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속으로 시즌3_3화

지난 여름날의 추억, 수박화채

by 웃는식

무더위가 조금씩 이별이란 시원섭섭함을 예상한 듯 늦여름 수박화채 만드는 시간을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일정을 급히 준비하는 바람에, 있는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선임의 지시에 수박과 후르츠를 급히 공수. 레몬청과 요구르트 등을 조합해 각 생활실에 급히 배분했다. 가을을 앞둔 더위, 어르신들과 나누는 수박화채 나눔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칼로 자르고 수저로 파고, 씨는 어디론가 튀어 날아가고. 그래도 즐겁게 손목 스탭을 활용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요리 대부분을 요양사분들이 맡아하시면서 프로그램의 묘미를 흐트러트리지만 어르신들께도 나름의 기회를 드리고, 손 사용이 가능한 분들은 최대한 잔존감 유지를 위해 적극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해 왔다. 반면 프로그램 후 어르신 기저귀 교체 등 라운딩을 돌기 위해 분주한 요양 보호사들의 편의도 무작정 막아 세울 수 없는 노릇이다. 다행이었던 것은 이번 수박화채 만들기 프로그램에는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후르츠 믹스와 수박, 요구르트를 잘 섞어 완성된 맛깔스러운 수박화채를 시식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어르신들이 대부분 기억을 잃으시거나 인지가 저하되신 치매 어르신들이라 가급적이면 과거를 떠올릴 수 있는 자극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그 시절, 그때의 옛날이야기를 전해드리며 ㅇ새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 화채를 드시는 중 내가 어린 시절 원두막 평상에서 맛있게 수박을 먹었던 이야기를 전해드렸다. 그러면서 질문도 덧붙인다. 원두막 평상 계단에 오르다 넘어지신 적이 없는지...... 한여름 수박밭 주변에서 들으셨을 매미 소리 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바로 유튜브를 활용해 시원한 여름 매미 소리를 재생시켜 드렸다. '이곳이 시원한 나무 그늘 무성한 원두막이라 생각하시고 수박화채 드세요~'라고 말씀드리면서. 이런 대화가 제대로 이해될지 모르나 어르신들이 마치 시골에 와 있다는 상상 속에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수박을 드시길 바랄 뿐이었다. 꾸준히 자극을 드리고, 훈훈한 마음의 선물을 전하고 싶은 심정. 직원들 모두가 하나 된 정성과 마음이길 바라는 여름날 수박화채 만들기 프로그램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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