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한 삶으로

by 움직임 여행자

No Car, No House. 요즘 친구들을 만날 때, 유쾌하게 말하기 위해 하는 말들이다. 차도 없고 집도 없다는… 그렇게 한국에 와선 차도 없고 집도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카들이 살고 있는 친동생네서 작은 방에 얹혀 살고 있다. 작게나마 월세를 내면서… 그리고 차도 없다.


지금의 모토는 “검소한 삶”이다. 검소함을 다시 말하면 가벼움이다. 검소함은 가벼울 수 있다. 가볍게 움직이며 쉽게 선택할 수 있고, 또 그 가벼움으로 여러 무거웠던 관계들도 자연스럽게 정리된 것 같다.


가지고 있는 것이 짐처럼 느껴진다는 도반 선생님의 말을 이제는 공감한다. 지금의 나는 가지고 있는 것들이 짐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하면 더 버릴 수 있을지, 가벼워질 수 있을지 고민한다. 아직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맡긴 짐들을 다 찾지도 못했고, 정리도 못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것들이 없어도 지금 아주 즐겁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아무것도 필요 없다.


그리고 자동차도 그렇다. 어딜 가든 차로 10분이지만, 걸어서는 40분이 걸리는 파주에선 특히나 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회원님들에게 “하루에 5000보는 걸으셔야죠”라고 안내드렸던 나 역시도 그렇게 걷지를 않고 있었다. 그러다 무릎이 아팠고 뭐 그렇다. 무튼, 내가 뭘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나 하는 마음이 들어 살짝 분했다. 그 분한 마음으로 2대나 있던 차를 없애버렸고 열심히 걸었다. 무릎이 아프든 말든 그냥 걸었다. 다행히 그렇게 걸으며 땀을 흘리니 좋아졌고, 좀 더 나아가 큰 여행 배낭에 포유짐 운동복과 수건을 담아 메고 다니며 40분 거리를 걸어 출퇴근했다. 이제는 달릴 수 있다. 다 가벼움 덕분이지 않나 싶다.


또, 출퇴근하며 하늘을 보고 걷는 시간이 나에게는 참 소중하다. 그때 혼자만의 생각도 하고, 이런저런 결정도 한다. 반가운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하기도 하고,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듣기도 한다. 무튼, 생각보다 걸을 때 일을 많이 해서 거리의 사무실 같은 느낌이다.


친구들도 검소한 친구들이 좋은 요즘이다. 최근에는 다른 도반 선생님도 차를 파셨다는 소식을 전해 주셨다. 드디어 차 없는 동지가 생긴 것이다. 반가운 마음이었고, 서로 검소함이라는 단어로 몇 시간을 이야기 나누기도 했다.


반대로, 검소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느리고 열심히 살 것 같지 않은, 세월아 네월아 같은 느낌이 들지만,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일하며 검소하다고 해서 돈 공부를 멀리하는 것도 아니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나름 부동산과 주식도 하고 비트코인도 하고 있다. 더 가볍게 잘 살기 위해서 열심히 돈 공부를 한다. 돈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내가 생각하는 진짜 검소한 삶을 살 수 없으니까.


무튼, 지금은 검소한 일상을 열심히 보내고 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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