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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듣는 트레이너

by 움직임 여행자

지도자일수록 여러 수업을 들어봐야 한다. 특히, 전문가의 길로 들어갈수록 더 그렇다. 어느 순간부터 내 말이 맞다고 느끼는 순간이 온다면, 사실 그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지도자로서도 그렇고, 오롯한 나로서도 그렇다.


새롭고 어려운 움직임을 경험하면서 겸손함을 느껴야 한다. 또, 여러 관점을 경험하며 공감해 보아야 한다.


어느 수업이든 배울 점이 있다. 최근에 재밌게 듣고 있는 그리드 트레이닝과 요가 수업이 있다. 그리드 트레이닝은 대형 헬스장 GX 프로그램에 포함된, 작은 F45 같은 느낌이다.


선생님이 당일 프로그램을 얼마나 숙지했는지는, 프로그램이 적혀 있는 보드판을 보는 횟수로 알 수 있다. 시범을 보여주시는 움직임을 보면, 이 운동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나아가, 외국인인 우리에게 한국어로 설명해 주시는 친절한 선생님, 종종 한국 음악을 틀어 주시며 우리를 봐주시는 선생님들이 참 인상적이고 감사하다.


또, 최근에 듣는 요가 선생님은 요가만 하지 않는다. 크로스핏과 웨이트 등의 다양한 움직임을 즐기신다. 그것이 본인이 진행하는 수업에서 느껴진다. 자신만의 고유한 색으로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핸즈온을 해주실 때 힘이 느껴진다. 색다른 재미였다. 그리고 얼마나 핸즈온을 해주시는지, 얼마나 시간을 써주려고 하시는지는 실제 수업에서 그대로 전해진다. 정해진 시간을 넘어설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수업 후 여유가 있으면 늘 대화를 나누었던 나와 아내의 수업이, 반대 입장이 되어보니 정말 좋은 것이었음을 더 깊이 느낀다.


무튼, 지도자일수록 더 배우며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말을 이야기하기보단, 나의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지도자의 가장 강력한 카리스마는 당신의 말이 아닌, 당신이 보여주는 행동과 마음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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