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2월을 보낸다면 다르게 시도해 볼 것들
이제는 더 이상 몇 시간 만에 뭘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지도 않고 그저 피로해지고 공허해지는 순간이 된 것 같다. 이건 스스로에게도 해당하는 말이고, 특히 무언가를 만들어서 고객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는 관점에서는 특히 후회되고 반성하게 되는 점들이 있었다.
근 몇 달간의 생각, 후회, 깨달음을 정리해 보면..
1. 이전 프로젝트에서의 배움을 다음 프로젝트로 전이시켜야 했다.
학습과 성장이 누적되는 구조를 만들었어야 했다. 특히 프로젝트 단위로도 생각해볼걸 싶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는 데 있어서 매번 새롭게 시작하려고 했던 것이 잘못된 접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은 단순히 코드를 재사용하거나 생산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물론 나도 반복적으로 만들어지는 웹서비스 형태를 위한 템플릿들, AI를 위한 지침과 워크플로우를 만들어 재사용하긴 했으나, 이것은 제작의 관점일 뿐이었다. 제품을 만들어 유저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것으로 수익을 낸다는 측면에서 배움이 있었느냐가 중요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어떤 가설이 검증되었나? 나는 고객을 더 알게 되었나? 그래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인가? 다음에 다르게 해 볼 것은 무엇인가? 와 같은 고민이 제품을 빨리 잘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생각이었다.
2. 제품이 아니라 고객을 개발했어야 했다.
이어지는 내용이다. 그래서 나는 제품 개발보다 고객 개발에 더 에너지를 썼어야 했다. 그리고 고객개발을 계속 더 잘할 수 있는 구조를 AI와 함께 고민했어야 했다.
3. 인간적인 것이 병목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게 병목이었다. 그 부분의 역량을 길러야 했다. 그 진짜 고객을 찾고 만나는 것, 그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 그들의 진짜 문제를 발견해 주는 것, 그 진짜 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병목이었다. 이 인간적인 역량이라는 것은 소프트 스킬, 사회적 자본이 필요한 일이었다. 나라는 인간이 이 부분에서의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같은 것을 만들어도 결과에서 차이가 났다. 이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개선해 나갈 것인가. 이것이 또 하나의 가능성이었다.
4. 인간적인 것이 병목이다.
동어 반복이 아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한계였다. 많은 사람들이 에이전트로 회사의 구조, 직급, 사람을 모델링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은 잘 되어봤자 그저 성과 잘 내는 회사 중 하나일 뿐인 것이다. 한 번 다르게 상상해 보자.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시스템 속의 에이전트가 텔레파시로 모든 생각과 감정을 실시간으로 감각할 수 있는 공통의 의식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외계종족이라거나, 군체의식을 가진 균류 같은 구조라면? 그 시스템은 어떻게 자라나게 될 것 같은가? 나는 내가 가진 상상력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어야 했다.
맺는말 : AI 컨설팅, 워크숍,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이 글도 지난달인 2월 말에 작성되었어야 했습니다. 품고 있던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써내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네요. 글쓰기에 있어서 인지적, 심리적 병목이 있음을 느낍니다.
이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던 것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근 몇 주간은 지인, 클라이언트들과 만나며 AI로 진짜 현실의 문제들을 어떻게 풀지 논의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날것의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하면서 제 생각이 변하기도 하고 개선되기도 하면서 더 선명해짐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사업자를 낸 김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컨설팅, 워크숍, 코칭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AI가 아니어도, AI를 모르더라도 상관없습니다. 현재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겠다는 상황도 환영입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오히려 이 상태가 문제를 함께 살펴보고, 재정의하고, 해결하기 좋은 시작인 것 같습니다. 고민, 궁금한 것들 모두 편하게 메시지 주세요. 답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