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속으로 시즌3_8화

반복과 실수의 미학이랄까?

by 웃는식

아침 일찍 출근해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겸해 라운딩을 돌게 되면 눈가에 가득 눈곱이 끼어 있는 어르신들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세수를 잘해드린 것이 맞느냐고 거듭 요양사 선생님들에게 물으면, 씻어 드렸는데 눈곱이 금방 다시 낀 것이라고 둘러댄다. 과연 그렇게 급작스레 눈곱이 또 끼는 것일까?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경우가 한둘이 아니었다. 아니면 세수를 해드렸으나 눈곱을 잘 못 닦아낸 것인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까이 어르신의 얼굴 앞까지 다가가 눈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면 상당 시간 방치해 둔 것처럼 눈곱이 딱딱하게 뭉쳐 있던 것도 지속적으로확인했다. 간신히 물티슈로 어르신의 눈 주위를 닦아 드리면 그것만으로도 눈가의 청결함이 느껴진다. 다만 세게 힘을 주어 어르신들의 눈을 닦아서인지 눈가 주변이 빨갛게 달아오를 때면 죄송한 마음이 들어 마음이 아파진다. 집에서는 가장 큰 어른이시고, 손자, 손녀의 존경과 존중을 받으며 살아오셨을 테니 말이다.



어느 날은 아침 일찍 라운딩을 마친 대표가 내게 이야기를 전해주다. 어제 새로 특별실로 자리를 옮긴 어르신이 "이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라고 하소연한다. 콜 벨을 눌러도 오지 않는 요양 보호사.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두루마리 휴지를 목격한 시설 대표 또한 요양사 선생님들에게 실망한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눈곱뿐 아니라 와상 어르신이 드신 죽의 잔여물이 바닥에 흘려졌음에도 휴지로 바로 닦거나 청소하는 것을 잊은 것인지 그다음 날까지 방치해 두는 모습을 볼 때도 가끔 있다. 그저 한숨이 나와 또 어떤 변명으로 대신할 듯해 물어보지도 않고, 대신 물티슈를 찾아 주변 혹은 어르신의 입가에 묻은 음식 흔적 등을 닦아 드렸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이 대다수이지만 이러한 작은 티 하나가 시간이 지나면 더 크게 자라 그 이전의 정성과 사랑마저도 변명과 불신으로 묻혀버릴 수 있게 할지도 모를 일이다.



시설의 모든 직원들은 금전적 보상을 둘 째 치고 세상의 빛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이러한 시설에 근무하고자 할 것이다. 물론 살아가는데 금전적 보장의 중요성도 필요하다는 것은 인지하지만 자신이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기본에 충실하길 바라는 맘도 사회복지사로서 지녀야 할 책임이라 느낀다. 하나의 잘못이 다수를 힘들게 하거나 색안경을 낀 채 우리, 혹은 이들을 바라보지 않게 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 10년 이상 된 요양사들이 대다수인 이곳 시설, 필요한 것은 매너리즘에 빠져 잘못된 습관이 당연한 듯 반복하게 놔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을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면 마무리하는 그때까지 보듬어 드릴 수 있을지의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의 몫, 요양 보호사, 사회복지사의 목적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반복되는 실수가 일상이 아닌, 반복을 수정해 가는 노력이 일터의 가치가 되는 날들을 기대해 본다.


#사회복지사 #요양원 #시설 #어르신

목, 일 연재
이전 07화요양원 속으로 시즌3_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