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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 Oct 01. 2021

으엥 올가을 전어무침 못 먹는 거야?

임신 3주6일, 별안간 엄마가 되었다

두줄이다. 동공 확장에 잠시 모든 움직임을 잃었다.


어쩐지 가슴이 평소보다 너무 딱딱했고

어쩐지 회 킬러에 맥주 킬러인 내가

마트에서 과일을 먼저 찾고 탄산수를 먹었다.


생리 예정일 하루 지난날 출근길에

'약국에 들러서 회사 화장실에서 검사해보지 뭐'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한 검사였는데 너무나 단호박으로

딱 두줄이 뜬 것이다.


당황할수록 오히려 움직임이 빨라지는 성격인 나는

팀장님한테 테스터기를 슬쩍 보여주며 산부인과에 다녀온다고 했다.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오는 날씨에 버스를 타고 가서

자주 다니던 산부인과에서 피검사를 했다.

3주 6일, 얼추 4주란다.


계획할 만큼 간절한 건 아니었지만

결혼 4년 차, 이젠 좀 생길 법 한데?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때 맞춰 아이가 찾아온 것이다.

언제지 돌이켜보니 여름휴가로 모든 일들을 미뤄두고 강아지까지 시누이에게 맡기고 제주로 갔을 적이다.

 

갈색 혈이 조금 보였다고 하니 그게 전혀 좋은 게 아니라며

의사 선생님은 될 수 있을 만큼 계속 누워있으라 한다.

직장인이 그게 쉬운 게 아닌데...라고 답할 만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어 그게 가능해졌다.


재택근무로 전환한다 말씀드리고 퇴근을 하며

차근차근 되뇌어보니 철없는 생각들만 떠오른다.

그럼 가을 전어무침은? 내 생맥주는? 겨울 방어회는!


그게 걱정할 거리가 아닐 텐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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