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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Jul 26. 2020

사운드(아트)씬에 대한 소회

나는 어떤 목소리를 더 낼 수 있을까.

2010년 초반 즈음이었던 것 같다.

소리 자체를 탐구하는 작가분들을 많이 접하면서 현대미술-미디어아트-사운드(아트)의 지형도를 그릴 수 있게 된 게. 그때 어떤 작가분과의 대화 속에서 어렴풋하게 사운드(아트)씬에 대한 울화(?) 같은 걸 느꼈었었다. 머리로는 이해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내가 작업을 해보니까 알겠더라.
아, 이런 부분에서 답답함을 느끼셨겠구나. 활동 초기인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힘드셨을까. 미술관들이 사운드(아트)를 대하는 태도는 아직도 이렇구나. 어떤 관계자들은 심지어 (대중)음악과, 매체로서의 소리를 구분해내지도 못하는구나. 이래서 사운드아트라는 총칭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작업 형식과 담론을 구축하려고 하셨던 거구나. 이제야 이해가 되더라.  


그와 동시에, 1세대 작가분들의 여러 발화들이 떠오르면서 아, 그들은 그만큼 소리자체를 애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간극을 줄이기 위해선, 이해관계자들의 낯선 소리에 대한 선의와 호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는 주체적으로 소리를 들어내려는 시도를 통해서 소리에 대한 자신의 해상도를 키워갈 필요가 있다고 자주 말하는데, 이게 단기간에 형성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사고실험을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사운드를 시각예술로 치환해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다.


당신이 추상작가의 작업을 보고 어떠한 맥락이나 메시지를 읽어낼 수 없다면, 작가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것 같은가?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그려 달라고 주문할 것인가? 특정 담론으로 바라볼 것인가? 새로운 담론을 만들 것인가? 그러한 담론이 없다면? 그다음에 해야 할 것들은 너무 자명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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