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션 SEAN Sep 15. 2020

[칼럼] The FAKE NEWS

가짜뉴스다.


법적 대응하겠다.


요즈음 참 많이들 쓰는 말이다. 언젠가 태평양 너머의 누군가가 'Fake News'를 언급한 이후, 그걸 옮긴 가짜뉴스라는 표현이 한창 인기몰이중이다. 가짜뉴스, 속칭 찌라시는 시대를 막론하고 골칫거리가 아닌 적 없지만,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진영의 진실공방이 현 정치권의 최대 이슈인 만큼, 분위기 정말 제대로 탄 것 같다.

이미 불거진 사건들인 만큼 그 불길이 순간에 잠재워질 일은 없겠지만, 지나치게 다툼을 위한 다툼이 되고 있는 건 아닌가는 걱정도 든다. 민주정에서 다채로운 의견이 오가는 정쟁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그 주축이 진실 공방에만 한정된 지금의 상황은 어쩐지 깨림칙한 기분이 든다.


말이 좋아 진실공방이지, 한쪽에서는 명백히 거짓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 대상이 개인이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끝이겠지만, 어느 쪽이 됐던 한쪽 여론을 등에 업고 있는 어느 진영의 몰락은, 그 지지자들의 정치 효능감을 상실하게 한다. 그리고 그때는 정말 싸움을 위한 싸움이 될 뿐이다.


여론의 눈이라 할 수 있는 미디어에서도 연일 보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 정말 무엇이 있는지는 사실상 일반 대중은 알 수 없다. 그저 여러 매체들을 통해 전해지는, 믿고 싶은 쪽의 목소리를 빌려 지지 세력을 응원할 뿐이다. 모든 게 파헤쳐지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아직 잘못한 건 아닌 거니까.


이러한 대중의 자기중심적 왜곡은 비판적 시각을 흐리게 한다. 어느 국회의원의 발언처럼 실제로 '개돼지'의 모양새가 되어가는 것이다. 다양한 층위의 의견들이 오갈 수 있는 안건을 가지고 다투면, 설령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더라도, 그 과정에서 적어도 서로의 입장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적인 진실공방은 그렇지 않다. 한쪽의 과잉된 환희와 다른 쪽의 쓰라린 아픔만 남길뿐이다.


아무리 법적으로 보장된 다툼이라지만, 싸움도 싸울만한 걸 가지고 싸움답게 해야 한다. 국민들은 겨우 애들 말장난 따위나 보자고 그들을 국회로 보낸 게 아니다. 그런 개싸움은 일상에도 만연해 있다. 자신들이 과연 누구를 위해, 왜, 이 싸움을 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이다. 만약 그 답이 너무 쉽게 나온다면, 당신들은 이미 만용을 부리고 있는 걸 테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칼럼] 인간의 한계는 누가 짓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