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_요양원 속으로

드라마 단골 촬영지 간 된 요양원

by 웃는식

필자의 근무지인 노인 요양시설에서 일하다 보면 다양한 드라마 촬영을 종종 경험할 수 있었다.

주로 휴일 때 많은 촬영 스케줄이 잡혀 있었으나, 마침 운 좋게 근무날 KBS드라마 '왜 그래 풍삼 씨'란 드라마 촬영이 겹친 날이 있었다. 해당 촬영팀들은 새벽 6시 30분부터 와서 세팅을 했다고 하고, 배우들은 스탠바이 전에 모두 도착해 준비하고 있다는 인수인계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사무실 앞 면회실에서 한 창 씬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런 날은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내가 마치 이곳은 손님인 것처럼 행동할 경우가 있어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짧은 경험이었지만, 젊은 시절 공부했던 영상과 영화 관련 분야라 마음 한 편은 한숨이 먼저 새어 나오기도 했다. 간혹 이러한 촬영이 있을 때면 몸으론 피하면서도 마음으로 늘 곁에선 지켜보게 된다. 열연을 펼치는 중견 배우들 오지호 씨, 이시영 씨, 유준상 씨, 신동미 씨 등 대부분 본 드라마의 주인공급들이 요양원을 찾은 모습에, 이 영하 10도가 넘는 날씨에도 배우, 스탭 모두 열심히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소리 없는 갈채를 보내게 된다.

눈이 내린 추운 날, 한 씬의 촬영이 끝나자 일사불란하게 다음 씬 장소로 이동하는 스태프들, 추운 겨울 그들의 노력으로 인기 드라마의 척도인 14.8%의 시청률 드라마가 완성되었다는 전언. 여기가 촬영 명소인지 어르신들을 보호하는 요양원인지 조금 헷갈리기도 했지만 마음은 오직 하나였다. 이들 스탭과 배우들처럼 우리 직원들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더 많은 어르신들이 요양원을 가득 메우는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마음도 더욱 간절해진다.


완성되는 작품이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매직처럼 요양원의 근무자들도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그 일이 최상이란 다짐으로 일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사회복지사, 요양 보호사, 간호사들도 어르신이 우선이라는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라는 마음, 지금 나의 일이 아닌 촬영 현장이었으나 일터인 요양원에서 벌어지는 색다른 일상에 마음을 부여잡아본다.


Ps. 근무하는 동안 김혜자 선생님의 '눈이 부시게', '레버리지 사기 조작단'의 이동건 고인이 돠 김새론 배우 등 많은 작품과 배우들을 만나는 행운을 맛보았다. 마치 내가 못 다한 꿈의 대리자들을 응원하는 것처럼.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