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속으로 시즌3_7화

집사가 모실게요, 스님

by 웃는식

요양원에 입소하신 지 한 달 정도 된 고령의 스님이 계셨다. 현재 근무지인 요양원 법인이 불교 관련 법인이자 이사장도 스님이기에-종교적 강요는 없다-당연한 입소 사례이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스님을 입소자로 모시게 된 것은 내게 다소 생소한 사건이었다.

여기까지는 뭐라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어딜 가든 어느 곳이든 간에 VVIP급의 극진한 대우가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실시간으로 스님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확인한 후 제공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요양실 콜 벨이 울리자마자 달려가야 하는 요양 보호사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힘겹게 보였다. 타 어르신들을 라운딩 하고 있을 때도 스님이 거처하는 요양실의 콜 벨이 울리면 긴급히 달려가야 하는 것은 요양 보호사들의 불만사항이었다. 이것이 발단이 된 것인지 생활실에서 한 달 동안 요양 보호사들과 스님 또한 서로 간의 눈치를 보며 각자 나름의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었다. 서로 입장은 물론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렇게 눈치 아닌 눈치 싸움과 요양 시설 직원들과 경계를 두던 사이 스님께서 어쩐 일인지, 혹은 현재 생활하고 있는 생활실에 불만이 있었던 것인지 방을 바꿔달라는 눈치셨다.

현재의 생활실이 불편했는지 내가 담당하고 있는 생활동으로 방을 옮기는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담당 실장, 부원장을 비롯한 직원은 당황스러워했으나 이사장의 요청도 있었기에 다음날 바로 내가 담당하고 있던 생활실 1층을 둘러보던 중 여의치 않았는지 2층에 위치한 특별실을 끝으로 보여드리니 "여기 좋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실은 이 특별실은 임종 전 위독한 어르신을 모시는 방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님의 말은 전망이 좋다는 것인지. 그저 혼자 거주하시기에 크기가 안성맞춤이고 조용해서 좋다는 의미인지 정확히 그분의 의중까지는 알 수 없었다.



이제 고생인 것은 당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던 2층 담당 요양 보호사 선생님들의 참담한 얼굴 표정이었다. '올 것이 온 것이다.'라는 모습으로 기억되는 당시의 상황이다. 결국 특별실의 콜 벨은 수시로 울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VVIP급이라고 스님을 전담으로 할 신규 요양사를 투입한다는 말에 다른 요양 보호사 선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담당 복지사인 나 또한 어차피 해야 할 일이면 일찍 닥치는 것이 좋다고, 힘겨워하는 스님께 "앞으로 잘 모시겠다"라고 인사를 드렸다. 일의 많고 적음, 어려움과 힘겨움을 떠나 맡아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요양원 일상. 교회의 집사이지만 스님 어르신 모시듯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요양사 선생님들께도 격려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저 앞으로가 더욱 궁금해지는 일상이다.



'스님, 잘 모실게요. 저는 ** 교회의 안수 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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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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