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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Jul 29. 2020

Richard Wright 그리고 Pink Floyd

핑크 플로이드의 키보디스트 리처드 라이트

각종 핑크 플로이드 채널에서 28일이 릭 라이트의 생일이었다고 안내하길래

오랜만에 좋아하는 그의 음악들을 꺼내들음. 

https://en.wikipedia.org/wiki/Richard_Wright_(musician)

https://ko.wikipedia.org/wiki/%EB%A6%AC%EC%B2%98%EB%93%9C_%EB%9D%BC%EC%9D%B4%ED%8A%B8_(%EC%9D%8C%EC%95%85%EA%B0%80)

2008년에는 정말 핑크 플로이드 전집만 하루 종일 들었던 것 같음. 

그리고 그해 추석에 릭 라이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음. 

'아 이제 핑크 플로이드의 온전한(?)재결합은 물 건너갔구나'하는 아쉬움과 상실감이 아직도 기억이 남. 


Last Pink Floyd Reunion - Live 8 2005 - Full HD.

https://youtu.be/ikDEHygZzlI

13년도에 올린 영상인데 last reunion이라고 못 박아놓음 ㅋㅋㅋ

이때 이후로 투어에 거액의 금액을 제안했느니 재결합 어쩌고 말이 참 많았는데

여하튼 저때가 Syd Barrett을 제외한 모두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됨. 

이후에 영감님들은 사이가 좋았다가 나빴다가, 공식적인 석상에서도 만났다가 안 만났다가 하면서 열심히 지지고 볶음.

로저 워터스는 여전히 거만하고 의기양양한 태도를 인터뷰나 작업활동에서 보여주고, 데이비드 길모어는 여러 인터뷰들에서 이제 질렸다, 할 만큼 했다는 태도를 보여줌. 인터뷰어가 재결합에 대한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물어봐도 이젠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데 집중하겠다고 그럼. 


커버 이미지는 17년에 런던 V&A에서 핑크 플로이드 50주년 기념 전시에서 찍은 것임. 

전시장 마지막 섹션에서는 이 영상을 보여주는 홀이 있었음..

'이거 유튜브에서 닳도록 본거잖아?'싶었지만

삼삼오오 모여 앉은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하염없이 영상을 쳐다보다가 나왔음..

영상 찍은 게 있어서 올려볼까 했는데 500MB까지만 업로드가 되는군;
다행히 딸랑 live 8 영상만 들어준 건 아니고, 옛날 사진 등등이랑 해서 The Wall에서 많이 썼던 벽돌 연출 위에 이미지와 영상들이 필름처럼 흘러가는.. 식으로 영상 구성


브런치 커버 이미지와 릭 이야기로 돌아가서,

릭 라이트의 보트 명 Evrika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레카(Eureka) 임.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의 마지막 앨범, 릭과의 잼이 담긴, 그들이 함께 스케치한 미발표곡들을 다듬어 만든 앨범, <The Endless River>에 수록된 곡명이기도 함. 


Pink Floyd - Evrika (a & b) The Endless River

https://www.youtube.com/watch?v=2jNEEQSQWH8



Pink Floyd - Evrika (a) (1993) [VIDEO from The Endless River]

https://www.youtube.com/watch?v=6jh_jdGzFb0


Pink Floyd - The Endless River " Evrika " (B)

https://www.youtube.com/watch?v=d1fu7qE-vKM


눈치 빠른 분들은 아셨겠지만 Evrika는

Division Bell 앨범에 수록된 <Wearing The Inside Out>의 데모 명인 샘.


Wearing The Inside Out

https://youtu.be/i8cV1ua0wYA


David Gilmour & Richard Wright - Wearing the Inside Out (Live from Remember That Night)

https://youtu.be/5N7Asm83Gfs


사실 제일 먼저 들었던 건 

가끔씩은 꺼내 듣던 릭의 솔로 앨범임.

Pink Floyd's Richard Wright Wet Dream Full Album

https://youtu.be/o2bzxFcdQic

커버 사진과 디자인은 당연히(?) hipgnosis에서 담당함

곡들이 다 좋은데 

딱 한 곡만 꼽자면

4. Summer Elegy // 13:02  


좀 더 들어보고 싶으면

1. Mediterranean C // 0:00 

6. Holiday // 22:13 

9. Pink's Song // 35:04  


이런 느낌들의 연주곡이 당긴다면 

8. Drop In From The Top // 31:40 

10. Funky Deux // 38:30


<Wet Dream>이 첫 솔로 앨범(1978)이고

두 번째 솔로 앨범이 <Broken China>(1996)


그중에 제일 좋아하는 곡은 이거임.

Richard Wright - Breakthrough [Lyrics & Sub Español]

https://www.youtube.com/watch?v=T-Zg_znrZtk

근데 앨범 버전은 보컬이 무슨 가이드 녹음해놓은 수준 같아서; 잘 안 듣게 됨.


David Gilmour & Richard Wright - Breakthrough (Live from David Gilmour In Concert)

https://youtu.be/PzTW9Wdl1P8

이 영상을 제일 좋아함. 

사실 이 곡을 이동 중에 계속 들으려고 유튭 프리미엄 구독.. 했었음.


