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속으로 시즌2_28화

왜 안 내려오셨어요?

by 웃는식

얼마 전, 20년 가까이 시설에서 생활하셨던 어르신이 돌아가셨다. 무연고 어르신에 기초수급자격을 지닌 어르신이었다. 사실 요양원에선 이런 무연고자 어르신들을 위해서 더욱 극진히 모시고 건강 관리에 집중을 한다고 한다. 이유는 살아 계시는 한 정부에서 일정 금액이 지급되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이곳 대표 또한 어르신에 대한 최선의 예우를 할 것을 강조했다. 음식이며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은 받을 수 있게 해 드리라는 지시사항이었다. 그러나 어떤 산해진미도, 뛰어난 의술도 세월의 흐름이란 힘을 이길 수 없었다.

글을 쓰는 필자가 모셨던 어르신이 아니라 자세한 내력은 모르나, 20년 전 숲 속 작은 오두막에서 혼자 거주하시던 것을 누군가 목격해 시청에 민원을 낸 후, 방송에도 보도되었다가 결국 가족을 찾지 못해 지금 요양원 전신이었던 양로원 시절 입소를 했다는 전언이었다. 가끔 뵐 때면 가녀린 몸에 항상 지친 표정. 인상은 좋은 편이셨으나 소통이 되지 않는 어려움을 지닌 여성 어르신이었다. 그렇게 그분이 무연고로 돌아가시고 화장터로 가는 마지막 인사. 각 생활실이란 곳에 전화를 드려 가는 길에 인사라도 할 수 있게 내려오라는 지시를 대신 전달했다.

그런데 결국 나오신 분들은 해당 생활실 간호 파트와 다른 생활실 간호 파트 정도...... 하도 궁금해서 내가 해당 생활실 담당자 한 분에게 "왜 다른 직원분들은 한 분도 안 오셨나요?" 물어보니 약간은 당황스러운 답을 한 것이다.
"이쪽 어르신이 돌아가셨을 때도 A 생활실에서도 안 나오셨는걸요." 그래서 "몇 분은 나오셔야죠?" 하니 아무 말 없이 말을 맺는 것이었다. 한 지붕, 한 시설에서 왠지 서로 각자 따로 사는 동료들, 아니면 아이처럼 "네가 사탕을 안 주니 나도 안 줘!"라는 편협한 생각 때문일까? 이 직장 생활 안에서 바뀌고 바꾸어야 할 것들이 한도 끝도 없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몸이 힘들어서 못 내려올 수는 있다. 물론 모두 같은 마음이라면 좋은데 이처럼 간혹 안타까운 경우가 한둘이 아닌 경우가 비일비재한 요양 시설의 생활이다.


#요양원 #임종 #어르신 #사회복지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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