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미야게 과자 이야기 (1)

[프라하의 도쿄바나나 -오미야게 과자로 일본을 선물하다] 본문 중에서

by UCI

##본 포스팅은 '프라하의 도쿄바나나 -오미야게 과자로 일본을 선물하다'(따비, 2018) 본문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책에 다 담지 못한 사진들을 내용과 함께 소개합니다.



오미야게. ‘お’를 빼고 한자만 읽으면 ‘토산’이다. 토산은 어떤 지방에서 특유하게 나는 물건을 뜻한다. 언뜻 듣기에는 특산품처럼 한 지방을 대표하는 생산물을 가리키는 듯하다.


하마마츠_하마마츠역 오미야게 소개 광고판.JPG 하마마쓰역의 하마마쓰 오미야게 매장 광고판


하지만 일본어 ‘오미야게’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일본 다이지린大辞林(일본어사전) 제3판에 따르면, ‘오미야게’는 ‘미야게土産’를 정중하게 표현한 단어다. 그렇다면 ‘미야게’는 뭘까?


일본대백과전서日本大百科全書는 이렇게 설명한다.


여행지에서 가져온 물건 또는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할 때 가지고 가는 물건을 뜻한다.

원래 미야케宮笥라고 표기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래는 신사 참배를 위해 방문한 여행지에서 받은 부적, 엔기모노縁起物(길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물건), 신사 인근 지역의 특산품 등을 가리킨다.

참배한 신사의 신이 내린 은혜를 공유하기 위해 이들 물건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준 데서 비롯됐다.


요컨대 ‘오미야게’라는 단어에는 지역 특산품이라는 뜻에 선물이라는 뉘앙스가 더해져 있다.


오늘날에는 신사 참배만이 아니라 여행이나 출장으로 방문한 타지에서 사 온 물건을 가까운 이들에게 선물하는 풍습으로 굳어졌다.


교토_마치야_기온 시라카와6.JPG 교토 오미야게 과자 쇼핑백을 손에 들고 가는 교토의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타지에 사는 지인이나 친척을 방문할 때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특산물을 선물하는 것도 오미야게에 속한다.


-본문 17~18p 중에서




자초지종을 들은 야스는 “재밌는 소재”라며, 대뜸 “일본 사람 생각을 말해주고 싶으니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라고 말했다. 계획에 없던 현지 취중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Q. 일본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왜 오미야게 과자를 사는지, 우선 그게 궁금해.
A. 오미야게 과자를 사 가는 경우는 무척 다양한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다른 사람의 집이나 회사를 방문할 때야. 일본에서는 타인 영역에 들어가는 게 실례라고 생각하거든. 다른 사람의 공간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온恩(은혜)’을 입는다고 여기지. 그래서 아무리 친한 친구의 집을 방문하더라도 빈손으로 가지 않아. 작은 선물이라도 사서 그 ‘온’을 돌려주는 ‘온가에시恩返し’를 해야 마음이 편해져.
Q. ‘온가에시’를 위해서라는 말이지. 그럼 많고 많은 물건 중에 하필 과자를 오미야게로 사 가는 이유는 뭐야?
A. 일본에서는 남녀노소 대부분 과자를 좋아하니까.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른데, 과자는 그나마 취향 차이를 덜 타는 편이잖아?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걸 고르기 쉽지. 지역 특산품이니 특별함도 있고. 그러니 오미야게로 줬을 때 다른 물건보다 만족도가 높을 거라고 기대하는 거야. 가격도 적당하니까 서로 부담 가질 일 없어서 좋고.


온가에시. 일본인의 인간관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표현이다.


사전적으로는 ‘신세를 진 사람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우리말로 치면 ‘보은報恩’과 일맥상통한다.


누군가에게 사소한 것이라도 은혜를 입으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일본인의 인간관계 관리 방식이다.


도쿄바나나_서브브랜드_하트2.JPG 도쿄역 오미야게 쇼핑매장에 진열된 도쿄바나나 하트 박스들


미국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Ruth Benedict가 일본 문화와 일본인의 습성에 관해 쓴 책, 《국화와 칼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1946)에도 ‘온가에시’가 언급된다.


베네딕트는 일본인의 사회적 결합이나 유대관계를 지탱하는 조직 원리가 온가에시에 있다고 주장했다.


-본문 22~23p 중에서




<프라하의 도쿄바나나>

책 정보 더 보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프라하의 도쿄바나나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