책. 뭐 소설속 인물이긴 하지만(…) 이 책을 쓴 에릭 호퍼는 정규교육을 받은적이 없는데도 이렇게까지 세상을 보는 방식이 깊을수가 있는가? 하면서 학계의 조명을 받았던 작가라고 하더라. 그 인사이트의 깊이는 뒤로하고, 사회서비스나 캠페인을 할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상업성을 띤 캠페인에 이런 책 보고 적용해보려고 하면 망할것이니 하지 마라) 참고가 되는 부분이 참 많았다.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레벤스보른 프로젝트. 생전 처음 들어본 이야기였는데, 2차 대전시기의 만행이 아직 청산되지 않았고,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이 아직도 이렇게나 많은가… 싶은걸 목도하게 되서 놀랍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했다. 책에 등장하는 수기는 실제고, 레벤스보른의 참혹함에 대해서 많은것을 배울수 있어서 좋았다. 카페시우스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어영부영 넘어간거도 놀라웠는데, 저자인 에리카 마코트가 자신의 기록에 대해 독일 정부에 자료요청을 해도 어영부영 씹고 느적느적 처리를 안해주고 대충 말해줘서 고통받은 이력을 보고 있자니, 참 실소가 ….

그리고 이 레벤스보른 차일드를 토대로 한 인디게임도 있다길래 호다닥 해봤는데…. 책이 훨씬 나았고, 게임끝나고 나서 찾아간 후원 사이트에선 탈레반과 IS로 인해 태어난 아기들의 삶이 레벤스보른 차일드 시즌2가 되지 않게 해달라는 메세지에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이었다. ㅠㅠ.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731부대 이야기

인간의 증명이랑 마루타란 책을 통해 잔혹함만 부각되고 실제 얘들이 뭘 했는지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뭐 그랬는데, 당시 참전했던 군인들중에 양심적인 의사가 ‘다시는 인류에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는 양심고백과 함께 자료들을 모아서 세상을 향해 던지는 절박하고 간절한 목소리란 느낌이들었던 책이었다. 731부대가 세균전을 위해 페스트 벼륙을 키웠다는건 알았는데, 그 폭탄 만든다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환경통제가 제대로 안되다보니 동네 사람들이 페스트로 죽어간 기록이랑 그 피해자들의 수기가 실려 있었던게 제일 참혹했다. 당연히 그랬겠지. 근데 그 피해에 대해서 일본은 얼마나 사과를하고 보상을 제대로 했던가? ㅎㅎ. 


우리의 적들은 시스템을 알고 있다

알고리즘이 만들어준 닫힌 세계에서 얼마나 쉽게 호도당할수 있는지를, 그리고 그것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고도화 하기위한 작업은 예전부터 계속되어 왔으며 지금 최고로 그걸 활용해다 돈벌이 하고 있다는걸 고발한 책. 참 재밌는게 이 책 읽고 얼마 안되 몇달 뒤에 페이스북에서 청소년에게 악영향이 있는것이 분명한 자사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록을 숨기고 있다가 내부고발자한테 털려서 정말 씁쓸한 기분이 되긴 했네.


청부과학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랑 연결해서 읽어보기 좋은 책이었다. 저 책이 산업안전 보건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처참한 지경에 이르지 않기 위해 애쓴 책이라면 이 책은 그러한 처참한 노동환경을 돈벌이 하려고 모른척한 기업과, 그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제품방어’ 시스템이 어떤식으로 동작하는지를 고발하고 있다. 정말 혀를 내두르지 않을수 없는 솜씨와… 그 제품방어 기록에 대해 보고 있자면 지금도 이런식으로 뭐가 뭔지 모르고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노동자들은 돈을 받는 대신 얼마나 중요한것을 잃고 있는지 제대로 알 길이 요원하겠구나… 그런생각이 들어서 참 기가막혔음.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

아이리스 장. 일본 우익들한테 괴롭힘 당해서 자살한 중국인. 참… 난징대학살에 대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피해사례들을 책으로 낸건데도 이렇게 집요하게 괴롭혀서 자살하게 만들었단게 일단 끔찍했고…. 아이리스장이 이 책을 쓸수 있게한 사람이 ‘존라베’ 란 사람이란걸 알게된건 좋았는데, 당대 존라베가 난징의 쉰들러 리스트가 될수 있었던건 독일 나치당원이었기 때문이라는게… 근데 뭐 저 시기에 나치당원 아닌 독일인은 존재하기 어려웠던게 현실이기도 하니… 참 역사의 복잡성과 다양성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할수 있었네.


