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_요양원 속으로_13화

인지 저하 등급 맛집의 비결

by 웃는식

어제부로 새롭게, 아니 1년 전 갑작스레 퇴소를 했었던 과거 전적이 있었다는 등급 만료 1개월을 남겨둔 64세(?) 남자 어르신이 재 입소했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증상이나 이상이 없었던 젊은 축의 연세에 드는 어르신이었다. 첫인상은 이 사람이 정말 이상이 있는 것일까? 의심을 품었는데, 역시 일상이 가능한 평범하면서도 정상적인 분이었다. 어떻게 보면 말이 너무 많아 '오지라퍼'라고도 할 만한 어르신. 그리고 어떤 사정인지 모르나 시설에서 원하는 등급을 받아 머무르다가 몇 달 만에 자진 퇴소를 하셨다는 작년 기록이 있었는데, 또다시 등급 만료를 앞두고 재 입소했다니 왠지 뒤가 단단히 구려도 구린 분처럼 느껴졌다. 어쨌든 요양원 입장에서는 클라이언트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원칙이란다.



들리는 소문엔 정신은 멀쩡하지만 사업 실패로 주소불명가 처리가 된 후 입소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말도 있었고, 이런저런 무성한 예측과 억측이 오갔다. 그렇다고 한 사람의 과거를 소설 쓰듯 쉽게 결론짓는 것은 금물이기도 했다.

"필요한 것 있으면 부를 테니, 신경 쓸 필요 없다."


말씀하시는 그분. 굳이 이곳에 있을 이유를 모를 정도의 상황이셨다. 장성한 아들과 딸, 요양사 선생님으로부터 보호자인 아내분도 젊어 보이신다 들었는데 역시 60대 초반의 회사 사모님 같은 첫 인사였다. 이 정도의 상태라면 사업적인 것 외로 안온한 가정을 이어가실 만도 했을 텐데 어떤 속 깊은 사정이 있었는지...... 하지만 이러한 내부 사정은 알 필요는 없고, 필요한 서비스에 충실해야 하는 게 복지사. 그저 마음 자세를 단단히 조여 업무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렇게 이틀을 보낸 어르신은, 원하는 사항을 말씀해 주시며 자신의 틀 안에서 일상을 만들어 가시려는 의도인지, 하나둘씩 자신의 영역을 확보해 가는 듯했다. 그간 문이 없던 4인 생활실의 화장실 가림막 설치해 드리기. TV 설치해 드리기 등의 일들이 남아 있는 상태였으므로 젊은 어르신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나가려 했다. 살살 달래고, 이야기로 풀어가는 과정이 현재 어르신과는 가장 알맞은 관계 형성의 길이라 여겨졌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어르신의 등장, 그것도 하나의 색다른 요양원의 일상이다.


Ps. 이 분은 결국 등급을 또 받고 요양원을 탈출하듯 나가셨으나 이후 하늘의 부름을 받으셨다고 한다.


#등급갱신 #등급판정 #사회복지사 #요양워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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