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생각하는 척하는 사람

by 작가의숲

늦은 밤

큰오빠는 컵라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리는 동안

졸음에 겨운지

턱을 괴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오빠, 자는 거 아냐?

생각하는 척하는 사람처럼 있지만..."


그래도 말이 없었다


"생각하는 척하지 말라니까...

자는 거면서"


그랬더니


"라면이 익었나 안 익었나를

생각하는 중이지"


그렇게 한참이나 지나

컵라면 뚜껑을 열더니

끝내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맛있게 다 드셨다


오랫동안

간절하게 라면만을

생각했던 사람처럼


먹는 데 진심이어서 좋다

건강해질 수 있으니까

큰오빠지브리풍(35x3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