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_요양원 속으로

요양원 복지사도 소진은 있다.

by 웃는식

만사가 귀찮을 때도 있었다. 지난 월요일이 그런 날이었다. 갑작스러운 동료의 퇴직으로 새로운 직원을 뽑았지만 어쩔 수 없는 공백은 결국 남은 직원의 몫이 되고 만다.

모든 것들이 내 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에 스스로 지쳐가기 마련일 것이다. 내가 이 일마더 도맡아 해야 하는 일인가? 힘없이 스스로에게 자문하며 의기소침해졌던 적도 있었다.

조금씩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해 가고 이젠 좀 더 응용가능한 업무로의 전환을 꿈꾸는 중에 밀려오는 업무 공백은 어느 직장의 누구에게나 짜증 섞인 짐으로 밀려온다. 그걸 극복하는 분은 정말 성인의 반열?

아니면 생각을 내려놓고 일에 전념하는 사람. 이런 고민은 어느 회사, 사회에 있는 법이며 많은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요양원도 예외가 아니다. 봉사 정신, 헌신 이런 말은 구시대의 유물이다.라고 생각한다.


어김없이 이런 날은 어르신 상태에 따라 바꿀 업무 상황이 퇴근 막바지에 짐처럼 밀려온다. 재활, 복지, 간호라는 요양 시설의 '삼위일체'가 어우러져야 완벽한 시스템 합이 이뤄지는데 이제 갓 일 개월 차 초보 간호조무사, 묵묵히 일은 잘하지만 필요한 의사소통 외엔 대화가 적은 재활 치료사. 물론 각자 성실하고 큰 도움이 되긴 했다. 하지만 어르신 케어라는 시스템은 어르신의 상태가 변함에 따라 이것을 다루는 일지나 계획도 꾸준히 변화해야 하고 수정해야 함이 예삿일이 아니었다. 고로 야근은 당연한 수순!


어찌 보면 일이란 익숙해짐에도 새로운 문제, 장벽처럼 높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냥 어르신을 잘 이해하고 놀아드리며, 생각해 드리는 이상의 '서류'라는 압박적 증거물. 그것이 명확하지 않다면 아무리 잘하는 케어였어도 그 자취나 흔적이 남지 않는다. 그만큼 기록, 행정적 기승전결의 서비스 문법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특히 이런 어르신들을 보호하고 보살피는 일의 능숙함과 서툼의 차이 자체 안에 숨겨 있는 아이러니가 아닐까?


하지만 기왕 맡은 일! 가끔 일이 싫어지고 힘들 때, 그냥 하기 싫은 때, 크게 심호흡 한 번! 혹은 크게 샤우팅 창법 구사 한 번 정도는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럼 조금이나마 일에 대한 중압감이 나아지려는지, 아니면 그 이상의 복합적인 문제가 스스로를 압박하고, 자괴감 가득하게 만들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냥 일 하기 싫은 날, 더 이상 할 말조차 줄이고 쉬고 싶은 날. 업무의 압박이 가중되는 지금 일지 모르겠다. 누구나 겪는 고민, 소진, 좋은 일 하는 이에게도 생기는 일상의 업무 중압감이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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