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가 잘 맞지 않는 우리 집 문을 소개할게. 입주하고 한동안 택배가 끊이지 않다 보니 어쩌다 무신경하게 닫은 문에서 요란하게 소리가 나더라. 삐빅삐빅 삐빅삐빅. 다행히 문 자체나 경첩이 망가진 건 아니었어. 미묘하게 문틀이 들뜨거나 완충재 두께가 조금 과해서 자연 낙하로 닫히지 않는 것 같아. 아마 집주인이나 이전 세입자가 완충재나 고무패치를 설치한 거 같아. 오히려 조용하고 외풍도 막아줘서 단열에 도움 될 거 같다 싶어. 문을 닫을 때, 안쪽에선 손잡이를 안쪽으로 힘주어 닫고, 바깥에선 문을 지그시 누른 채로 1~2초 정도 기다리면 돼. 띠리링, 잘 닫혔다고 도어록에서 이렇게 소리가 날 거야.
첫 방문인 손님들은 아무래도 문의 성질을 몰라 입장부터 애를 먹는다.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아 경고음을 내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나와 도어록을 번갈아보며, 한 손에는 마음의 크기만큼 묵직한 집들이 선물을 든 채 놀란 눈이다. ‘나 뭐 잘못한 건가?’ ‘이 상황 뭐야?’ 어엿한 집주인의 말투로 ‘아 그건 말이지’하며 친절히 문에 대해 설명하는 나는 괜스레 어른이 된 것 같다. 그들도 묘한 감정을 느꼈는지 ‘방금 되게 집주인 다웠어’라고 말하며 함께 웃는다. 그 뒤로 재방문할 때에 다시 한번 묘한 변화가 일어난다. 내가 알려준 방법대로 능숙하게 문을 닫고서는 이 집에 익숙해진 사실을 뿌듯해한다. 물건의 위치, 주인의 접객모드, 조금은 까탈스럽지만 작은 규칙들에 적응해간다. 내가 주인이라는 게 멋쩍다가도 기분 좋은 것처럼, 그들도 어색하면서도 이 소꿉놀이 같은 상황에 재미를 느낀다. 세월은 자라나 청년이 된 아이들이 여전히 정답게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문을 똑바로 닫게 되어 자랑스러운 손님들을 보며 나는 그 모습을 귀여워한다. 나의 독립을 걱정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이 마침내 나의 보금자리에 놀러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초대해 주어서 고맙고 기뻐. 나도 너의 공간이 익숙해지고 있어. 너와 함께하는 시간이 뜻깊고 행복해. 난 너의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