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엉 Feb 15. 2022

조금 더러울 수 있음 주의

임신 증상. 내 안에 가스 있다...

원래부터 변비가 있었던 몸이다.

효과 좋은 푸룬주스와 유산균을 넘나들던 내가 임신을 하고

그냥 인간 가스통이 되었다.


오히려 임신 후에 변비는 좀 사라진 듯했다.

하루에 1번은 화장실을 꼭꼭 가게 되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가스다.

방귀쟁이 뿡뿡이가 이런 거구나 싶게 시도 때도 없이 가스가 몸속에 가득 차 나오려고 안달이다.


가스가 나오면 그나마 다행이다.

가끔은 몸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배 안을 맴돌아 말도 안 되는 고통을 선사해준다. 누워 있어도 앉아 있어도 아프고, 그 아픔을 꾹 눌러 조금 걸어 다녀야 차라 낫는다.


이런 와중에 가스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두 가지 쌓여

더럽지만 두 가지를 풀어 본다...


우리 집엔 중문이 있다. 강아지와 산책할 때에는 하네스를 싫어하는 강아지가 도망가지 않도록 중문을 닫고 하네스를 채운다. 와중에 가스가 또 나올 기미가 보여 잘됐다 싶어 2-3회 방출을 하고 산책을 나갔다. 그리고 다녀와서 하네스를 풀고 발을 닦는 동안 또 2회 정도 방출을 했다. (그동안 중문 공간에선 공기가 순환될 일이 없었다)

개운하게 산책을 마치고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데 하필 짝꿍이 재활용 정리를 한다고 중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다.

(우리 집 재활용 쓰레기통은 중문 공간 팬트리에 있다)

움찔했지만 모르는 척하는 중이었는데 짝꿍이 진심으로 당황하며 "아니 여기 똥 냄새가 나는데? 뭐 밟은 거 아니야? 산책하다 신발에 묻었나? 심각해!"라는 것이다. 무시하면 조용해지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했는지 계속 신발을 들춰보며 되풀이하길래 이실직고하고는 박장대소하는 짝꿍을 머쓱하게 바라보았다.


두 번째.. 어제 아침 일이다.

일요일이라 짝꿍은 조금 늦잠을 자게 두고 나는 방문을 닫고 나와 아침부터 밀린 빨래를 돌리러 세탁실로 갔다. 그런데 가는 길에 또 소식이 들려오는 것이다.

거리가 좀 멀어졌으니 괜찮겠지 싶어서 힘껏 방출했는데 소리가 좀 컸나 보다. 짝꿍이 방에서 "뭐라고???" 하고 대답했다. 놀리는 줄 알았는데 정말로 방에선 "또!!!"라고 들렸다고 한다. 참내...


이런 에피소드가 이렇게 쌓일 일인가 싶지만,

좀 더럽긴 하지만 그래도 더럽게 받아들이지 않는 짝꿍 덕분에 함께 웃고 지나가는 요즘이다.


그래도 내 안에서.. 좀 나가주겠어 가스들아..?

작가의 이전글 22주 차에 병원을 옮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