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속으로 시즌2_19화

중간 관리자, 샌드위치 증후군

by 웃는식

갑작스러운 간호조무사들의 퇴사로 인해 급히 간호조무사 공고를 냈다. 빠르게 입사 후 적응기를 보내던 신입 간호조무사에게 큰 난제가 발생했다.

정확하지 않은 병명이었지만 건강 상태가 위급했던 어르신을 모시고 일차 진료 종료 후 조직 검사까지 끝낸 상황에서 결국엔 좋지 못한 검사 결과로 판명된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로 인해 긴급하게 병실을 잡아 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마침 당일 한 명의 간호조무사는 휴무였고 그로 인해 전체 어르신 담당이었던 나를 비롯해 다른 생활실의 간호조무사가 몸이 두 사람이 된 것처럼 뛰는 날이 되었다.


다행인지 그간 깐깐하게 굴었던 보호자도 현재의 상황을 바로 인식하고 빠른 수습을 위해 어르신을 모시고 인근 도시의 큰 병원 응급실로 옮기는 조치를 하겠다고 전해왔다. 퇴근 시간 즈음 구급차를 불러 타 지역의 종합병원으로 모시게 되어 한숨 놓은 상황이긴 했다. 조직 검사 결과 간염성이 있는 병이라 모두가 긴장한 상태에서 잠시 안절부절못했던 시간이 흘렀다. 전염성 질병으로 인해 병원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던 어르신. 한 편으로 안쓰럽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해 마음은 그리 좋지 못했다. 그저 떠나시기 전에

'꼭 나아서 돌아오시라'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이러한 일이 한 가지였다면 다행인 날이었는데, 마침 토요일부터 허리 통증을 호소하던 어르신에게도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통증 당일 정확한 보고가 안돼 그다음 일요 근무 때 담당 요양사에게 허리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해야 했으나, 상황이 정확히 안 된 것인지 어르신의 허리 통증에 대해 간호조무사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이틀이 지난 월요일 경과를 보고 다음날 병원에 갈지 보호자와 통화 후 최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는데 그 보호자와 상담을 시도하기 전 월요일 보호자들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사건은 커졌다. 부랴부랴 상황을 수습하고 이야기로 마무리가 되는가 했지만 자식의 마음이 어찌 그럴까? 기존엔 '콧물만 나도 연락을 주시던 분들이 일부러 방치한 게 아니냐'라는 오해 섞인 말까지 뱉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시설 기관은 이런 때 할 말이 없어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클라이언트이기 때문에 사과를 하는 것이 대다수였다. 정확한 전달, 인수인계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 상황이기도 했다. 중간관리자 입장에서도 정확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상황, 그저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당사자로서 잘못을 받아들이고 앞으론 더 집중해야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할 뿐이었다.


결국 급히 진료를 위해 병원으로 가시고, 뼈에 실금이 생겼다는(골절) 진단과 일주일가량 차도를 보며 시술 후 완치 여부를 판명해야 한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다고 전달받았다. 신입 간호조무사도 잘 모르는 상황, 그간 전 간호조무사에게도 일정 이상의 세세한 정보나 보호자의 성향을 전해 듣지 못한 나도 반성하는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 중간 관지 라인 인 이상 좀 더 세세하게 업무(간호 업무도)도 파악하고 보호자들과의 관계도 돈독히 하며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법이 필요함을 몸소 실감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 건 지난 일이다. 어제, 그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에 다시 충실해야겠다고 맘을 정리한다. 나의 일이고, 해야 할 업무이자 클라이언트들을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든 문제와 숙제를 마무리하고 공사다망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맛있는 샌드위치처럼 좀 유연한 자리의 나이고 싶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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