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속으로 시즌2_20화

세상 참 무섭단다

by 웃는식

어르신 한 분이 조직검사 후 MRSA(4급 감염병) 판정을 받은 일이 발생했다. 바로 보호자께 연락을 드리고 긴급히 1인실로 자리를 옮겨 드린 뒤 마스크, 장갑 착용을 의무화했다. 내성에 의한 전염병이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겐 전염이 되지 않는다니 안심은 된 상태였다.


하지만 결과지를 갖고 보호자께서 여기저기 연락하니 아예 그 어르신을 받을만한 1인실도, 받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전언이었다. 다행히 보호자 지인의 조언으로 긴급히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 큰 병원 응급실로 직행, 기본 치료를 받았으나 입원은 어렵다고 하는 말에 보호자는 한 번 더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다행히 큰 병원에서는 크게 걱정할 병도 아니고, 전염도가 높지 않다며 안심하라는 이야기를 보호자에게 전했다고 한다. 그나마 한숨 놓은 상태로 바뀐 듯 보였다. 그럼에도 4급 전염성 환자를 꺼려하는 요양병원과 병원, 요양원 관계자들에 실망하셨는지 멀찌감치 자리를 피해 담배를 피우셨다. 24시간 동안 고민하고 잠도 자지 못한 듯한 보호자의 푸석푸석한 모습에 얼마나 힘들으셨을지 그저 안타까울 따름 이었다.


우리 입장에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이 병원 이송 외에 없었기에 그저 죄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행스럽게 수소문해 새로운 병실을 확보한 후 요양 병원으로 이송되기로 확정된 상황까지 듣게 되었다. 그저 어르신과 보호자가 건강히 평안히 지내시길 바랄 뿐이었다. 숨 가쁜 하루, 들이 마신 숨보다 내 쉰 숨이 많은 그저 한숨 섞인 하루가 천천히 지나갔다.


#요양원 #환자거부 #응급실 #사회복지 #어르신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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