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 정말 어렵다.
결국 어젯밤 곡기를 끊은 스님께서 열반(돌아가심을 의미) 하셨다. 마트에 함께 물건을 사러 나가던 찰나, 함께 간 30대 중반의 복지사는 그건 '자살'이 아니냐고 되물어서 어이가 없기도 하고 약간 할 말이 없어지기도 해 침묵했다, 몸이 성하지 않으니 음식을 삼킬 수도 없었을 테고, 얼마 전 간호사의 이야기를 통해 들은 바로는 '종교인에겐 생과 사를 의학인으로서도 판단 내리기 힘들다'라는 어느 병원 의료인의 이야기를 미리 듣고 판단할 수 있어서인지 몰라도 스님의 임종이 그저 자연스러우며, 스스로 고통을 감추고 세상을 떠나신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기독교를 믿는 입장이라면 이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자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아침부터 출근해 문상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은 직접 장례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마침 영양사가 상차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왔고, 제기상을 몇 가지 챙겨 두었다. 이때 제사에 필요한 제기 닦는 것을 자세히 몰라 강당의 제기상을 비치해 둔 채 각 방 어르신 아침 라운딩을 돌기 시작했다. 마침 그날은 더 바쁜 것이 미용 봉사가 있는 날이기도 했다. 서둘러서 오시는 미용실 원장님을 안내하고 다시 강당으로 자리 이동, 과일 등이 잘 챙겨졌는지 영양사에게 확인하던 찰나였다. 모든 준비는 되었을 테니 이제 장례상 준비만 도우면 되겠다 여겼는데, 아직 다른 복지사는 강당에 도착하지 않았는지 돌아가신 스님 지인들과 영양사가 과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별 탈이 없어 보이긴 했으나 그다음 일이 터졌다. 수가 틀리면 늘 퉁명스럽게 이야기하시던 영양사 말하기를(曰) '이런 건 복지사가 준비해야 하는데, 여러 번 이야기해도 물티슈는 늘 안 챙기시고, 그래서 급해서 복지사한테 가져오라 했어요.' 이때 내 마음에도 빨간 불이 확 타오르기 일보 직전, 나라는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상황에 직면했으나, 계속 옆에 있다가는 함께 기분이 나빠질 것 같기도 하고, 고인이 계신 곳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아, ' 준비가 되면 저희가 알아서 한다.'라고 영양사의 말을 자른 후, 사무실로 화를 누그려뜨린 채 크게 숨호흡하며 달려갔다. 아무리 '네 일 내 일'이라 따지는 경우가 많아도 돕고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으나, 간혹 상대의 화를 돋우는 이런 상황에 치달을 때면 늘 먼저 입사한 텃새인지 영양사의 안하무인이 내 마음속으로 훅 들어와 기분을 한참 나쁘게 했다.
그렇게 그냥 상황을 쉬쉬하고 또 넘기면 동료인 남자 복지사는 또 그냥 '네, 알겠습니다.'라고만 말하고 마무리할까 봐 상황에 대해 담당 실장에게 이야기하고 부대표에게까지도 자초지종을 전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부대표는 그 이후 상황에 대해 '이해한다'라며, 사실 그 순간에 그저 '힘내라'라는 이야길 해준 게 전부였다. 그리고 그 이후 누군가에게 그 이야길 들었는지 장시간 부원장과 면담, 자신의 입장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간혹 친절한 척, 생색내기에 급급한 사탕발림의 말들에 구역질이 나는 때도 있었고, 좋지 못한 관계로 인해 몸과 마음이 소진될 때도 있다. 결국 조금씩 배려하고 양보하며 하나가 되는 목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데 '네 일 내 일' 따지는 게 참으로 직장 생활을 힘들게 하는 원인처럼 이러한 불쾌한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란 책 제목처럼 자신의 부정적 말투나, 상대를 폄하하는 말들은 하루 바삐 없애버리거나 지워버리는 연습이 필요함도 느낀다, 나부터 깨닫고 조금씩 변하면 될까?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하루이다. 내겐 든든히 날 인정해 주고 지켜주는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그나마 조금은 어려운 사람들과 버티며 견디며 요양원 속으로 달려가고 하나 되어가고 있다.
PS. 이후 영양사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모르나 퇴사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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