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로 새롭게, 아니 1년 전 갑작스레 퇴소를 했었던 과거 전적이 있었다는 등급 만료 1개월을 남겨둔 64세(?) 남자 어르신이 재 입소했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증상이나 이상이 없었던 젊은 축의 연세에 드는 어르신이었다. 첫인상은 이 사람이 정말 이상이 있는 것일까? 의심을 품었는데, 역시 일상이 가능한 평범하면서도 정상적인 분이었다. 어떻게 보면 말이 너무 많아 '오지라퍼'라고도 할 만한 어르신. 그리고 어떤 사정인지 모르나 시설에서 원하는 등급을 받아 머무르다가 몇 달 만에 자진 퇴소를 하셨다는 작년 기록이 있었는데, 또다시 등급 만료를 앞두고 재 입소했다니 왠지 뒤가 단단히 구려도 구린 분처럼 느껴졌다. 어쨌든 요양원 입장에서는 클라이언트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원칙이란다.
들리는 소문엔 정신은 멀쩡하지만 사업 실패로 주소불명가 처리가 된 후 입소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말도 있었고, 이런저런 무성한 예측과 억측이 오갔다. 그렇다고 한 사람의 과거를 소설 쓰듯 쉽게 결론짓는 것은 금물이기도 했다.
"필요한 것 있으면 부를 테니, 신경 쓸 필요 없다."
말씀하시는 그분. 굳이 이곳에 있을 이유를 모를 정도의 상황이셨다. 장성한 아들과 딸, 요양사 선생님으로부터 보호자인 아내분도 젊어 보이신다 들었는데 역시 60대 초반의 회사 사모님 같은 첫 인사였다. 이 정도의 상태라면 사업적인 것 외로 안온한 가정을 이어가실 만도 했을 텐데 어떤 속 깊은 사정이 있었는지...... 하지만 이러한 내부 사정은 알 필요는 없고, 필요한 서비스에 충실해야 하는 게 복지사. 그저 마음 자세를 단단히 조여 업무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렇게 이틀을 보낸 어르신은, 원하는 사항을 말씀해 주시며 자신의 틀 안에서 일상을 만들어 가시려는 의도인지, 하나둘씩 자신의 영역을 확보해 가는 듯했다. 그간 문이 없던 4인 생활실의 화장실 가림막 설치해 드리기. TV 설치해 드리기 등의 일들이 남아 있는 상태였으므로 이 젊은 어르신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나가려 했다. 살살 달래고, 이야기로 풀어가는 과정이 현재 어르신과는 가장 알맞은 관계 형성의 길이라 여겨졌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어르신의 등장, 그것도 하나의 색다른 요양원의 일상이다.
Ps. 이 분은 결국 등급을 또 받고 요양원을 탈출하듯 나가셨으나 이후 하늘의 부름을 받으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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