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요양원 속으로

요양원 내 직원, 혹은 개개인의 입장차(시스템)

by 웃는식

어떤 직장에서건 각자의 입장이 갈리면

한쪽은 당연히 힘의 균형을 위해 물러서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한쪽은 결국 서서히 균열이 생겨 천천히 붕괴하게 된다. 개인을 뛰어넘어 서비스 경쟁이 심해지는 '요양원'이란 복지 시설 또한 서로 간의 경쟁이 끝없으며 새로운 시설이 계속 생겨난다. 결국, 고객의 서비 만족이란 혈안으로 업체 간 경쟁은 심회 된다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 필자가 근무했던 노인요양 시설이었다. 200여 침상 가까이 많았던 노인분들이 현재 시점에선 그 절반의 인원밖에 남아있지 않는다. -현재는 그것마저 반토막-장기간 이곳 시설을 운영해 왔던 오너의 입장에선 발등에 불같은 심정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로 한 명의 클라이언트라도 지키고 놓치지 않기 위해 어르신을 시설에 맡기는 보호자들 요구에 전적으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

이곳 시설에서 복지사로 시작했던 담당 팀장 또한 보호자의 간곡한 요청으로 시 경계를 벗어난 곳에 있는 새 클라이언트 자택까지 리프트카를 직접 보내는 것에 오케이 사인을 했다. 사정은 확실했다.

1급 와상-몸 자체가 움직일 수 없다- 어르신이며, 앰뷸런스가 좋긴 하지만 보호자의 경제적 여건 등의 문제로 요양병원에서 요양원까지 직접 모시고 가기를 원했던 것 같았다.

간호사의 입장에선 전문 차량 기사도 없이 어르신을 모시러 가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사회복무요원이 따라가기는 하겠지만 전문적인 요양 시설의 업무자가 아니기도 했기에 그런 염려를 한 것 같다. 차라리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사설 구급차가 전문적인 면에서 더 손색이 없고, 안전하게 시설까지 어르신을 모실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의견을 윗 담당자는 허락하지 않고, 간호사가 직접 요양병원에 가서 퇴원 관련 서류 등도 체크할 겸 같이 가는 것을 권고했다. 결국 운전에 대한 두려움도 있던 간호사에게 운전 가능한 '시설 기능 관리 담당자'를 대동해 가라고 지시하자 그나마 수긍하는 눈치였다.

간호사는 이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운다. 현재 시설에서 할 일들이 산재해 있어 병원에 같이 가면 반나절을 버려야 한다는 넋두리를 풀어놓는다. 대신 업무 협조를 해줄 운전자인 시설 담당자와 복무요원만을 병원으로 보내려는 의도를 내보였다. 처음에는 규칙을 내세우더니 이후엔 개인의 상황으로 모면하려는 것이다. 사회복지사인 내 입장에선 그저 씁쓸함만이 남는 상황이었다. 차라리 내가 직접 차량을 운전해 업무 절차를 실행해야 하는가? 하지만 나 또한 상사의 지시 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처리할 만한 힘이 없었다. 기왕이면 차량 기사를 대동해 인수받는 시설의 간호사가 가서 클라이언트에게 요양시설 입소의 기초 안내를 해드리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시설까지 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긴 했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손 쓸 힘이 없었다.

부탁을 안 해도 뛰는 사람도 있는 반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타 기관의 업무 시스템과 비교를 하는 것은 현재의 시스템을 용납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노인요양시설의 원칙은 어디든 똑같아야 한다. 적정선에서 어르신들을 모실 최상의 서비스가 자리 잡혀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게 모든 근본 원인이자 문제를 치유하지 않을까?

어르신 걱정도 태산인데 , 직원들 간의 조화 문제마저 불거져 나오면 그건 허울뿐인 사랑과 정성이란 눈높이의 이름이 될 것처럼 느껴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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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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