이 라이브는 MeltDown concert 일환으로 진행된 것.

https://www.setlist.fm/setlist/david-gilmour/2002/royal-festival-hall-london-england-bd61526.html

여기서 선보인 Smile이라는 곡은 2006 <On an Island>에 수록됨.

https://en.wikipedia.org/wiki/David_Gilmour_in_Concert


앞의 wearing the inside out 라이브 영상은 

데이비드 길모어의 세 번째 솔로 앨범 <On an Island> (2006)의 투어 영상임.

https://en.wikipedia.org/wiki/On_an_Island

https://en.wikipedia.org/wiki/On_an_Island_Tour

알려진 것처럼, 닉 메이슨, 데이비드 길모어, 리처드 라이트 셋은 종종 교류했고, 로저 워터스는 척지고 솔로 내고 The Wall 투어하고 그러고 지냄. 로저의 The Wall투어에서 Comfortably Numb 할 때 길모어 옹이 기타 쳐준 적이 있긴 한데..  앞서 언급했던 지지고 볶고의 일환임. 


Roger Waters: The Wall - Special Appearance of David Gilmour - Comfortably Numb

https://www.youtube.com/watch?v=BH9NsTg1pgI

연주 좀 절어가지고 무대 뒤에서 티격태격 하진 않았을까..

로저는 여전히 이 포맷으로 투어 돌며 돈을 긁어모으고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투어를 연기했음. 

https://ultimateclassicrock.com/roger-waters-postpone-tour-coronavirus/

베를린 장벽이 붕괴될 때도 The Wall로 공연하고 그랬는데

코로나도 종식되고, 남북문제가 좀 진전이 되면 DMZ에서 로저가 저 성격에 공연을 안 할 이유는 없을 것 같음. 


10년 전 기사.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1008100007

우드스탁의 아티 콘펠드도 그렇고

라이브 에이드를 기획한 밥 갤도프(The Wall 영화에 나오는 Pink역의 그 사람 맞다)도 그렇고 가만히 있진 않을 것 같음. (10년이 되어가는 헛된 기대지만ㅋㅋ)


그런데 솔직히 남북문제도 그렇고 코로나도 그렇고

앞으로 우리가 대규모 페스티벌을 경험할 기회는 없어진 것 같다고 생각함. 

그리고 락이라는 것과 페스티벌 문화의 변화 추이만을 봐도 회의적임.

2008년부터 락 페스티벌을 갔었는데, 라인업의 변화를 살펴보면 음악 지형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것 같음.

새벽에 디제잉과 힙합, 전자음악 타임이 늘다가 EDM 하는 사람들이 헤드라이너로 들어오거나

음악 경연프로에 나오는 가수들이 저녁 타임에 공연하는 것도 일반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음. 

홍대의 밴드 공연을 위한 라이브클럽들도 많이 사라졌고 

힙합이나 전자음악의 사회적 비중이나 공연, 페스티벌이 많아진 걸 보면 이제는 다른 시대가 되었구나 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음. 


코첼라나 글래스톤베리 같은 외국 페스티벌도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라고 보는데 코로나 이후엔, 음악-공연-엔터계가 또 어떻게들 될지 모르겠음. 그래도 하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아직 과거 밴드들의 문화-음악적 유산이 남아있다는 것임. 공연계가 위축될수록 음악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창작활동의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음. 기민한 창작자들은, 분명히 이전의 예술가들이 남겨놓은 완성-미완성의 음악적 유산에 주목하게 될 것임. 예전의 에이즈-팝아트 시대처럼 누군가는 이 시기를 기회삼아 새로운 예술적 시공간의 장을 재창출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하게 기대를 나는 하고 있음. 




Pink Floyd - Comfortably Numb - pulse concert performance 1994

https://youtu.be/vi7cuAjArRs

삼천포로 빠졌는데, 좋아하는 핑크 플로이드 영상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할까 함. 

아직도 종종 틀어놓고 일하는 94년 앨범<The Division Bell>의 투어 공연, Pulse 영상임.


19년도에 인천아트플랫폼에서 공연예술/사운드아트 분야로 레지던시를 했었는데 그때 핑크 플로이드의 공연 실황을 많이 찾아봤었음. 인천의 다양한 데이터를 가지고 곡-공연을 만들어 연말에 선보였어야 했는데, 몇 가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이 투어의 무대장치, 연출을 참고하기도 했었다. 아쉽게도 예산이 부족해서 생각만큼의 실험과 시도를 못하긴 했지만..


이게 26년 전 공연 영상이다. 67년에 1집을 냈던 그들의 26년 전 모습.

내가 처음 영상을 봤을 때가 2008년 3월이니까 공연 실황으로부터 14년이 지난 뒤였고

지금은 내가 영상을 처음 본 후로 12년이 더 흐른 거임. 

나는 이제는 다 죽어가는 락을 이야기하면서, K-저씨처럼 옛날 노래를 꺼내 들으며, 문득문득 감상에 젖어서 뻘글이나 싸지르고 있다. 생각이 많아진다 참. 


모르겠고, 시간은 빨리 흘러가고 인생은 졸라 짧다. 좋은 것들만 보고 듣기에도 모자란 생인데 서로 지지고 볶고 할 겨를 있나. 좋은 음악들 많이 찾아 들으시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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