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오키나와> 5월 1일 발간
16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일본의 오키나와현.
총면적은 2,271km², 인구는 144만여 명인, 타이완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한 열도입니다.
그중에서도 나하국제공항이 있는 본섬에 오키나와 주민의 약 90%가 몰려 살고 있죠.
본섬의 면적만 놓고 보면 1,207km²로, 서울(605km²)의 2배 정도가 되는데요.
국제공항이 있어 외국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이 바로 이 본섬입니다.
그런데 일본 본토에서도 멀리 떨어진 이 작은 섬을 찾는 연간 관광객 수가 무려 1,000만 명에 이릅니다.
외국인 관광객만 해도 연간 300만 명이라니, 놀라운데요.
한국의 대표적 휴양섬인 제주도의 외국인 관광객이 122만 명인 점을 생각하면(제주도의 면적이 약 1,850km²로 더 넓죠), 관광산업 면에선 참 부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국내외를 막론하고 외지에서 여행자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 당연히 기념품도 많이 팝니다.
오키나와의 기념품 쇼핑 품목이라 하면, 우선 시사シーサー를 들 수 있는데요.
요즘 기념품으로 만든 건 귀여운 모양새가 많은데, 원래 시사는 오키나와의 마을 어귀나 가옥의 지붕, 대문 등에 장식되어 있는, 사자 형상을 한 상상 속의 괴수 조각상입니다.
참고로 오키나와의 시사는 보통 암수 한쌍을 놓게 마련입니다.
입을 벌린 것이 수컷, 입을 다문 것이 암컷인데, 기념품 상점에 놓인 것들도 한쌍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키나와의 옛 왕국인 류큐의 기록에 최초로 남아 있는 시사는 1689년에 본섬 남부의 마을 도모리富盛에 조성된 것인데요.
동네에 화재가 끊이지 않자 풍수사의 조언에 따라 세운 것입니다.
돌로 만든 이 시사 석상은 지금도 남아 있는데, 1945년 오키나와전 당시 치열한 전투 와중에 군데군데 총탄 자국이 생겨 구멍이 뚫려 있긴 하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시사는 이처럼 액운이나 화재를 막기 위해 세워진 사자상입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형태의 해태(해치)가 있죠.
경복궁 광화문 앞에서 늠름하게 자리를 지키는 해치 석상도 궁궐이 화마에 시달리지 않도록 기원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액운을 막아주는 수호동물로 한국의 해치나 오키나와의 시사 같은 조각상을 세우는 건 동양의 건축문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중국에서도 예로부터 궁이나 가옥 앞에 사자 석상을 세워두는데, 일각에선 이집트의 스핑크스가 동양으로 전래되면서(그리스, 로마제국 등 서양 건축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러한 문화가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키나와는 류큐 왕국이 건국된 13~14세기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조공·책봉질서에 편입되며 명나라와 청나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요.
특히 지역적으로 가까운 중국 남부의 문화가 유입되면서 류큐 문화의 근간을 이루었습니다.
시사도 그러한 교류 속에서 오키나와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특히 중국 남부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사자 석상의 형태적 특징이 오키나와의 시사에 많이 남아 있다고 하네요.
참고로, 류큐왕국이 건국 초기에 조공을 바친 국가로는 명나라 이외에도 고려와 조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류큐 초기에는 고려나 조선의 문물도 유입됐는데, 실제로 옛 궁궐터에서 고려 장인이 만들었다고 적힌 기와 조각이 발굴되기도 했죠.
어쨌든 근대에 일제에 강제로 편입돼 일본의 영토가 되었음에도, 오키나와에는 시사 이외에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은 흔적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요.
식문화도 그렇습니다.
오늘날 오키나와의 향토음식으로 꼽히며 관광객들이 자주 접하게 되는 오키나와 소바나 라후테 같은 음식의 기원도 중국 음식에 있는데요.
이처럼 수백 년에 걸쳐 정치와 외교의 영향으로 탄생한 오키나와의 독특한 식문화와 대표적 향토음식들, 그리고 사연 많은 오키나와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백 년 식당 등 현지의 대표적 노포들을 찾아다니며 주인장과 요리사들을 취재해 담은 생생한 내용은, 5월 1일 발간한 <레트로 오키나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 여행길에 부담 없이 들고 가서, 전통과 역사를 지닌 맛집들을 방문하시고 그 특별한 맛과 분위기를 오롯이 감상하실 때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책 사이즈도 앙증맞은 판형입니다.
오키나와로 여행 가실 계획이 있다면, <레트로 오키나와>가 더욱 맛있게 여행을 즐기실 수 있도록 유용한 동반자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
신간 <레트로 오키나와>는 1912년 세워진 백 년 식당 '나하야'에서부터 1972년에 문을 연 '오크 레스토랑'까지, 오랜 세월 오키나와 현지인들에게 사랑받아온 8곳의 식당과 그곳에서 맛볼 수 있는 역사적인 음식들을 3가지 시대적 키워드로 분류해 소개합니다.
"중국, 일본, 미국 등 여러 나라에 휘둘리며 다사다난했던 오키나와 역사는 음식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때문에 오키나와에서는 '일본이지만 일본식은 아닌' 독특한 음식들을 여럿 맛볼 수 있다. 얽히고설켰던 역사만큼이나 이것저것 뒤섞인 오키나와 음식은 어떤 면에서는 다국적 음식처럼 보이기도 하고, 거꾸로 무국적 음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본문 중에서
오키나와의 사연 있는 식문화와 노포 스토리에 곁들여 현지에서 촬영한, 꼭 가볼 만한 아름다운 명소들의 풍경 사진들도 담았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