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난 비주류 인생을 사는 괴짜인 것 같다. (그렇긴 해도 언젠가는 대기만성의 전형이 되고 싶다.) 이렇게 스스로를 낮추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같은 출발선에 놓이는 것만 같다. 유체이탈한 나는 정답이라는 목적지에 누가 먼저 도착하는가를 감시하고, 뒤떨어진 나를 보며 한숨을 내쉰다. 겸손일지도 홍대병일지도 모르는 나의 자기객관화는 정답 앞에서 괜히 쭈뼛대는 소심함에서 비롯된다. 나는 정답을 신뢰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다.
어릴 적부터 경험하고, 생각하고, 계획하고,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다. 학업, 우정, 사랑, 꿈에 관해 옳은 답을 고르려 애썼던 기억들은 뿌옇기만 하다. 적확한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는데도, 안락하지만 어딘가에 갇힌 기분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틀린 답일지도 모르면서 과감했던 순간들은 청명히 살아 있으며 떠올리면 자연스레 웃음 짓게 된다.
정답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였다. 정답이 되고 싶어 정답을 고르는데 능숙한 사람처럼 살아본 적도 있다. 그러나 돌연 나에게 정답이 맞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지만 정답 같은 문장을 쓰고 싶진 않다. 조금 비틀거리고 삐걱거리는 문장에서 진심이 느껴지게 하고 싶다. 특히 틀림은 실패가 아니라 나다움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전환의 카타르시스에 항복한다. 어떤 주제든 정답을 단정 짓는 것보다 그 안의 감정, 맥락, 모순을 파고드는 것이 이리도 재밌는 걸 어떡하나. 이 글은 정답일까? 운 좋게 중복 처리가 될 수도 있고, 부분 점수를 받을 수도 있으려나. 모르겠다. 나에게 정답은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