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초기 당찬 자신감으로 무장했던 시절의 나. 굳은 각오를 통래 요양원에서 일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입사 후 9개월을 채우게 된 시간의 마음이다. 아직 1년이 되려면 석 달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현재 달려온 빠른 속도처럼 달린다면 석 달도 금세 지나리란 생각도 했다.
이제 더 이상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는 업무상의 핑계도, 기존 직원들의 알력이나 비판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라고 여겨질 정도의 자체 판단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간혹 업무가 더딘 흔적이 역력함은 무엇일까? 복지사 간의 업무 협업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그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분석을 해보았다. 쉬지 않고 일하는 일벌레였던 전임 복지사가 개인적 문제로 일을 그만두고 새로 입사한 남자 직원이 나의 파트너가 되었다. 입사 5개월이 지난 직원이자 기존 사회복지 경험도 있는 경력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불편한 말투로 직장 내 분위기를 어둡게 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 대표의 소리 없는 지적도 받은 것이 사실이었다. 처음엔 나 또한 직장 상사이자 후배로써 남자 직원을 챙기려는 노력을 무진했으나 이를 이겨내는 자신의 몫이기에 한계치 이상 다다를 때에는 어쩔 도리가 없음도 깨닫게 되었다. 그 직원이 그간 살아온 습관과 행동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업무 스타일을 바꾸기란 힘든 듯해 보였다. 짐을 덜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어쩌면 나를 비롯해 전 직원들에게 짐을 던져주는 사람으로 전락한 사회복지사 후배의 훗날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경력자인 나로서도 힘듦과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다. 또한 초심이 사라지고 처음의 다짐이나 소신이 주변의 영향에 의해 조금씩 허물어져 감을 파악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올 때도 있었다. 후배 복지사가 전달한 서류를 봐도 검토했다는 말과는 다르게 내용과 오타 등 실수투성이가 한 둘이 아니었다. 물론 내가 대표에게 서류 검토를 넘길 때도 나의 실수는 생겨난다. 그것을 이해하기에 더 좋은 말과 도움으로 상대를 설득하려 하지만 무쇠를 씹어 먹던 사람인지 쉬이 바뀌지 않음에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말았다. 좀 더 높은 꿈을 꾸며 걸어가는 나, 그리고 밑의 직원을 보살펴야 하는 이유 등 산재한 것들이 내 현재의 짐과 무게, 스트레스가 돼가는 시점이 입사 1년을 앞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나 또한 목표했던 바가 좌절되면 될수록 일차적으로 다가오는 감정이 일에 대한 무력감이다. 이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수차례 고민하다가 결론은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할지 또다시 생각한다. 물론 금전적 보상을 받고 일하는 상황이지만 때론 내가 바라는 무언가에 더 마음이 쏠리곤 한다. 현재 일을 하면서도 놓지 않는 글 읽기와 쓰기가 내 버팀목이 되는 시점이 입사 9개월 차의 기간이었던 듯싶다. 또 한 가지는 기존 직장에 비해 많지 않은 보수에 나 스스로를 게으르고 나태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었다. 입사 초기 치매 분야의 전문가가 되자는 다짐은 왠지 이미 물 건너가고, 평가란 기준에 맞춰진 서류 싸움에 노곤함이 멈추지 않는 시간들이 지속되었다. 사회복지 후배의 문제, 반복되는 업무의 일상, 서류에 치이는 것들이 초심의 단단함을 무너트리는 상황이라니. 아마 1년이 되어도 다시 2년, 3년 뒤를 생각하며 걱정하는 내가 되어 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돌아보면 잘 버텼다는 칭찬과 격려도 스스로 해본다.
짧았지만 단단히 시간을 극복했던 시절들, 그 당시엔 미안했지만 내 마음이란 그저 하루가 가길 바라며 부족한 대가를 받아 잠시 머무는 곳으로, 이미 내 관심 밖의 일로 반복에 반복을 경험했던 추억일지 모를 일이다. 물론 어르신을 향한 마음은 한결같았고 진심이었지만 역시 직장이란 동료 간의 관계,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도 직장에 대한 회의라는 무게를 던져주는 것 같다. 물론 요양 시설의 사회복지사뿐만 아니라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내 부조리한 마음은 어딜 가나 같은 마음이 나를 지배하게 하는 때가 많아 보였다. 그래도 아련한 기억, 그들은 모두 다 잘 사는지, 행복한 지도 궁금하다. 사실 9개월 차 나는, 직장에 덜 관심, 알 수 없는 미래에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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