해피엔딩 : 우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기자였다가 소중한 사람의 죽음 이후로 ‘존엄한 죽음’ 에 대한 강연을 위해 여러방면으로 애쓰시게된 선생님의 책. 관훈클럽 간부? 쯤 되시는거 같은데, 그 이력으로 사회 유력인사들을 만나 유력인사들의 사망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죽음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인식전환을 하기 위해 노력하신 티가 역력히 나더라. 유력인사가 그렇게 죽었다고 하면 왠지 ‘나도 저래야지’ 하고 싶어하는 양반들이 있다는걸 잘 알고 계시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음 ㅋ


10월

세상이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

제목만 보면 아동학대에 관한 책인거 같은데, 정신장애를 가진 부모 아래 태어나 성장한 자녀들(아들들)이 심리치료사를 찾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은걸 모은 책이다. 저자의 오빠는 정신과 의사였는데 자살을 했고, 책의 띠지는 ‘조현병 자녀들의 이야기’ 라고 하는데, 실상은 다양한 정신병을 가진 부모아래 자란 아들들의 이야기가 메인이라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음. 정신병은 어디까지나 정도의 문제라고 그러잖어? 나의 가족력에도 모친이 양극성 장애로 추정되는 문제를 가진상태로 자녀들을 양육했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참 그런 부모 아래 자란 자녀들의 수기가 남이야기 같지 않아서 고통스러워서 읽기 힘들었네.


결핍의 경제학

사람이 쪼들릴때 어째서 그렇게 어리석은 선택을 쉽게 하는지에 대해 쓰고 있었던 책. 긴축경제가 나라의 경제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일단 사회복지 관련 예산을 줄여버리니까) 실제 사례들에 대해 분석한 책 봤던게 뭐 개인 단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는게 암담하더라. 음… 근데 이렇게 그렇게 취약계층을 위해서 재원을 허수로 늘려놓는걸 뭐 복지라고 입터는 새끼들 있더라. 그거 아닙니다…


가볍게 읽는 유기화학/무기화학

화학에 대해 전혀. 정말 교양1도 없었고 배운적도 없어서 독성학.. 그니까 유해물질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감각할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기초를 쉽게 써준 책이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게 읽었네. 문과는 화학1,2 둘다 안배워서 정말 여기서 나온 개념들이 너무나 생소했고 잘 받아들여 지지도 않아서 공부에는 정말 때가 있는가보구나…싶었다(….)


기다림

김금숙 작가의 책, 만화고 읽기 쉽다. 분명히 픽션인데, 되게 실제 있었던 일인것 처럼 느껴지게 작품구성을 잘 해놓으셨더라. 코로나로 가족 친지들을 만나는 빈도를 최소화하고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힘들었는데, 60년이 넘도록 가족친지를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의 고통은 얼마나 지독할까? 그런걸 생각해봐서 그런가 이 책 보면서 줄줄 울었네ㅠㅠ. 


기다림 보고 나서 작가의 다른 책들도 보고 싶어서 읽었다. 이옥선 할머니 이야기를 만화책으로 만든건데, 풀-이옥선 할머니 이야기- 하고 부제를 붙히지 않았던게 아쉬웠다. 할머니가 안 원하셨던걸까? 책을 쓰기위해 할머니 만나러 방문하고 그런 과정에서 일어난 인간 관계 역동에 대해서도 볼수 있었는데, 사람을 존중하면서 만나 관계를 쌓는다는건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슬로우 데스

유해물질을 오래도록 이용했을때 인체가 어떤식으로 영향을 받는지를 실제로 경험하면서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프탈레이트가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난 이책 이제서야 봤고, 그 덕에 집에서 쓰던 커피머신 치워버렸다. 넘나 신기하게도 그거 치우고 나니까 오랜세월 고통스러웠던 변비가 사라지더라고 -_-. 저자는 멀쩡하고 건강하면 이정도는 인체가 다 걸러내서 항상성을 유지하게 만든다. 라고 기술하고 있지만 신장이나 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수도 있겠구나.. 뭐 그리고 오래써서 좋을거도 없지않겠어? 뭐가 안좋은지 알면 최대한 피하고 안쓰는게 맞다.


