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속으로 시즌3_10화

VIP

by 웃는식

최근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내일 돌아가실지도 모를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다. 운영자 차원에서는 어르신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고 아쉬운 상황이지만 보호자의 요청에 의해 연명 치료란 것을 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여기엔 두 가지 이유이다. 하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실 수 있게 존엄성을 지켜 주자는 것. 다른 하나는 아무리 돈을 써도 치료되기 힘드시니까 어떤 조치보다 조용히 가시기를 바라는 눈치. 이런 경우에 놓이면 직원 입장을 떠나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반면 금전적 여유가 되는 가족들은 식욕 촉진제, 영양제 혹은 각종 영양 수액을 제공해 주길 바라며 가장 편안하게 요양 생활을 해나가시길 바라는 분도 계셨다. 안타깝지만 결론은, 요양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씁쓸한 쪽으로 흘러갔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현재의 근무지가

종교 관련 법인이기 때문에 대표 이사도 종교인이 맡고 계셨다. 자주 요양원에 오시지 않았으나 같은 종교계의 고령자인 노승이 이곳에 오신 후 자주 오실 수밖에-계속 찾으시기도 하고-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한 적극적 간호를 위해 요양 보호사 선생님 한 명도 전담해서 간병할 수 있게 배치했다. 수시로 콜벨이 울리면 달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만 것이다. 나 또한 올라가서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아주 작은 목소리에 가까이 귀를 대, 경청하며 어르신의 요구 사항에 집중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예, 스님'이라고 하며.

최근에는 종교인으로서 자연스러운 죽음을 원하신다는 말씀을 하시며, 곡기를 끊으시려 하고, 코에 영양분을 공급했던 관을 빼고 미음 몇 수저로 연명하길 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인지라-고승은 아니신가-코에 관을 다시 끼우길 원해 비위관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시작하니 육체적, 정신적 안정감을 조금이나마 찾으신 듯 보였다. 모든 어르신들께 이처럼 적극적인 케어가 가능하면 좋겠지만 요양 보호사 비율에 따른 한계가 늘 있기 마련이다. 시설 측의 입장이야, 요양 보호사의 수가 많거나 적은 것보다 어떻게 잘 케어하느냐의 질이 당연히 중요하다는 입장일 수 있다.


시설의 지인인 스님을 대하는 것처럼 일반 어르신들 또한 최선을 다하는 마음, 조금은 더 힘들고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지만 요양 보호사를 비롯한 사회 복지사들의 몫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책임일 수밖에 없다.

어르신과 요양보호사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사회복지사로서 중간 관리자의 입장은 때론 모두가 VIP 같다는 생각을 해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이 많이 생긴다. 그럼에도 어차피 함께 하는 동안은 함께 존중하고, 격려하며 서로를 VIP로 여기는 시간이 더 단단해지길 바랄 뿐이다.


#VIP #스님 #요양원 속으로 #사회복지사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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