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토끼대회에 참석하느라
죽는 줄 알았다"
큰오빠가 느닷없이 그렇게 말했다
"오빠, 토끼대회가 뭐야?"
"토끼 아닌 사람들이
토끼처럼 뛰는 대회가 토끼대회지"
도대체 뭔 얘기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말이었다
올봄 큰오빠에게 닥친 섬망증상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런데
큰오빠는 원래 철학적인 사람이었다
원래 은유와 비유에 탁월하고
깊이와 넓이가 남달랐다
그래서 섬망인지
본디의 오빠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참석자가 누구야?"
그렇게 물었더니
지인들의 이름을 몇 명 읊조렸다
"그러면 오빠가 당연히 1등인데
끝까지 달려야지
들어보니 다들 거북이 같은 이름인데..."
"혼자니까
달리든 안 달리든 1등이지"
오빠는
동화 속의 토끼와 달리
쉬지 않고 열심히,
해가 뜨기 전부터
혼자 껑충껑충 달렸던 모양이다
그래, 그것도 나쁘지 않다
참가자가 한 명뿐인 토끼대회일지라도
두 발로 걷고 뛰어다닐 수 있다면