실명의 이유

메탄올을 이용해서 휴대폰 부품을 세척하다 눈이 멀어버린 청춘들의 이야기. 문밖의 사람들, 이란 만화책을 보고 그 만화의 토대가 되었다는 책이 있단걸 알게되서 찾아봤는다. 이 사건으로 자동차 워셔액을 에탄올을 쓰게됐다는게…. 참 피해자들의 사연은 뒤로하고 ‘나의 안위’ 에 집중해서 화학물질을 불안하게 느끼게된 대중의 움직임이 딱 탄광속 카나리아로 이 사람들 이용한거 같단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안타깝게 느껴졌던건 유사사례 피해자라를 찾는다는 말에도 반응했던 젊은이가 채 10명이 안됐다는거였다. 시력을 잃은 상태에선 확실히 정보에 취약해질수밖에 없으니, 그리고 공장 단기 노동자로 일했던 사람들의 사회적 계층을 생각하면 지지체계가 취약했을거고, 그래서 피해자를 찾는다고 해도 정보를 전달받을 길이 요원했겠네.. 이런게 그려져서 속상했다. 아! 그리고 이소프로필 알콜도 이젠 손소독용으로 안쓰더라. 그거 오래도록 쓰다가 태아한테 손상이 유전되서 선천성 장애로 태어난 케이스가 법원에서 인정됐다고 그래서…. 뭐 그거만이겠냐 ㅋㅋ 수도 없겠지.


11월

슬픈미나마타

메틸수은 중독 피해를 입은 미나마타 마을 이야기. 소설이긴 하지만 실제 기록이기도 한 책이라고 했다. ‘슬픈’ 이 아니지요. 이건 분명히 기업의 잘못이다. 시골이다보니, 고양이들이랑 같은 병으로 사람들이 아프기 시작한 뒤에 신의 저주라고 생각해서 굿하고 뭐 치성드리고 그러다가… 연구자들이 ‘이상하네’ 하고 마을로 들어와서 유사증상을 겪는 사람들을 동물 실험하듯 치료비 무료란 미끼로 도시로 데려가는거에 거부할수도 없이 그냥 따라나설수밖에 없었던 하층민의 삶이 너무나 처참하게 느껴져서 슬프더라. 근데 미나마타에서 일어난 이런 기업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한 피해에 대해 당사자가 아닌 일본인들은 ‘안됐네요, 근데 그런다고 스크라이크 (시위)를 일으키다니 부적절해요’ 하는 반응을 보였다는게… 참 일본 정치경제가 지금 이꼴 된게 어째서인지 아주 잘 알겠고 그랬다.  어이없었던건 이 책읽고 얼마 되지 않아서 한국에서도 유해물질을 기업에서 몰래 방출해왔고 그 양이 어마어마 했다는거였는데, 그로 인한 피해사례 집계는 어떤식으로 이루어졌을까? 뭐… 한국만 그러겠냐. 개도국에서 사는, 그니까 상대적으로 환경오염이 덜한 지역의 주민들이 겪는 피해는 그 시절 미나마타의 주민들이 경험하고 있는 피해와 별반 다를게 없을것 같다.


인류학자의 과거여행

구술사 연구자의 기록. ‘빨갱이 마을의 역사’ 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참 위험한 연구를 하셨구나;; 싶어서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충청도 어드메에 있다는 마을 가서 조사한거라고 하는데, 실제 그 동네 이름은 말 안하면서 한국의 모스크바, 라는 표현을 몇번 하신거보니, 사람들한테 알음알음으로 들어서 쉬쉬하긴 했지만 서로들은 다 알고 있었던, 그런 ‘말로 옮겨진 소문들’ 의 실체를 찾아가 연구한 것이려니 싶었다. 실제 당사자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그 후손이 부모대의 독립운동 자료를 찾아 유공자 인정을 해달라 요청하였으나, 빨갱이 집안이라 그런가 그거 거절당했다는게… 참 대한민국 그런 나라였구나 싶어서 씁쓸하더라고 ㅋ.


시선의 폭력

장애아 돌보는 가족이 겪게되는 고통의 기록. 아마 장애인을 돌보는 부모나 보호자들을 상담하는 사람이 그들의 고통을 자꾸만 오래도록 들어주다가 내가 죽겠어서 각색해서 출판한 책 아니려나, 하는 느낌 많이 들었던 책. 참 극단적이다만, 이런 책 보고 있자면 기형아 검사같은거 왜 하는지 이해가 되버리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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